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에서 나를 기다리는 ㄲ(13)-다시 만날 수 있을까?
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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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9.22
호치민에서 나를 기다리는 ㄲ(12)-호치민 마지막날의 약속 파기
( https://xn--cw0bw33b.com/bbs/board.php?bo_table=free&wr_id=690751 )
에서 계속됩니다.
본의는 아니었지만 지난 4월에 처음 만난 후
다음날 제가 바람을 맞힌 셈이 되었습니다.
그나마 제가 일찍 메시지로 연락한 것은
그녀가 확인했으므로 약간의 변명의 여지가 있지만
자존심 강한 베트남 여성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거의 매일 메시지를 주고 받았고
수개월 지나면서 주당 3회 정도로 줄었지만
메시지 내용의 분위기는 더 좋게 느껴졌고,
드디어 호치민에서 처음 만나
분위기 좋게 하루저녁을 보냈는데
관계가 어떻게 지속될지
뭔가 결정이 필요한 갈림길에 선 듯했습니다.
"이번에 호치민에서 만나서 좋았다.
나는 여전히 당신을 친구로 생각한다.
우리가 멀리 떨어져서 어떤 친구관계를
계속할 수 있을지는 더 고민해 봐야겠지만
내가 갑자기 약속을 파기했고
당신이 큰 충격을 받았을 테니
당신이 원하는 바를 이야기하면 최대한 들어주겠다."
그녀와의 메시지 교환은 전과 같이
시간을 정해 놓고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일반적으로 카톡을 주고받듯이
누군가 메시지를 보내면
다른 사람이 확인한 후에 메시지를 보내고
온라인상에 있어서 수초만에 답장을 보내면
그 때부터 한동안 계속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한 명이 이제 그만하자고 하면 끝나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용의 진지함이 조금씩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7월말경, 한국이 점점 더워지고 있고
9년 전 호치민에 갔을 때는
8월이 너무 더워서
호치민의 더위에 크게 혼났는데
이제는 한국 더위가 호치민과 비슷해져 간다는
이야기를 한 직후 그녀로부터 온 메시지는
제가 다시 가게 되면 연락을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9월에 호치민에 간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
첫 문장을 써서 보냈는데
위 사진처럼 "전송할 수 없습니다""
라는 표시가 나왔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친구를 삭제한 표시는 안 보이고
친구 숫자도 약 100명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만
새 글은 3개월 이상 올라오지 않고 있습니다.
처음에 사기꾼인지 알기 위해 하나하나 뒤져본
글과 사진과 영상은 그대로 남아 있어서
의심이 많았던 시절의 기억이
되살아나곤 합니다.
이제 며칠 후면 호치민으로 가는데
지난 방문에서 만난 후배는 다시 만날 예정이지만
꿈같은 밤을 한 번 경험하게 해 준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에필로그>
그녀와 좋은 관계를 지속했다 하더라도
기회가 있을 때 한 번씩 만나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 이상의
발전은 없었을 것입니다.
학창 시절 친구들을 다시 만나면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났더라도
함께 웃으며 떠들 수 있듯이
이 ㄲ과도 그 정도의 사이가
최선의 결과로 남았을 겁니다.
그녀와 같은 이름을 여러 곳에서 찾기는 했지만
그녀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으므로
아직도 10% 정도는 그녀가 사기꾼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직접 만나본 느낌은 나이에 비해
자기관리가 출중하고
(페이스북 영상의 동작은 제가 결코
따라할 수 없을 만큼 유연합니다)
자신감과 자존심이 있으며
인생을 나름대로 개척해 나가는
사람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병장게시판에 올린 ㄲ과의 긴 인연에 대한 내용은
첫 만남 후 1년이 지나서 우연히 두 번째로 만난 이야기이니
언젠가 이 ㄲ을 기적적으로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믿으며
저도 자기관리나 잘 해야겠습니다.
이 ㄲ은 제게 자기관리 잘 하라는 자극을
유산으로 남겨 준 좋은 친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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