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에서 나를 기다리는 ㄲ(9)-도대체 우리는 무슨 사이지?
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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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9.17
호치민에서 나를 기다리는 ㄲ(8)-우리는 친구?
( https://xn--cw0bw33b.com/bbs/board.php?bo_table=free&wr_id=680943 )
에서 계속됩니다.
일단 자존심을 건드려서 화가 나게 했으니
1. 정신노동하지 말고 그냥 차 버리거나
2. 모른 척하고 누가 이기나 기싸움에 들어가거나
3. 무조건 달래주기
등의 방법이 있겠습니다.
그동안 수개월간 서로 많은 시간을 쓰다 보니
서로 그냥 손을 빼기에는 아까운 상황이었고,
평생 여성들에게 남성의 매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퇴짜만 맞아 온 사람이 그래도 몇 달 끌었는데
그냥 내치기는 아까우므로 1번은 보기에서
삭제했습니다.
2번은 이제부터 연락을 안 하면 됩니다.
정해진 시간에 메시지 주고받을 때
언제 만나자는 말을 하곤 했고,
원래는 다음 날 밤에 ㄲ이 운동하러 가기 전에
연락을 하기로 되어 있었으니
그 때 연락이 오는지 지켜보면 될 것이었습니다.
보통은 누가 먼저 연락한다는 거 없이
시간이 되면 메시지로
"우리 대화할까요?"라고 해서 ㅇ
이야기를 시작하곤 했습니다.
3번은 아직 아무 사이도 아니고
사기꾼인지 진짜 매력녀인지
의심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한 상태에서
굳이 달래줄 필요를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갑작스런 영상통화 시도에게
약간의 호감을 가지게 되었으므로
저도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아직은 나를 친구로 생각하고 있는 거죠?
연락없이 베트남 온 거 사과할 테니
내일 저녁에는 변명할 기회를 주기 바랍니다."
달랏 야시장에 도착한 시간은 5시 반,
어둠이 조금씩 사라지는 가운데
부지런한 시장 상인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놀라운 것은 5시에 스타벅스가 문을 연 것입니다.
갈 곳도 없던 차에 스타벅스에서
달랏에서의 1박 2일을 시작했습니다.
(선라이즈 예약을 일부 취소하고
갑자기 달랏에 온 것은 업무상
누군가를 만나야 했기 때문인데
일은 잘 끝냈습니다.
잠시 머문 달랏이 마음에 들어서
오는 1월에 장관님 등 어른들끼리
가족 여행을 오기로 했습니다.)
일 잘 마치고 다음날 하노이에 도착했습니다.
저녁 시간을 지나 약속한 시간이 되기까지
그녀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정해진 시간에 메시지 주고받는 거 외에
서로 연락하는 일은 없었지만 그래도 제가
점잖은 말을 했으니 "좋아요"라도 하나 눌러
줄줄 알았는데 기대는 미충족되었습니다.
메지시를 주고받을 시간이 되었습니다.
매너 있게 약속시간 2분 전에
먼저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페이스북에 "지금활동중"이라
떴지만 그녀는 답변이 없었습니다.
'접속만 하고 다른 데 갔나?'
'이런 적 없었는데 나를 시험하고 있나?'
'아니면 아직 화가 안 풀렸나?'
5분을 기다려도 반응이 없길래
노트북은 켜놓은 채 휴대전화로 딴짓을 하는데
비뇨기계통에서 노폐물을 내보내라는
신호가 왔습니다.
잠시 참을까 하다 이러다 연결되었을 때
얼른 대답 안 하면 왜 딴짓 하느냐고
할지 모르니 얼른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장실에서 일을 보려는데
소화기계통에서도 노폐물이 생겼다는
신호가 왔습니다.
그래서 변기에 앉았는데
휴대전화를 놓고 온 걸 그 때 깨달았습니다.
아니라면 카페 접속해서 댓글이라도
남길 텐데 말입니다.
(제가 장교가 된 가장 큰 이유는
오전에 화장실에서 접속하기
시작한 것이 점점 접속 시간이
길어져서 댓글 많이 남겼기 때문입니다.)
화장실 다녀오느라 10분 정도 걸렸습니다.
평소에 메시지 주고받는 시간에서
제가 5분을 기다렸고,
화장실에 간 후 약 5분 있다가 ㄲ이
"How was your day?"
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2분쯤 후에
"Are you online?"
그리고 1분 정도 후에
"What are you doing now?"
라는 메시지가 와 있었습니다.
"미안해요, 화장실 다녀왔어요."
"당신이 접속할 때 나는 연결되어 있었는데
10분간 대답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보려고 10분을 기다렸어요.
그런데 그 사이에 당신은 다른 일을 한 거죠?
화장실을 다녀온 걸 어떻게 믿죠?"
'내게 시비를 걸려고 하나?'
약간 피곤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다음 메시지가 날아왔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당신을 당황하게 하려 했는데
내가 당황한 것 같아서 화가 나는 게 아니라
많이 약올라요"
(I'm really annoyed. 라 해서 무슨 뜻인지 몰라
번역기 돌려보니 약오른다는 뜻이었습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잠시 머뭇거리는데
ㄲ으로부터 영상통화가 걸려왔습니다.
하노이의 호텔방에서 몰골이 많이 아니었지만
안 받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약간 높은 톤으로) 우리 친구 사이 맞나요?"
내일(18일) 계속할 예정입니다만 19일 오전에 공항에서 새 글 올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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