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영어로 고생하기(4)-영어를 못해서 생긴 이익
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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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9
미국에서 생활할 때 아주 더운 곳에서 살았습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스페인, 볼리비아와 비긴 후 마지막 독일과의 경기가 열린 곳입니다.
전반에 독일이 세 골을 먼저 넣었지만(첫 골이 클린즈만)
후반에 우리의 경기력이 살아나 황선홍이 한 골을 넣고,
21분에 홍명보가 중거리슛으로 두 번째 골을 넣은 다음
경기 끝날 때까지 독일을 데리고 놀았습니다.
독일 축구역사상 가장 힘든 20여 분이었다는 평가를 받은 경기입니다.
우리는 후반에 마구 몰아쳤지만 아쉽게 골을 더 넣지 못한 그 경기에서
우리보다 독일선수들이 먼저 지친 날의 최고기온은 43도(109F)였습니다.
여름에 시원한 곳을 찾아 휴가를 가기로 했습니다.
목적지는 덴버였고, 가장 가까운 길이 1600km 정도였지만
관광을 하면서 천천히 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AAA(American Automobile Association)에 회원가입을 했습니다.
연회비(30달러였던 걸로 기억함)를 내면 숙소를 10%할인받는 등 여러 혜택이 있어서
7박 8일 휴가 때만 이용해도 본전을 뽑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본전 잘 뽑았습니다)
해발 1마일에 위치해 있어서 one mile city라는 별명을 지닌 덴버도
여름이라 덥기는 했지만 주변의 록키산맥 지역은 시원해서
휴가를 신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피자가게에서 일어났습니다.
Papa Johns 피자에 가서 피자를 구입한 후 AAA 회원카드를 내밀었더니
점원이 이걸 왜 주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fifteen % 할인을 받기 위해 내밀었다고 하자
점원이 자신은 이 카드가 할인되는 걸 모른다고 했습니다.
카드 안내서에 fifteen % 할인된다고 나와 있다고 하자
매니저를 불렀고, 제 이야기를 들은 매니저는
그 지점이 AAA 회원 혜택이 없는 지점이지만
자신의 직권을 발휘하여 할인을 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현금을 낸 후 거스름돈과 피자를 받아 숙소로 돌아와 거스름돈을 세어 보니
생각보다 돈이 많았습니다.
왜 이렇게 거스름돈을 많이 줬는지를 확인하다 보니 50% 할인을 해 주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영어를 도와 주지는 않으면서 잔소리만 하는 제 장관님이 킥킥 우스면서
"피프틴 발음을 피프티라 하니 잘못 알아듣고 거스름돈을 많이 준 거네"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걸로 끝났으면 좋으려면
제가 일하는 기관에서 영어 교육을 할 일이 생겼을 때
영어강사가 제 장관님을 아는 분이어서
한 번만 와서 대신 수업을 해 달라고 했습니다.
수업을 다녀 온 장관님은 (농담을 잘 하거나 웃기는 성격이 아님)
"내가 이야기를 하니 참가자가 전부 웃었어"라고 하길래
무슨 이야기인지 물었더니
"당신이 덴버에서 발음이 후져서 피자 살 때 15% 할인받으려다
50% 할인받은 이야기를 했지"라 했습니다.
그 후로 며칠 동안 우리 기관에서 저와 눈이 마주치면
인사를 하면서 미소를 짓는 사람들이 확실히 많아졌습니다.
영어가 어렵기는 하지만 항상 손해를 보는 것만은 아님을 이 때 경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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