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연을 맺은 꽁(5)-대학축제에서의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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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연을 맺은 꽁(5)-대학축제에서의 재회

과사랑 28 282 1

첫 인연을 맺은 꽁(4)(https://dreamofbesttravel.com/bbs/board.php?bo_table=groupreview3&wr_id=1501)에서 이어집니다.

 

아래 내용은 80%의 진실과 20%의 조미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후배: , Tuy가 우리와 시간 보내려고 금요일과 월요일에 휴가를 냈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냥 몸만 가면 됩니다

비행기표를 잘못 끊으셔서 하루 더 머무르셔야 하니 마지막날은 형 혼자 보내셔야겠습니다.


: 걱정 마. Tuy가 휴가까지 냈다니 고맙기는 한데 금요일 저녁에 나는 다른 데에 좀 가 봐야겠다.


후배: (놀라면서) 형님, 하노이에 처음이고 아는 사람도 없으시잖아요.


: 네가 나를 무시하냐

내가 말은 안 했지만 하노이에 내가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데 

마침 하루가 남아서 화요일에 시간 되느냐고 물었더니 

곤란하지만 그 날은 안 되니까 금요일 저녁에 만나자고 하더라.


후배: 장소는 어딘데요

공항에서 Tuy 만나면 장소 알려주고, 저녁에 데려다 달라고 하시죠.


: 하노이대학교 OOO으로 가기로 했어.



 

드디어 하노이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호치민에서 하노이로 옮겨 간 Tuy가 잘 지내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하노이로 가자던 후배는


그동안 Tuy와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Tuy가 호치민에서보다 하노이에서 더 잘 지내고 있음을 확인한 듯 


얼굴이 밝아졌고, 기분이 약간 업된 상태였습니다.


Tuy와는 안면이 있었으므로 그를 만나는 것이 저도 반가운 일이기는 했지만


어두워지던 쿠알라룸푸르의 빈민가에서 스쳐지나가듯이 만난 그녀를


1년 반만에 하노이에서 다시 만난다는 사실이 가슴이 뛰는 신기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Tuy는 오래간만에 만나는 전 동료와 저를 위해


34일의 스케쥴을 짜 놓고 있었습니다.


공항에서 우리를 태우자마자 근사한 식당으로 데려가 배를 채워 주더니


호치민 묘소를 포함하여 시내 관광지 두 곳을 돌아다녔고 중간에 생계란이 담긴 커피를 사 주기도 했습니다.


내가 만날 사람과 잘로로 연락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배와 Tuy


함께 저녁식사를 하자고 하기도 하고,


만날 장소를 정확히 알아보라며 치근대기도 하는 바람에


하노이대학교 근처에서 겨우 떼어 놓을 수 있었습니다.


후배: 그럼 만나고 나서 헤어지기 전에 연락주세요. 그럼 시간 맞춰서 계신 곳으로 모시러 갈게요.



 

저녁 6, 축제분위기가 나는 야외공연장에서는 행사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크지 않은 야외공연장에서 만나자고 한 그녀는 


제가 하노이에 도착한 직후 잘로로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6시부터 야외공연장에서 축제 행사가 있습니다.

미리 말씀은 못 드렸지만 축제 일부를 함께 구경했으면 합니다.

두 시간 정도 걸리지만 앞부분만 본 후 식사를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축제 구경을 하자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는데


첫 날 저녁에 만나자는 것이 축제 구경을 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처럼


그녀가 메시지를 보내 온 것입니다.


약간은 신비에 쌓인 느낌이 강해졌습니다.


뭔가를 감추고 싶어하는 것이 분명하니 꼬치꼬치 캐묻지 않을 것이지만


기대는 하지 말자고 생각하면서도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지고 있었습니다.


후배와 헤어져 하노이대학교에 들어서자 또 메시지가 왔습니다.


자 도착하셨는지요? 죄송하지만 저는 조금 늦을 것 같습니다.

어디에 앉아 계시는지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시면

일 마치는 대로 찾아가겠습니다. 많이 늦지는 않을 테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그녀는 영어를 잘 했으므로 대화에 어려움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사람들이 움직일 수 없을 만큼 붐비는 것은 아니었으므로


찾기 어렵지 않은 곳을 골라 자리를 잡은 후


제 위치에 대한 나름 상세한 설명을 써 놓고 다시 읽어보니


저를 찾는 것은 문제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축제 구경을 했습니다.

  

이탈리아어로 된 오페라를 구경하는 것처럼


알아듣지 못하는 베트남어로 진행되는 축제를 구경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누군가가 개회사를 하는 것 같았고,


경쾌한 사회자의 목소리가 유머를 이야기하는 듯 많은 이들이 웃을 때에도


분위기에 휩싸여 미소만 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웅성거리던 분위기가 조용해지면서 박수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 무대위로 올라왔습니다.


어차피 알아듣지 못하는 상황이니 조금씩 저녁노을이 나타나는 하늘을 바라보며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만 들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나를 찾아오겠다고 해서 다행이다. 나는 그녀 얼굴을 결코 기억하지 못하니.

나를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나를 찾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찾기 쉬운 곳에 앉아 있고 설명도 잘 해 주었으니


하늘을 바라보다 초점없는 눈으로 그녀와 만날 순간을 상상하고 있을 때 


뭔가 귀에 익은 듯한 노래가 들려왔습니다.


노래의 분위기가 베트남 비행기에서 들은 적 있는 “Believe me I can fly”

(https://www.youtube.com/watch?v=7CGxEdeMNQU)와 비슷했습니다.


그 노래 가사도 모르고, 지금 무대에서 들리는 노래 가사도 모르니


내용을 이해할 수는 없었고, 그냥 노랫소리가 들리는 무대로 고개를 들렸습니다.


무대에서 꽤 떨어져 있었으므로 가수가 누구인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노래는 뭔가를 찾는 것 같기도 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뭔가를 이뤄가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아주 듣기 좋은 노래를 감상하고 나니 조용하던 관중석에서 아주 큰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노래가 끝날 때쯤 임시로 설치된 (대형은 아니고) 중형화면에


아마도 방금 노래를 한 가수로 생각되는 사람이


무슨 경연대회에서 상을 받는 장면같은 모습이 재현되었습니다.


축제기간중에 열린 가요제에서 1등을 하여


오늘 저녁 축제 마지막 순서에 초청을 받은 듯했습니다.


대형화면으로 본 그녀는 아주 호감을 주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초청가수의 순서가 끝나자 다음 출연자는 마술공연을 했습니다.



 

이미 시간은 30분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나의 그녀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내가 얼굴도 모르는 그녀를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요?


혹시 앞서 출연한 가수가 내가 찾는 그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해가 지는 쿠알라룸푸르 빈민촌에서 만난 그녀가 친절한 행동을 하면서도


표정은 거의 없이 약간 쌀쌀한 느낌을 주었으므로


방금 밝은 모습으로 부른 노래의 주인공일 수는 없었습니다.


눈은 무대를 향해 있었지만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로


여러 잡다한 생각을 하고 있으니 무슨 일이 벌어지든


오늘 밤은 인생에서 기억에 남을 흥미로운 경험이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잠시 후, 뭘 바라보는지도 모른 채 시선이 무대를 향한 채


상상의 세계를 날아가고 있던 제 옆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Mr. B. Glad to meet you again.”


나를 알아보고 찾아왔구나 하는 반가움에 고개를 돌린 순간....


나를 알아본 그 주인공은 바로 방금 출연한 가수였습니다.


나를 보며 활짝 웃고 있는 그녀를 가까이에서 다시 보니


처음 만났을 때의 분위기가 약간 기억이 날 듯하면서도


전혀 모르는 새로운 사람을 만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저도 인사를 하고, 내가 만나는 사람이 그녀가 맞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전해 준 명함에 당신 사진이 들어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었네요!”


제게 말을 하는 그녀 얼굴에는 반가움이 묻어나는 듯해서 기분이 아주 좋았습니다.


단순히 한 번 경험한 호의를 잊을 수 없어서


다시 만나면 그날의 감사함을 다시 이야기하고, 저녁식사 대접을 하겠다고 한 것인데


그녀는 진심으로 저를 반가워하는 듯하여


아주 즐거우면서도 뭔가 다른 게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뒤에서는 축제가 계속 진행중이었지만 저는 그녀가 이끄는 대로 식당으로 갔습니다.


(제가 글을 길게 쓰다 보니 5부에서 겨우 만나기만 하고 끝나서 죄송합니다. 그 후의 이야기는 내일 계속하겠습니다.) 

 

댓글 28
워킹데드 2024.10.13 22:41  
어우 기대감이 뿜뿜합니다
과사랑 작성자 2024.10.13 22:45  
너무 기대는 하지 마시구요.
행복했던 기억 떠올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워킹데드 2024.10.13 22:46  
아름다운 추억이 있다는건 좋은거 같아요
과사랑 작성자 2024.10.13 22:44  
어제도 그랬는데 오늘도 실수로 마지막 한 줄을 빠뜨렸습니다.
써 놓고 블록걸 때 실수를 하는 모양입니다

"제가 글을 길게 쓰다 보니 5부에서 겨우 만나기만 하고 끝나서 죄송합니다. 그 후의 이야기는 내일 계속하겠습니다."
과사랑 작성자 2024.10.13 22:53  
며칠 전까지 수정기능이 잘 되지 않았는데 지금 시도해 보니 잘 됩니다.
관리자님께서 기능을 개선해주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꿀벌 2024.10.13 22:48  
혹시 그 노래부른 친구가 아닐까 기대하고 봤었네요..ㅋㅋ

다음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
과사랑 작성자 2024.10.14 00:33  
사실 그 순간에는 노래부르는 여자가 제가 만날 사람이어서 안 오는 건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아닐 거라며 금방 포기했지만 말입니다.
내딴아롱 2024.10.13 23:04  
오우 기대가 큽니다. 다음 글 기대되네요
과사랑 작성자 2024.10.14 00:34  
이런 댓글을 접하면 점점 쓰기가 무서워집니다.
이번 이야기 끝날 때까지는 힘을 내 보겠습니다.
내딴아롱 2024.10.14 00:42  
네. 힘내세요. 전 이번에 여친이 생겨서 열심히 배워야합니다
와인속으로 2024.10.13 23:29  
다음글도 기대하게 됩니다!
과사랑 작성자 2024.10.14 00:34  
격려 감사하며, 잘 쓸 수 있게 노력해 보겠습니다.
하루 2024.10.14 00:28  
글을 너무 잘 쓰시네요 ^^

다음편~ 기다릴께요 ^^
과사랑 작성자 2024.10.14 00:35  
점점 글에 신경이 쓰여서 쓰는데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만 그래도 과거의 좋은 기억 떠올리는 게 즐겁습니다.
키스 2024.10.14 01:05  
드디어 만나셨군요 ㅋㅋㅋ

오래 기다렸습니다 ㅋㅋㅋ
과사랑 작성자 2024.10.14 02:18  
만난 후의 이야기는 오늘 올리겠습니다.
지금은 야근중입니다.ㅎㅎㅎ
문덕아재 2024.10.14 10:48  
만남 추카추카
과사랑 작성자 2024.10.14 12:58  
그 때는 축하받을만 했습니다.ㅎㅎㅎ
응원 감사합니다.
교배르만 2024.10.15 22:54  
우와~ 엄청난 서프라이즈 공연이었군요.  그 가수가 과사랑님이 찾으신 분이라니... 영화가 절정으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ㅋㅋ
과사랑 작성자 2024.10.15 22:56  
그랬으면 좋겠는데 아직 갈 길이 남아 있습니다.
이제부터 오늘 내용을 써야겠습니다.
작신 2024.10.16 02:17  
소설스셔도 되겠습니다
과사랑 작성자 2024.10.16 06:22  
잘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레프티 2024.10.16 22:33  
어우 필력이 크으
과사랑 작성자 2024.10.17 00:24  
저는 레프티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레프티 2024.10.17 01:25  
어후 전 요새 안쓰죠 ㅋ
과사랑 작성자 2024.10.17 07:21  
지난 5월, 처음 카페에 들어왔을 때 레프티님 글이 초롱이네님 등 몇몇 분들과 함께 기억에 잘 남았습니다.
라이올스 2024.11.14 10:06  
엄마야~~~ 이소설 제가 구매하겠습니다 ㅎ
과사랑 작성자 2024.11.14 14:07  
완성품 아닙니다.
완성되면 연락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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