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에서 나를 기다리는 ㄲ(10)-드디어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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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에서 나를 기다리는 ㄲ(10)-드디어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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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에서 나를 기다리는 ㄲ(9)-도대체 우리는 무슨 사이지?

https://xn--cw0bw33b.com/bbs/board.php?bo_table=free&wr_id=683714 )

에서 계속됩니다.


"(약간 높은 톤으로) 우리 친구 사이 맞나요?" 


호치민에서 전화를 안 해서 

기분을 나쁘게 한 건 인정합니다.


ㄲ이 이야기하는 "친구"의 의미가 뭔지 모르겠는데

최근 며칠간 반응을 보면 

"아는 사이보다는 좀 더 밀접한 사이"

임에 틀림없었습니다.


사생활 공유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꾸준히 오랜 기간 메시지를 주고받은 만큼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이 이상을 의미하는 듯했습니다.


ㄲ들의 집착이나 내로남불 등

흔히 카페 회원님들이 이야기하는 단점을

드러내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달랠지 말지를 결정해야 했습니다.


"친구 맞아요. 내가 당신을 실망하게 한 건 미안하며

이제부터 좋은 친구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화났다면 미안하고 봄에 꼭 와서 

당신의 기분을 풀어줄게요"

"좋아요! 기다릴게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활짝 웃는 모습을 보니

약간 천진난만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꼬리 아홉개 달린 여우가 심리전을 벌이며

저를 데리고 노는 듯하기도 했습니다.


고도의 전략을 지닌 사기꾼인지 아닌지

의심을 지우지 못한 상태에서

무게추는 이쪽저쪽을 왔다갔다 하고 있었습니다.


1월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갔습니다.

처음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처럼

1주일에 5~6회를 (메시지로) 만나지는 않았지만

출장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3회 정도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탐색전을 했습니다.


특이한 것은 가족 이야기만 나오면

저를 가르치려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부모는 이래야 하고, 아빠는 딸의 마음을 알아야 하며 

부모님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할 때면

선생이 학생 가르치듯이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려 했습니다.


결혼은 했지만 애는 낳아보지도 않았으면서

왜 그렇게 강한 표현을 쓰는지 모르겠지만

논쟁이나 말싸움이 벌어지면 피곤할 사람은 분명했습니다.


4월이 다가왔습니다.


"4월말에 호치민에 가요!

그런데 일 때문에 가는 것이라

시간이 많지 않아요."

"식사나 할까요? 식당은 내가 정할게요.

어떤 음식 좋아하세요?"


"분위기 좋은 양식당 어때요?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곳이면 좋겠어요."

"알았어요. 내가 아는 곳이 있으니 장소를 알려줄게요."


"지난 번에 내가 잘못한 게 있으니 식사비는 내가 낼게요."

"안 돼요. 내가 한국에 가면 내게 돈 내라고 할 건가요?

지금 영상통화중이라면 내 목소리 톤이 올라갔을 거예요"

"알았어요. 하자는 대로 할게요"


주로 메시지로 대화를 할 뿐이지만

ㄲ이 한 성격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논쟁이 벌어지면 지려고 하지 않고,

자신의 뜻과 남의 뜻이 다르면 

결코 지지 않으려는 성격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처음에 이 ㄲ이 메시지를 보내왔을 때

페이스북에 올라온 모든 사진과 영상을 봤고,

그 후로도 가끔씩이지만 꾸준히

사진이나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컨설팅일을 하는 모습이 올라오기도 했는데

그 영상을 봐서는 성격이 강하게 보이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설득 잘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일과 일상은 다른 사람으로 생각되었습니다.


4월 말, 베트남 독립 50주년 행사로 

호치민 전역이 떠들썩하던 시기에

드디어 그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예약했다고 보내 준 식당으로

(항상 작은 가방만 들고 다니지만)

당시 준비한 옷 중에서는 가장 있어 보이는 걸로 입고

15분 먼저 가서 기다렸습니다.


여꿈 카페 가입 후 인생에서 안 하던 일을 가끔 하곤 하는데

꽃도 한송이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식당의 모든 식탁 위에는 제가 준비한 것과 

비슷한 수준의 꽃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약 5분 전, 페이스북에서 보던 그녀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잘 나가는 커리어 우먼처럼 잘 빼 입은 모습은

40이라는 나이보다 젊어 보이기도 하고,

나이는 맞는데 잘 늙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Glad to meet you!"


활짝 웃는 그녀의 얼굴과 목소리는

톤이 올라갈 때의 느낌은 완전히 사라지고

첫 영상통화를 할 때 목소리가 젊어 보여서

나이도 덜 들어 보이던 그 모습과 똑같았습니다.

 

공항에서 하노이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글 올렸습니다.

방벳하면 일단은 일을 해야 하므로 

글 올리는 게 늦어질 수 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댓글 29
울랄라담덕 09.19 10:22  
다음에 펼쳐질 스토리가 너무
궁굼합니다~~^^
다음편 빠르게 올려주시길 바래봅니다..  좋은날 되셔요 ~
과사랑 작성자 09.19 10:50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용두사미로 생각하실까 걱정입니다.
워킹데드 09.19 10:28  
꽤 오래전인거 같으시네요.기억을 더듬으시는
제가 참 러브는 약해서
과사랑 작성자 09.19 10:51  
지난 4월입니다.
그 후 호치민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워킹데드 09.19 12:45  
얼마안되신 따끈한 얘기시군여 제가 난독했나보네여 ㅋ
과사랑 작성자 09.19 16:24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벳남알고싶다 09.19 10:29  
헉.. 여기서 끊기다니..
과사랑 작성자 09.19 10:52  
비행기 탑승했습니다.
귀에 익은 비엣젯 주제가가
나오고 있는 중입니다.
빠라밥 09.19 10:55  
아~~ 비엣젯 주제가 가 맴도네요 ㅎㅎㅎㅎ 저도 3주남았는데.. 시간 디게 안가네요
과사랑 작성자 09.19 11:01  
그래도 비행기 타시면
지나간 시간이 빨리
갔다고 느끼실 겁니다.
꿀벌 09.19 10:58  
드디어 첫 만남을 하셨군요..^^

다음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과사랑 작성자 09.19 11:00  
항상 하는 이야긴데
저는 에성을 잘 대하지 못함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가체프 09.19 11:28  
과사랑 장교님의 이 연재물을 왜 이제야 발견했을까요..
1편부터 여기까지 모든 글을 댓글까지 정주행하고 왔습니다.
구독 누르고 대기타고 있겠습니다 ^^
과사랑 작성자 09.19 16:10  
감사합니다만
기대는 금물입니다.
꽃등심 09.19 14:37  
이렇게 하시고 비행기 타신겁니까ㅠㅠ
과사랑 작성자 09.19 16:10  
방금 하노이 공항에 내렸습니다.
꽃등심 09.19 16:15  
저는 방금 탑승구로 왔습니다  ㅎㅎ
과사랑 작성자 09.19 16:23  
한ᆢ이 입국심사는 패트가 5분, 줄서니 25분 정도 걸립니다.
패트 잊은 덕분에 카페댓글 잘 올리고 있습니다.
꽃등심 09.19 16:34  
ㅎㅎㅎ패트는 필수죠
싱글라이더 09.19 17:25  
후기 감사합니다.~~
과사랑 작성자 09.19 17:29  
읽어 주시고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쿨곰 09.19 18:28  
지난 4월에 첫 만남을 하셨군요 ㅎㅎㅎㅎ 뒤에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과사랑 작성자 09.19 20:56  
곧 4월 이후 첫 호치민을
방문하는데 예측은
금물입니다.
하루 09.19 20:12  
다음편 기대 되네요~
과사랑 작성자 09.19 20:56  
저는 항상 기대에
못 미치고 끝납니다.
키스 09.20 00:44  
스토리 빠르게 올려주세요!!!
과사랑 작성자 09.20 01:02  
별 게 안 남아서 부담이 됩니다.
그레이브디거 09.22 20:38  
아이고 부러워라.
과사랑 작성자 09.22 22:50  
40도 젊어 보이면서 어른일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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