[잡설클루니] 떠나간 고인물들을 그리워하며
좌지클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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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9.28
안녕하십니까. 팍팍한 한국의 현실을 마주하며, 예전처럼 '다음 달 방벳'을 쉽게 계획하지 못하는 제 자신을 발견하는, 조금은 센치한 주말 아침입니다. '잡설클루니'입니다.
요즘 경기가 참 어렵습니다. 저 역시 이제는 사업차 베트남을 오가는 입장이라, 어떻게든 경비를 아끼는 게 지상 최대의 과제가 되었네요. 예전처럼 마음만 먹으면 훌쩍 떠날 수 있었던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합니다.
방금 '분당백선생' 선배님의 글을 읽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이버 카페 시절부터 눈에 익었던 그 닉네임들이, 왜 요즘은 잘 보이지 않을까?" 장교분들 외에도, 주옥같은 글로 우리 베린이들의 길을 밝혀주시던 수많은 선배님들이 계셨는데 말입니다. 그분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커뮤니티란 무엇인가'에 대해서요.
예전에 활발히 활동하시던 분들이 떠나간 이유가, 어쩌면 우리 커뮤니티의 가장 중요한 '소통'의 문제 때문은 아닐까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해봅니다.
제가 보기에, 우리 '여꿈'에는 크게 두 부류의 사람들이 공존합니다.
1. 유흥파: 오직 붐붐과 가성비, 새로운 유흥 정보를 찾아 헤매는 분들. 그들에게 여꿈은 최고의 정보창고죠.
2. 환자파: 어쩌다 꽁의 눈빛에 발목 잡혀, 지독한 '상사병'을 앓는 '로진'들. 그들에게 여꿈은 유일하게 자신의 찌질함을 고백하고, "형님, 저도 그랬습니다"라는 위로 한마디를 들을 수 있는 '성당' 같은 곳입니다.
훌륭한 정보 글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커뮤니티의 진짜 생명력은, 정보의 양이 아니라 '소통의 온도'에서 나온다고 저는 믿습니다. 좋은 글 하나에는, 그 사람의 피 같은 돈과 시간, 그리고 뼈아픈 내상의 경험이 녹아있습니다.
그 글 아래에 달리는 "형님, 잘 읽었습니다"라는 댓글 하나, "저도 공감합니다"라는 위로 한마디가, 글쓴이에게는 최고의 팁이자, 다시 키보드를 잡게 하는 유일한 원동력입니다.
정보만 쏙 빼먹고 사라지는 '눈팅족'이 아니라, 서로의 글에 온기를 더해주고, 때로는 시덥잖은 잡담이라도 나누며 서로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그런 '전우'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떠나갔던 선배님들도 다시 돌아오시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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