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안 계신 추석의 가정 분란

자유게시판

 

어른 안 계신 추석의 가정 분란

과사랑 35 148 1

5de97b99b22c0992125195f9d0f6888f_1759729578_3718.jpg
6년간 지방을 쓸 때 선친에 대한 글만 중앙에 썼지만 올해 처음으로 어머니에 대한 글이 함께 들어갔습니다.

부모님 모두 이제 혼으로만 참석하는 추석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시어머니를 엄청 따랐던 장관님은 

명절날 봉투를 줄 어머니가 안 계신다고 

대신 동서에게 줄 봉투를 준비해서

어제 준비가 끝난 후 전해 주었습니다.

제 동생이 알면 큰일 날 일이어서 

몰래 조용히 전해 주었는데 
그로 인해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지만

제수씨 성격이 워낙 무난해서

별 탈 없이 지나갔습니다.

5de97b99b22c0992125195f9d0f6888f_1759729578_4714.jpg
오늘 아침에 차례와 식사가 끝난 후

그동안 우리집에 모아 두었던

선물들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진은 그 중 일부입니다)

 

사진에는 없는 Ballantine 21년산은

어머니 별세 후 상속과 세금문제

해결에 시간과 비용을 쓴 동생에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용역을 주면 꽤 큰 돈이 드는

일을 동생이 직접 했으므로

술 한 병 외에 수고비를 주었는데 

필요없다고 해서 다른 가족들이

서서히 눈치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5de97b99b22c0992125195f9d0f6888f_1759729578_5345.jpg
1월에 어른들 4명이 베트남여행을 갈

계획이 있어서 제가 달랏으로 장관님

모시고 간다는 글을 올린 적 있는데

가족여행 이야기가 나오자

애들(사실은 수입없는 어른)도 

가고 싶어해서 각자 취향을 토의하다

보니 모두 함께 있는 날은 중간에 

3박만 다낭에서 하고, 그 전후에

각자 또는 부부만 다른 곳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여행경비를 토의하는 순간

동생과 제수씨 경비를 부담하겠다는 저와

각자 경비는 각자 내자던 동생 사이에

애들이 "그럼 싸우지 마시고 우리 경비나 

내 주세요"라고 해서 어른들과 애들이 

다시 두 팀으로 나눠 논쟁을 벌였습니다.  


5de97b99b22c0992125195f9d0f6888f_1759729578_7628.jpg
열기를 식히기 위해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었습니다.

5de97b99b22c0992125195f9d0f6888f_1759729578_8682.jpg
그런데 처남이 사진의 약 2배 분량의 회를

배달시켜 주었습니다.


그래서 왜 명절 때마다 회를 보내느냐는

누나(제 장관님)와 조카와 질녀가

잘 먹는다고 해서 외삼촌이 보내는 건데

엄마가 왜 나서느냐는 장관님 사이에

전화기를 두고 또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아침은 밥과 떡으로, 간식은 과일과

아이크림으로, 점심은 회와 알코올로

해결한 후 오늘의 메인이벤트인 

어머니 재산 상속에 대한 논의가 

벌어졌습니다.


총액이 얼마 안 되지만 집, 땅, 금융(통장)

등 세 가지를 해결해야 하는데

문제는 생전에 두 아들에게 하신 말씀이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동생과 "어머니의 뜻을 따르자"고 

한 것에는 합의를 봤는데

생전에 저와 동생에게 서로 다른

이유를 들어 상대방을 배려해 주라고

하셨는데 이걸 서로 모른 채

자신이 들은 이야기만 하고 있으니

결과적으로 "어머니 뜻에 따라

네가 더 많이 가져라"고 주장했고,

가장 날선 토론 끝에 반반 나누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도 현금화하기 힘든 작은 땅과

그동안의 일처리에 대해 동생에게

거마비 주겠다는 등의 내용은

오늘도 해결되지 않았으므로

조만간 세금을 납부할 때 다시

해결을 해야 합니다.


가장 발언권 약하게 지켜보기만 한

제수씨는 저와 동생 목소리가 

줄어들 때 쯤 "어머니가 안 계시니

아름다운 분란이 일어나네요"라며

웃었습니다.


이 과정을 애들이 모두 지켜봤으니

우리 나라의 상속과 세금문제와

할머니께서 평소에 손녀와 손자들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등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을 가졌을 겁니다.

댓글 35
꿀벌 10.06 15:34  
마음이 따뜻해지는 분쟁이네요..^^

가족분들과 따스한 한가위 되시길 바랍니다..^^

과사랑 작성자 10.06 16:36  
어른이 안 계시니 빨리 헤어졌습니다.
각자 처가도 챙겨야 하니까요.
꿀벌님의 첫 추석도 축하드립니다.
옥수수 10.06 15:39  
좋은 분란이...ㅎㅎ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과사랑 작성자 10.06 16:37  
아무리 잘해 주려고 해도
제 마음대로 하는 동생으로 인해
분란이 끊이질 않습니다.
그 사이에 제수씨만 눈치보느라
안절부절 못합니다.
꽃등심 10.06 15:40  
가족간에 화목함이 부럽습니다^^
낳은 연휴도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과사랑 작성자 10.06 16:38  
모든 게 마음대로인 동생은
1월에 다낭에 처음 가지만
지가 계획을 다 짤 듯한
기세입니다.
그러니 집안이 항상 시끄럽습니다.
꽃등심 10.06 17:05  
ㅎㅎㅎ즐거운 분란은 좋지 않습니까?ㅎㅎ
과사랑 작성자 10.06 23:31  
태어나서 지금까지 제 말은
완전 무시하는 동생이어서
일처리는 믿을만 하지만
형을 대하는 태도가 마음에
안 듭니다.
꽃등심 10.07 00:05  
ㅎㅎㅎㅎㅎ마음편히 가지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베스트드라이버 10.06 15:41  
형님먼저 아우먼저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과사랑 작성자 10.06 16:38  
그냥 양보하면 동생이 알아서 하므로
편하기는 한데 자존심이 상합니다.
싱글라이더 10.06 15:43  
좋은 분란 이군요,
행복한 명절 보내세요~~
과사랑 작성자 10.06 16:39  
태어나서 가장 조용한 명절을 보내는 듯합니다.
그래서 저녁에 처가에 놀러가기로 했습니다.
싱글라이더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파크뷰 10.06 15:46  
좋은 분란이네요
과사랑 작성자 10.06 16:40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추석 보내시기 바랍니다.
쿨곰 10.06 15:49  
서로 양보를 하는 아주 보기 좋은 모습이네요 ㅎㅎㅎㅎ
과사랑 작성자 10.06 16:40  
경제사정이 제가 더 좋은데
안 지려하는 동생 때문에
질녀들 용돈도 마음대로 못 줍니다.
키스 10.06 16:11  
따뜻한 분란이네요^^

항상 건강하시고

풍성한 한가위 되셔요~

행복한 하루 되셔요~
과사랑 작성자 10.06 16:41  
한국에서든 호치민에서든
모두가 기억에 남을
2025년 추석을 보냈으면 합니다.
그레이브디거 10.06 16:41  
재산은 서로 많이 가지려고 하는법인데,
형제간에 우애가 있으시네요.
과사랑 작성자 10.06 16:42  
먹고 사는 데에는 지장이 없고,
둘 다 돈쓰는 일에 그리 흥미가 없으니
이렇게 된 듯합니다.
무온지 10.06 16:55  
따뜻~해집니다^^ 즐거운 한가위 보내시기 바래요~!!
과사랑 작성자 10.06 23:32  
뜻은 알겠는데 지가 뭐든 결정하는 게 마음에 안 듭니다.
벨제붑13 10.06 17:06  
웬 집안 흉한 꼴을 이런데 하소연 하시나 했는데
자세히 읽어보니 자랑글이군요
이런건 자랑하실만 합니다 암요
과사랑 작성자 10.06 23:32  
제수씨와 장관님 사이가 좋은 건 자랑거리 맞습니다만
동생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형 말을 듣는 법이 없어서
기분은 더럽습니다.
귀품 10.06 17:07  
서로를 배려하는 형제애가 멋지십니다. 규모를 떠나서 친족살인까지 일어나는 인간애가 바닥까지 떨어진 지금같은 시기에 매우 모범적인 가정의 사례를 보여 주셨네요^^. 남은 명절 연휴 잘 보내십시오
과사랑 작성자 10.06 23:33  
다행히 둘 다 먹고 살만하지만
제가 상황이 더 나은 데다
어머니가 막내 손녀 학비를 내 주고
싶어하셨는데 동생은 그걸
못 들었다고 무시하니
이야기가 전혀 통하지 않고
완전 제멋대로입니다.
페드리 10.06 17:35  
분란이라고 해서 놀랐습니다 ㅎㅎ 서로 배려해주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ㅎㅎ
과사랑 작성자 10.06 23:34  
분란 맞습니다. 평소처럼 동생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자~~~ 끝!"하고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끝냈습니다.
겁나빠른황소 10.06 20:33  
가족맞네요 ㅎㅎ
과사랑 작성자 10.06 23:35  
어느 가족이나 티격태격이 있기는 합니다만
우리는 남들이 이해 못할 일에 소리가 올라가곤 합니다.
진아 10.06 20:40  
우애가 넘치는 집이네요 저희집 외가쪽은 서로 다갖겠다고 2년동안 소송전이였습니다 부럽습니다
과사랑 작성자 10.06 23:37  
돈 문제가 깔끔하지만
다른 문제는 완전히 형을
무시하곤 합니다.
고등학교 때 동생이 부모님께
남긴 명언이 "형이 공부도
못하면 도대체 어디에 쓰지?"
였습니다. 자신은 공부 외에
다 잘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하루 10.06 22:29  
너무나 따듯한 분란이네요 ^^
즐거운 추석 되세요~
과사랑 작성자 10.06 23:37  
문제는 이 분란으로 인해
애들이 눈치를 보고
명절에 헤어지는 시간이
점점 빨라지는 겁니다.
제목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