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도둑을 만난 경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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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도둑을 만난 경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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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도둑을 만난 경험(1)"https://dreamofbesttravel.com/bbs/board.php?bo_table=free&wr_id=185441

에 이어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3)까지 쓸 예정입니다.


지금 쓰는 이야기도 영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얼마 안 된 듯한데 벌써 11년이 지났네요.


영국 두 번째 방문이었는데 출장간 일 마치고 돌아오기 전에 런던에서 이틀만 보내기 위해

런던으로 왔습니다.

(첫 방문 때도 버밍엄에서 일 마치고 2박 3일간 런던에 머물렀는데 이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녁 퇴근시간에 예약해 놓은 싸구려 호텔을 찾느라 지하철 역에서부터 500미터 정도 걸어가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4차선 길 양옆으로 사람들이 많이 오가고 있었고, 해가 넘어간 직후여서 거리가 어두워지고 있었습니다.


빨리 체크인을 하고 나와서 저녁식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짐을 끌고 열심히 걷고 있는데

중동지방 출신처럼 보이는 사람이 뭔가를 내밀면서 말을 걸었습니다.


얼른 살펴보니 덩치는 저보다 작아서 몸싸움해도 지지 않을 것 같고

똑똑하거나 날카로운 면이 전혀 없었습니다.


자신이 경찰이라면서 주민등록증 크기의 뭔가를 보여 주는데 Police인지 policeman인지가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사복경찰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디서 왔고, 뭘 하느냐고 묻길래 한국에서 왔고 호텔로 가고 있다고 하니

뭔가 조사할 게 있다며 경찰서로 가자고 했습니다.


사기일 확률이 50%는 넘는다는 생각에 따라가면 안 된다 생각하면서

어떻게 빠져나갈지 머리를 굴리느라 수 초 정도 머뭇거리고 있는데

이놈이 길 건너편을 보면서 뭐라고 소리를 질렀고

한패로 보이는, 더 몸집이 작고 경찰과는 전혀 상관없이 보이는 놈이

잠시 차가 줄어든 틈에 길을 건너 우리가 있는 쪽으로 왔습니다.


빨리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에 큰 소리로

"I don't believe you. If you are policeman you have to say where is police station.

I'll not follow you. Call my embassy."

라고 외치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란 식으로 삿대질 등 온몸을 움직이며 동작을 크게 했습니다.


그러자 지나가는 사람들 중에 몇몇이 걸음을 멈추고 우리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이 두 놈은 아무 말 하지 않고 사라져 버렸습니다.


Call my embassy.는 오래 전에 여행 떠난 한국인이 미국인과 함께 어울리고 있을 때

믿지 못할 누군가가 말을 걸자 미국인이 사용했다는 표현을 본 게 기억나서

따라해 본 것이었고, 단 한 번 사용 후 지금까지 쓸 일이 없습니다.


따라갔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기는 하지만 패거리가 있는 곳으로 가면 

무슨 일 벌어질지 모르니 잘 빠져나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에서 저를 보느라 잠시 서 있던 분들에게

"Thank you"라 하고는 조금 더 가서 무사히 호텔로 들어갔습니다.


몸집이 작은 녀석들이라 쫄지 않고 넘어갈 수 있었던 게 다행입니다.

댓글 22
로운 2024.12.30 11:50  
진짜 전세계에는 별의별 사기꾼들이 다있네요.
잘 대처하셔서 다행입니다 ^_^
과사랑 작성자 2024.12.30 14:03  
지나고 사기꾼이 너무 어수룩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지나가는 사람들 없는 한가한 때였다면 약간 당황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꿀벌 2024.12.30 11:51  
경찰이라면 해당 멘트에 대답했을텐데...

잘 대처하셨네요..^^

해당 사기에 당하시는 분이 없었길 바래봅니다..

과사랑 작성자 2024.12.30 14:04  
이 때만 해도 (1)번 글 올렸을 때보다 외국여행 경험이 많아져서 잘(?) 대처한 듯합니다.
제니퍼 2024.12.30 11:51  
11년전 일이시네요, 짐만 없었으면
그놈들의 면상에 한방 날리고 튀셨을 겁니다.
위기를 잘 넘기셨습니다.
과사랑 작성자 2024.12.30 14:04  
체격이 왜소해 보여서 귀찮다는 느낌이었고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선랑 2024.12.30 12:45  
대처를 잘하셨네요 ㅎㄷㄷ
과사랑 작성자 2024.12.30 14:05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루 2024.12.30 12:57  
사칭 경찰.. 후덜덜 하네요..
대처를 매우 잘하셨어요~
과사랑 작성자 2024.12.30 14:06  
옷차림은 전혀 경찰같지 않아서
'뭐야? 귀찮게!'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키스 2024.12.30 13:13  
별의 별 일이 다있네요;;;
과사랑 작성자 2024.12.30 14:07  
세상은 넓고 황당한 일은 많습니다.ㅎㅎ
까망코 2024.12.30 13:18  
참 도둑은 어딜가나 있네요ㅠ
과사랑 작성자 2024.12.30 14:08  
인류의 탄생부터 도둑과 ㅊㄴ는 있었다고하는 글을 읽은 적 있습니다.
싱글라이더 2024.12.30 13:40  
진짜 상상을 초월하는 인간들 많습니다.ㅋ
과사랑 작성자 2024.12.30 14:08  
글쎄 말입니다.
칼을 빼놓고 휘두르지도 않고 사라졌습니다.
귀품 2024.12.30 14:53  
인종 차별하면 안되지만...하 아랍, 중동...잡도둑이 너무 많은 듯 합니다
과사랑 작성자 2024.12.30 16:28  
중동에도 빈부격차가 크고 정치적 불안정인 나라가 있는 게 한가지 이유가 될 것입니다.
세븐 2024.12.30 15:16  
진짜 벼라별 사람들이 세상에는
많은거 같습니다
과사랑 작성자 2024.12.30 16:28  
그래서 여행이 즐겁기도 하지만 신경써야 할 일도 많습니다.
희망지기 2024.12.30 17:49  
어딜가든 항상 조심해야 겠네요
과사랑 작성자 2024.12.30 17:56  
그렇습니다. 동의합니다.
새로운 방법을 쓰는 도둑들이 자꾸 나타나므로 최대한 조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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