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에 받은 짧은 편지
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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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6
사무실 문이 열려 있길래 (열쇠 비밀번호는 여러 사람이 알고 있고,
사무실 바깥에 잠궈 놓는 문이 있으므로 흔히 있는 일입니다)
그저께 밤늦게 제가 가장 늦게 나갔으므로
'어제 누가 다녀갔나' 생각하며 제 사무실로 들어가니
사진의 작은 카드가 놓여 있었습니다.
이틀 전, 금요일에 마지막 출근을 하여 점심식사를 함께 한
비정규직 직원이 놓고 간 것이었습니다.
약 10년 전, 대학생일 때 처음 만나 2년 정도 끈적한 관계를 가진 후 졸업을 했는데
그 후로 수시로 연락하고 만나기는 했지만 원하는 곳에 취업을 못해서
취준생 기간이 길어지고 있었습니다.
약 2년 반 전에 비정규직 자리가 생겨서 제 곁으로 오겠느냐고 물었고
그래서 오래간만에 가까이에서 함께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맡은 일은 아주 잘 했지만 그만두고 나면 다른 일을 할 준비는 열심히 하는 걸로 보이지 않아서
가끔씩 일과 외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물었고,
그 때마다 눈치를 챘는지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는 대답을 하곤 했습니다.
봉투의 글씨를 보는 순간 누구 것인지 금세 알아챘는데
마지막 문장이 가슴을 찌릅니다.
"PS. 저 일본은 안 간답니다."
10년 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애인이 있었고, 그 애인이 일본에 취업을 해서
작년에 여러 번 다녀온 걸로 알고 있었는데 안 간다고 하니
그 애인이 한국으로 돌아오고 결혼을 앞두고 있는 건지
아니면 헤어진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부디 좋은 일이라면 좋을 텐데 마지막 순간에 이렇게 신경을 쓰이게 만드니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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