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에서 나를 기다리는 ㄲ(12)-호치민 마지막날의 약속 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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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에서 나를 기다리는 ㄲ(12)-호치민 마지막날의 약속 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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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에서 나를 기다리는 ㄲ(11)-가슴 두근거리는 순간 

https://xn--cw0bw33b.com/bbs/board.php?bo_table=free&wr_id=689222 )

에서 계속됩니다.


그녀와 저녁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고

포옹까지 하다 보니 밤이 깊어갔습니다.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가운데

그래도 뭔가는 해야겠다 싶어서


"오늘 내가 대접을 너무 잘 받아서

다음에 어떻게 갚아야 할지

벌써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다음 일은 벌어지기 시작할 때

계획을 시작해도 돼요.

오늘 만족하셨다면 저도 좋아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오늘처럼 고급스러운 생활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를 묻게 되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우리집은 경제적으로 부침이 있었어요.

그 때 큰 아버지가 제게 오늘처럼

돈이 드는 시간을 함께 해 주셨어요.

현금으로 주시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큰 아버지가

"이런 시간을 혼자 가지지 말고

주변에도 나눠줄 수 있도록

네가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하시면서

경제 원리를 공부하는 게 좋요하다고 하셨어요.


그 날 큰아버지 모습은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진지한 모습이었고

제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자신의 생각을 분위기로 전해주시는 듯했어요."


자신의 전공분야라 그런지 

자본주의와 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그녀의 눈이 더 반짝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돈은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중요한 수단이고

돈이 있으면 사는 게 편해지니

자본주의에 적응해야 한다는 걸

큰 아버지로부터 들었답니다.


그래서 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다 보니

인류는 세상의 부를 전보다 많이 축적했고

인류 전체의 생산력은 전보다 커졌으니

잘 나눠 가지기만 하면 세상을 사는 게

쉽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공산주의를 하자는 건 아니구요.

그 제도는 이미 밍했잖아요.

돈 가지 사람이 쓸 수 있게 해 줘야지요.

또 돈의 흐름을 알고 길목을 지키면 돼요."


처음 메시지로 연결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돈버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던 

그녀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메시지로 배우려다 안 된 경험이 있으므로

(이런 일에 메시지를 잘 될 리가 없지요!)

"나는 지금 은퇴해도 죽는 날까지 

먹고 살 정도는 벌어 놓았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언제 한국으로 돌아가는 묻는 그녀에게 모레 간다며 

"이번에는 빨리 가지만 수개월 내로 다시 올게요."

라 했습니다.


그리고 내일 저녁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장소는 내일 오전중에 그녀가 알려주기로 했습니다.


화장실에 다녀온 그녀는

"죄송하지만 오늘은 이대로 헤어져야겠습니다.

부모님이 전화 한 걸 몰랐는데 지금 연락해 보니

집에 잠깐 다녀가라고 하시네요"


태워주겠다던 포르쉐는 제 차와 다르게

금방 세차를 한 듯이 아주 깔끔했습니다.

차를 보여주기만 하고 그녀는 떠났습니다.


다음 날 오전, 그녀는 저녁식사 장소를 보내왔습니다.

그런데 그 직후 호치민에서 살고 있는

8년 어린 여자 후배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이 후배는 이름 외에 다른 게 별로 기억나지 않는데 

약 10년 전부터 호치민에서 살고 있고

호치민과 하노이를 오가면 일을 한다고 했습니다.


우연히 연락이 되어 4월에 오면 만나기로 했지만

시간이 안 맞아서 이번에 못 만난다고 생각했는데

하노이에 갈 길이 하루 늦어졌다면서

오늘 저녁에 만날 수 있느냐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과거에 큰 신세를 진,

은퇴 후 베트남에 와서 선교관련 일을 하고 계신

L 선생님도 연락이 되어 

나오실 수 있다고 하셨음을 전해 주었습니다.


냉정한 판단이 필요했습니다.


'중국계 베트남인 ㄲ은 아주 멋있는 여성이지만

지금보다 더 좋은 사이로 발전할 수도 없고,

서로 남이 사는 곳을 방문하면 반갑게 만나는 정도야.

냉정히 생각하면 나는 그녀의 대화상대일 뿐이니까.


돌싱이라던 여자 후배는 (다른 후배들이 말하기를)

엄청 활발한 성격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앞으로는 업무적으로 자주 연락을 해야 할 상황이야.


게다가 내 인생에 큰 도움을 주신 L 선생님을

오래간만에 뵐 수 있는 건

L 선생님에 대한 감사를 표현할 수도 있고

먼 타국에서 고생하고 계신 L 선생님에게

작지만 인생의 보람을 느끼게 할 기회가 될 거야'


고민끝에 ㄲ에게 

미안하지만 오늘은 만나지 못하겠다고

긴 변명 대신 간단하지만 

아주 정중히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 날 저녁, 아주 오랜만에 

대학 시절 귀엽던 모습은 완전히 사라지고

중년이 완연한 여자 후배와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조언을 해 주신

L 선생님을 만나 전날과는 다른 분위기로

아주 신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호치민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낼 

선라이즈아파트로 돌아오니

ㄲ으로부터 메시지가 와 있었습니다.

  

"왜 저녁식사 장소에 안 오셨어요?"

 

그리고 몇 분 후에 보낸 메시지는


"제게 보낸 메시지를 이제야 봤네요"

였습니다.



오늘은 이번 베트남 방문의 가장 중요한 일이 있는 날입니다.

다음 글도 최대한 빨리 준비하겠습니다.

댓글 32
곤니찌왕 09.21 08:23  
연재글 잘보고 있습니다 ^^
과사랑 작성자 09.21 09:32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사하폴라리스 09.21 08:26  
아쉽네요..
저라면 선약을 먼저 지켰을것 같습니다..
과사랑 작성자 09.21 09:33  
어느 게 선약인지 애매한 상황이고
고민이 많았지만 그렇게 되었습니다.
좌지클루니 09.21 08:36  
포르쉐 그녀..안타깝네요 ㅜㅜ
과사랑 작성자 09.21 09:33  
저 때는 속마음을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나 땜에 화가 난 건지, 그냥 아쉬운 건지
싱글라이더 09.21 08:56  
흥미진진 합니다.
후기 감사합니다.~~
과사랑 작성자 09.21 09:34  
기대는 마시고 끝까지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예가체프 09.21 09:12  
고민되는 상황이었겠습니다.
두탕 뛸 방법이 없었을까요? ^^;;
과사랑 작성자 09.21 09:35  
여자 후배도 졸업 후
처음 만나는 것이고
연락 여러번 하면서
방벳 계획을 잡았고,
오래 전부터 뵙고 싶었던
선생님까지 섭외되어서
참 애매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세븐 09.21 09:12  
오늘 가장 중요한일 잘
해결하시길 바랍니다^^
과사랑 작성자 09.21 09:35  
이제 나갈 때가 되었습니다.
더위를 제외하면 어렵지 않은 일이고
즐거운 일이어서 잘 마무리
될 거라 기대합니다.
울랄라담덕 09.21 09:40  
오늘도 후기 감사합니다 ^^
좋은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
과사랑 작성자 09.21 09:40  
하루 잘 보내고 다음 글 올리겠습니다.
꿀벌 09.21 10:10  
정말 포르쉐를 가지고 있는 그녀였군요...ㅎㅎ

다음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과사랑 작성자 09.21 10:13  
포르쉐에 올라타는 모습이
참 있어 보였습니다.
낮이었으면 선글라스를
꼈을 거라 믿습니다.
키스 09.21 11:32  
꽁과 많은대화를 하셨네요 ㅎㅎ
과사랑 작성자 09.21 17:17  
네. 계산해 보니 시간으로는
100시간 가까이 메시지를 주고 받은 듯합니다.
옥수수 09.21 12:11  
어마무시한 일일 연속극이군요 ㄷㄷㄷ
과사랑 작성자 09.21 17:17  
흥미롭기는 했는데
엔딩이 참...
하루 09.21 13:49  
정성~ 글 감사합니다 ^^
과사랑 작성자 09.21 17:18  
위 일이 있은 후에
며칠 후 처음으로
호치민에 갑니다. ㅎㅎ
쿨곰 09.21 14:26  
저녁 약속장소에서 기다렸나보네요;;;; 메세지를 잘 확인하지.... 안타깝네요 ;;
과사랑 작성자 09.21 17:18  
왜 메시지를 늦게 확인했는지는
오늘 또는 내일 아침에 올리겠습니다.
글루미나이트 09.21 15:12  
최선이였을 거에요
과사랑 작성자 09.21 17:19  
현재까지 후회는 없습니다.
인애초로 09.21 20:53  
꼬이면 정말 답이 없네용.
과사랑 작성자 09.21 23:22  
뭔가가 안 되기 시작하면 한순간에 나락이 되기도 합니다.
꽃등심 09.22 08:56  
또다른 즐거움이 생길수도 있습니다ㅎ
과사랑 작성자 09.22 09:32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현재까지는 그렇지 않네요!
그레이브디거 09.22 20:44  
도처에 ㄲ이 있으시네요.
과사랑 작성자 09.22 22:52  
저를 찾는 ㄲ은 없고
장교 유지하기 위해
있는 ㄲ 없는 ㄲ 다 끄집어내려고
뒤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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