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클루니의 시골체험 가이드

자유게시판

 

여행클루니의 시골체험 가이드

좌지클루니 23 168 0


안녕하십니까. 호치민의 화려한 네온사인 뒤에 숨겨진, 진짜 베트남의 민낯을 찾아 헤매는 남자, '여행클루니'입니다.


요즘 유튜브만 켜면 '하장 루프' 오토바이 일주니 뭐니, 아주 낭만적인 영상들이 쏟아지더군요. 그거 보고 "와, 나도 한번 가볼까?" 하는 생각, 분명히 하셨을 겁니다. 


좋습니다. 하지만 제가 오늘, 그 로망 뒤에 숨겨진 진짜 지옥도를 좀 보여드릴까 합니다. 


아무 준비 없이 떠났다가는, 당신의 다음 여행지는 저세상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먼저, 당신 머릿속에 있는 '도로'라는 개념부터 지우셔야 합니다. 베트남 시골길은 도로가 아니라, 그냥 '자연'입니다. 비 오면 진흙탕으로 변하는 건 애교 수준이고, 가드레일 하나 없는 아슬아슬한 절벽 커브길을 달리다 보면 "아, 인생은 한 방이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죠.


 쫄보 소리 들어도 상관없습니다. 웬만하면 오토바이 객기 부리지 말고, 돈 좀 더 주고 기사 딸린 SUV를 빌리십시오. 당신 목숨값보다 훨씬 쌉니다.


그렇게 길 위에서 살아남았다 해도, 끝이 아닙니다. 사파 같은 북부 산악지대는 겨울에 영하로 떨어지고, 중부 지방은 태풍이라도 만나면 길이 그냥 강으로 변합니다. 여기에 툭하면 전기가 나가고, 핸드폰은 벽돌이 되는 마법까지 더해지면, 당신은 21세기에 완벽하게 고립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대용량 보조 배터리', '방수 장비', 그리고 인터넷 안 터져도 되는 '오프라인 지도' 이 세 가지는, 당신의 생명줄이라고 생각하고 챙기셔야 합니다.


아프면 그냥 끝장입니다. 시골 동네 보건소에서 오토바이 사고로 박살 난 당신의 다리를 붙여줄 거라 기대하지 마십시오. 여행자 보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고, 하다못해 소화제, 지사제, 진통제 같은 기본 상비약이라도 꼭 챙겨가야 합니다. 벌레 퇴치제도 잊지 마시고요. 여기 모기는 그냥 좀 가려운 수준이 아니라, 뎅기열이라는 무시무시한 선물을 배달합니다.


결국 베트남 오지 탐험은, 철저하게 준비된 자에게만 낭만을 허락합니다. 준비 없는 로망은 그냥 객기일 뿐이죠. 이 모든 걸 준비하고 떠난다면, 당신은 '그냥 관광객'이 절대 볼 수 없는 진짜 베트남의 심장을 마주하게 될 겁니다. 


부디, 살아서 돌아와 그 멋진 경험을 우리에게도 공유해주시길 바랍니다.ㅎㅎ


bd512ad227a227526c9d915b0a600743_1759044264_7742.jpg



bd512ad227a227526c9d915b0a600743_1759044266_2156.jpg




 


댓글 23
꿀벌 10.02 10:26  
12년전 방문했던 베트남 시골길은

오토바이 2대도 겨우 교행한 폭이더라고욥..^^

경험하고 싶지 않았던 기억입니다..ㅠ

좌지클루니 작성자 10.02 10:28  
시골체험 가끔 하시고 계시잖아요?
아까그넘 10.02 10:40  
그냥 ㅇㅎ만 즐겨야죠  관광은 패키지로 ㅎㅎㅎㅎ
재지니33 10.02 11:01  
전 한국에서 시골은 잘 안가는 편이라..ㅎㅎㅎ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레인 10.02 11:02  
베트남 시골체험은 하고싶지않네요 ㅎㄷㄷ 여행클루니님 정보감사합니다~
유후유후휴 10.02 11:03  
시골투어는 패스하겠습니다ㅎㅎ
디또이 10.02 11:13  
이런곳을 찾는것도 여행의묘미 일거 같네요.^^
과사랑 10.02 11:29  
심각한 내용인데 표현이 너무 재미있어서
소리내어 웃으면서 읽었습니다.
적나라한 표현에 공감이 갑니다.
인애초로 10.02 11:29  
여행의 묘미!!!

하지만 위험을 감수할 필욘 없지요 ㅎㅎ 전 쫄보니까용
곤니찌왕 10.02 11:55  
이번글은 뭔가 비장함이 느껴집니다
페드리 10.02 11:56  
그쵸 ㅋㅋ 우리나라 시골생각하면 안된다 하더라고요 저는 쫄보라 패스합니다 ㅋㅋ
쿨곰 10.02 12:25  
베트남 시골 이야기는 너무 많이 들어 혼자 도전할 엄두가 안나네요 ㅎㅎㅎ;;
꽃등심 10.02 12:47  
사파까지만 도전해 보겠습니다ㅎㅎ
무온지 10.02 12:56  
마지막 사진을 보니 한번 훌쩍 떠나보고싶긴하네요...
하지만 준비는 철저히~ ㅎㅎㅎ
하루 10.02 13:51  
사파는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인데
시간이 날찌 모르겠네요 ㅠㅠ
최근 농담으로 달랏, 사파가.. 다른나라면
비자런으로 거기를 다녀 왔을거라는 말을 한적 있네요 ㅋㅋ
좌지클루니 작성자 10.02 14:49  
사파는 정말 제가 베트남에서 가본 여행지중에 가장 아름다웠어요
호치민탕롱 10.02 14:33  
어..  지금 시골체험 중입니다 ㅋㅋ

다른것보다 배가 터질거같네요 ㅜㅜ

좌지클루니 작성자 10.02 14:49  
ㅎㄷㄷ 하네요;; 역시 시골 클라스;;
귀품 10.02 15:27  
베트남 외곽의 로컬지역은 대신에 기분좋은 친절함도 있습니다. 호치민이나 하노이 같은 도시와는 전혀 다른 느낌.....과 기분좋은 물가....
저는....최남단 지역에서...아마존........을 경험...했더랬죠...여기서 죽는구나 했습니다 ㅎㅎ
좌지클루니 작성자 10.02 15:29  
헐.. 최남단이면 메콩까지 다녀오셨나보네요;;
워킹데드 10.02 15:57  
불이 빨리 꺼지는건 좋으네요.ㅋㅋㅋ
키스 10.02 16:05  
여기가 어디인가요? ㅎㅎ
세븐 10.02 22:36  
시골여행도 꼭 한번 해보고 싶네요^^
제목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