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의 첫 명절
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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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0.05
어젯밤에 가족이 있는 집으로 왔습니다.
이제 고아가 된 후 첫 명절을 맞이합니다.
성격 좋은 장관님은 요즘 투자수익을 올렸다고
'어머니 대신 내가 동서에게 용돈을 줘야지'
라며 봉투를 하나 준비해 놓고 좋아하고 있습니다.
명절 때마다 봉투를 하나씩 주시곤 했습니다.
금액은 애들 용돈 주는 것보다 조금 많은 정도였지만
주시는 게 아주 즐거우셨던 듯합니다.
받지 않겠다고 해도 "내가 이걸 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이냐"라고 하시곤 했습니다.
두집 모두 명절만 되면 신나게 제잘거리던 애들은
어느 새 어른이 되었고,
이제는 어수선함은 사라지고 조용한 명절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내일은 고아가 된 저와 제동생이 처음으로
명절을 맞이하게 됩니다.
"C'est la vie."(불어로 이런 게 인생이다)
를 느끼는 명절이 되겠지만
그 느낌도 점점 옅어지고
이 세상에 잘 적응하게 될 것입니다.
'무슨 일이든 의미를 부여하면 인생을 행복해진다'
고 해 왔는데 고아로써 첫 명절이라 생각하니
괜히 기분이 가라앉지만
그래도 연휴 막바지에는 기분이 즐거워지고
가벼운 마음으로 비엔티안행 비행기를
타게 될 거라 믿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추석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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