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클루니의 시골체험 가이드
좌지클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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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0.02
안녕하십니까. 호치민의 화려한 네온사인 뒤에 숨겨진, 진짜 베트남의 민낯을 찾아 헤매는 남자, '여행클루니'입니다.
요즘 유튜브만 켜면 '하장 루프' 오토바이 일주니 뭐니, 아주 낭만적인 영상들이 쏟아지더군요. 그거 보고 "와, 나도 한번 가볼까?" 하는 생각, 분명히 하셨을 겁니다.
좋습니다. 하지만 제가 오늘, 그 로망 뒤에 숨겨진 진짜 지옥도를 좀 보여드릴까 합니다.
아무 준비 없이 떠났다가는, 당신의 다음 여행지는 저세상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먼저, 당신 머릿속에 있는 '도로'라는 개념부터 지우셔야 합니다. 베트남 시골길은 도로가 아니라, 그냥 '자연'입니다. 비 오면 진흙탕으로 변하는 건 애교 수준이고, 가드레일 하나 없는 아슬아슬한 절벽 커브길을 달리다 보면 "아, 인생은 한 방이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죠.
쫄보 소리 들어도 상관없습니다. 웬만하면 오토바이 객기 부리지 말고, 돈 좀 더 주고 기사 딸린 SUV를 빌리십시오. 당신 목숨값보다 훨씬 쌉니다.
그렇게 길 위에서 살아남았다 해도, 끝이 아닙니다. 사파 같은 북부 산악지대는 겨울에 영하로 떨어지고, 중부 지방은 태풍이라도 만나면 길이 그냥 강으로 변합니다. 여기에 툭하면 전기가 나가고, 핸드폰은 벽돌이 되는 마법까지 더해지면, 당신은 21세기에 완벽하게 고립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대용량 보조 배터리', '방수 장비', 그리고 인터넷 안 터져도 되는 '오프라인 지도' 이 세 가지는, 당신의 생명줄이라고 생각하고 챙기셔야 합니다.
아프면 그냥 끝장입니다. 시골 동네 보건소에서 오토바이 사고로 박살 난 당신의 다리를 붙여줄 거라 기대하지 마십시오. 여행자 보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고, 하다못해 소화제, 지사제, 진통제 같은 기본 상비약이라도 꼭 챙겨가야 합니다. 벌레 퇴치제도 잊지 마시고요. 여기 모기는 그냥 좀 가려운 수준이 아니라, 뎅기열이라는 무시무시한 선물을 배달합니다.
결국 베트남 오지 탐험은, 철저하게 준비된 자에게만 낭만을 허락합니다. 준비 없는 로망은 그냥 객기일 뿐이죠. 이 모든 걸 준비하고 떠난다면, 당신은 '그냥 관광객'이 절대 볼 수 없는 진짜 베트남의 심장을 마주하게 될 겁니다.
부디, 살아서 돌아와 그 멋진 경험을 우리에게도 공유해주시길 바랍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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