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ㄱㄹ꽁과의 첫만남 시리즈의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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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ㄱㄹ꽁과의 첫만남 시리즈의 결말..

좌지클루니 37 346 1


모든 호구의 역사는, '내가 너의 인생을 구원해주겠다'는 오만한 착각에서 시작됩니다.

안녕하십니까.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걸었지만, 결국 그녀가 떠난 자리에 사업체만 덩그러니 남게 된 남자, '로진클루니'입니다.

오늘은 제가 왜 다가오는 11월부터 '반주재원'이라는 낯선 길을 걷게 되었는지, 그 아이러니한 썰을 풀어볼까 합니다.

제 전 꽁친은, 아마 베트남에서도 최하위층에 속하는 아이였을 겁니다. 이혼한 양친은 일정한 직업이 없고, 엄마는 이모네 집에  빌붙어 살며 어린 동생 둘을 키웠죠. 그녀 역시 남편과 별거하며 어린 딸 하나를 책임져야 하는, 그야말로 '소녀가장'이었습니다.

그 막막한 현실을 알게 된 순간, 제 안의 '오지랍클루니'가 또 발동했습니다. 저는 그녀를 이 지옥에서 구출해, 경제적으로 독립시키기 위한 거창한 계획들을 세웠죠.

* 플랜 A: 한국어 학원을 수료시켜, 고향 무이네의 리조트에 취직시킨다.

* 플랜 B: 패션 센스가 뛰어난 그녀를 위해, 작은 옷가게를 열어준다.

* 플랜 C: 한국어 학원을 수료시켜, 내 거래처 현지 법인에 꽂아준다.

하지만 이 모든 계획은, 처참하게 실패했습니다. 왜냐고요?

하룻밤 붐붐의 대가로, 평범한 직장인의 반 달치 월급을 손쉽게 버는 아이에게, 꾸준히 노력해서 돈을 벌라는 제 말이 과연 들렸을까요? ㅋㅋ

애초에 게임이 안되는 싸움이었습니다.

결국 제가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뿐이었습니다.

'내가 더 많은 돈을 벌어서, 더 많이 주는 것.' 그리고 그녀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기 위해, 베트남에 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었죠.

그런데 말입니다.  사업 확장을 준비하다 보니, 한국에서의 고정 지출과 맞물려 저 역시 경제적으로 곤궁해졌습니다.

결국 2냥짜리 금목걸이를 팔고, 주식 대부분을 처분하고, 만기 된 보험까지 해지하며 자금을 마련했죠.

그리고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널 위해 베트남에 사업을 준비 중이라, 몇 달간은 생활비를 예전처럼 주지 못할 것 같아."

결과는 어땠을까요?

네, 맞습니다. 그녀는 다른 손놈을 찾아 떠나더군요. 그녀의 입장에서는 한달만 돈을 벌지 못해도 엄마의 닥달에.. 버틸수가 없었던겁니다.

하지만 전 이미 자금이 투입된 사업을 멈출 수는 없었고, 그렇게 지금의 제가 되었습니다.

그녀와 헤어진 지 벌써 5개월. 이번 여행 내내, 호짬의 호텔, 그녀의 집근처 커피숍, 하노이의 식당까지… 그녀와의 추억이 서리지 않은 곳이 없더군요.

다 지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 장소에 서니 마음 한편이 시큰거리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물론, 다시 그녀를 만날 생각은 1도 없습니다. 우리는 서로가 향하는 방향과 속도가 너무나 달랐으니까요.

어쨌든, 아이러니하게도 그녀 덕분에 시작하게 된 이 '반주재원' 생활. 이 새로운 시작이, 부디 저를 착하고 예쁜, 새로운 꽁과의 만남으로 이끌어주기를, 소주 한잔하며 빌어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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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7
행복여행 09.19 19:51  
추진력이 굉장하시군요 무슨일이던 잘벌이시는타입이시네요 마무리랑 결과만 좋으면 최상일건데
잘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좌지클루니 작성자 09.19 19:57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사실 생각하시는거랑 정반대로 추진력이 부족한데 전 꽁친이 원동력이 됐던거죠
그레이브디거 09.19 19:52  
얼굴을 가려도 선남선녀군요.
좌지클루니 작성자 09.19 19:57  
항상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꿀벌 09.19 19:54  
주재원클루니도 화이팅입니다..^^

좋은 인연 만나실거에요..^^

좌지클루니 작성자 09.19 19:57  
반주재원클루니입니다 ㅎㅎ
못짬 09.19 20:19  
뎁의향기가..
좌지클루니 작성자 09.19 20:30  
네..저 뎁 맞습니다 ㅜㅜ 제가 아니라고 해도 다들 뎁이라 하시니 그냥 인정할게요
자유사탕 09.19 20:29  
아, 슬프다~
너무 슬픈 이야기네요.
너무 무리하게 사업 확장하면
항상 위험이있으니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시길~
마음 착한 이쁜꽁 금방 만날겁니다.
파이팅! 지금 이후로는 꽃길만 걸으시길~
좌지클루니 작성자 09.19 20:31  
선배님께서 이 스토리의 지분이 가장많으십니다. ㅎㅎ 하지만 덕분에 좋은 추억 쌓았고 많이 배웠기에 선배님께 감사할 따름이죠 ^^ 벳에서 뵙게되면 제가 꼭 한번 식사대접 할게요. 하노이로 한번 오시죠!!
자유사탕 09.19 20:54  
저는 아주 쬐끔이고, 이건 당연히,
좌장교님이 멋진데다가 많이 노력하니까 그리된거지요.
저야 자주 못가는 입장이지만, 12월6일 호치민 도착하니,
반주재원이면 뵙기 쉽겠네요~
여차하면 국내선타고 하노이 구경 가보지요.
좌지클루니 작성자 09.19 20:57  
하노이 오시면 제가 VIP로 모시겠습니다^^;
예가체프 09.19 20:55  
5개월이면.. 그녀가 다시 돌아 올수도 있다고 조심스레 예측해 봅니다.
물론 클루니님께서 받아주느냐의 여부는 별개로요 ^^;;
좌지클루니 작성자 09.19 20:58  
설마요 ㅎㅎㅎ 만약 그렇더라도 말씀대로 저는 그냥 좋은 추억으로 남기고 싶기에 안받죠 ㅎㅎ
페드리 09.19 21:20  
뭔가 씁쓸하네요… 젊은 시절 몸으로 돈버는건 한순간인데 꽁이 자기개발 해서 자립했으면 좋았을텐데
좌지클루니 작성자 09.19 21:24  
그게 오지랖이였던거죠^^; 벳이라는 나라에 대해 더 알아갈수록 문화적 차이를 느끼네요
시바시 09.19 21:29  
우와아.....

벳남에서의 사업과 반주재원이 되시게 된 계기가.........
전 꽁친과의 로맨스에서 비롯되었었다니. 놀랍습니다. 
정말 로맨스에 진심이셨군요.   
좌지클루니 작성자 09.19 21:39  
네 그래서 제 본질이 로진클루니 입니다 ㅜㅜ
하루 09.19 21:37  
아무래도.. 유흥쪽은..... 머니가 없으면 어쩔수 없죠ㅠㅠ
좌지클루니 작성자 09.19 21:40  
ㅇㅎ꽁들은 하루벌어 하루먹고사는 애들이라..
이상순님 09.19 21:48  
구독 좋아요 누르고 갑니다.....
좌지클루니 작성자 09.19 21:52  
안눌렸어요 상순님 ㅜㅜ
검은하늘 09.19 22:51  
가리셨는데...잘생기셨네요~
전...ㅠㅠ
좌지클루니 작성자 09.20 04:39  
그럴리가요 ㅜㅜ 열심히 관리할 뿐입니다
뜨악호 09.19 23:08  
진짜멋진남자네요
 항상 어떤일이든 잘되시길 기도드립니다.
좌지클루니 작성자 09.20 04:39  
응원 감사합니다 뜨악호님도 건승하시길 바래요♡
세븐 09.19 23:24  
베트남에서의 사업진행도 잘 되시고
운명의 꽁친도 다시 꼭 찾으시길
응원합니다^^
좌지클루니 작성자 09.20 04:40  
응원 감사합니다 선배님 ㅎㅎ 존밤되세요~♡
진아 09.20 01:11  
남들은 어찌볼지몰라도 저는 클루니님처럼 순정남이 부럽고 좋습니다 지금 저에겐 없는거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순정클루니 화이팅입니다!!
좌지클루니 작성자 09.20 04:41  
뭐든지 될수 있는 **클루니지만 제 본질은 순정클루니인데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기아빠 09.20 02:34  
서글픈 사연의 ㄲ들은 많습니다
그래서 로진에 빠져들뿐이죠
좋은ㄲ 꼭만나실겁니다
착한ㄲ들도 많고 뉴ㄲ도 많습니다
오지랍 조금만참으면 앞에서
한없이 착한얘들이 더 많아지죠 ^^
좌지클루니 작성자 09.20 04:42  
정말 좋은꽁 만나기 위해 인내가 필요함을 깨닳아서 지금 솔로클루니로 지내고 있습니다..만 제가 금사빠라 좀 힘드네요 ㅜㅜ
몽롱 09.20 05:32  
정상적인 환경에서 태어났으면
엄청 잘나갔을 법한 친구들이 많지요

그래서 전 벳 애들을 무시하지 않습니다 ㅎ
좌지클루니 작성자 09.20 05:45  
정말 상상도 못할 환경에서 자란 친구들이 많더라구요 ㅜㅜ
몰빵 09.20 07:39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지요.
지금의 상황으로 보자면 아쉽고 답답하고 후회되는 상황일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이게 잘 되어서 베트남 사업이 번창할 수도 있겠지요.
베트남에 서 하시는 새로운 사업이 잘 되시길 응원합니다.
과사랑 09.20 12:03  
새 사업 번창하셔서
남은 인생도 멋지게
만들어가시기 바랍니다.
놀자비 09.20 18:13  
ㅠㅠ ㄲ의 배신에 상심도 있으셨겠지만.. 잘이겨내신것도!! 대단하시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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