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팔아먹은 공주 이야기: 베트남판 낙랑공주
좌지클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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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0.02
안녕하십니까. 역사 속 인물들의 '막장 드라마'를 파헤쳐보는 남자, '역사클루니'입니다.
베트남에도 우리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이야기와 똑 닮은, 아주 흥미진진한 '사랑과 배신'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ㅋㅋ 오늘은 그 썰 한번 재미있게 풀어보겠습니다.
옛날 옛적, 하노이 근처에 '어우락'이라는 왕국을 세운 '안즈엉'이라는 왕이 있었습니다. 이 양반이 스케일이 좀 컸는지, 높이 10m, 둘레 8km에 달하는 거대한 성벽을 쌓기 시작했죠. 그런데 밤만 되면 성벽이 무너져 내리는 통에, 공사가 도무지 진척이 없었습니다. 답답했던 왕이 천지신명께 기도를 올리자, '황금거북' 한 마리가 나타나 말합니다.
"그거 다 망한 왕국 왕자의 저주 때문임. 그놈 지금 '흰 닭'으로 변신해서 산에 숨어있으니, 가서 목을 치셈."
왕이 거북이가 시키는 대로 흰 닭을 잡아 죽이니, 보름 만에 뚝딱 성이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달팽이처럼 생겼다 하여 '꼬로아 성'이라 불렀죠.
여기까지는 해피엔딩 같죠? 이제부터가 진짜입니다.
호수로 돌아가려던 황금거북은, 자신의 발톱 하나를 떼어주며 "이걸로 활 만들어서 나라 지키셈"이라는 꿀팁을 전수합니다. 왕이 그 발톱으로 쇠뇌를 만들었더니, 한번 쏘면 수천 발이 날아가는, 그야말로 고대의 '아이언 돔'이 탄생한 겁니다.
하지만 모든 위대한 국가는, 언제나 내부의 적, 특히 '남자 잘못 만난 여자' 때문에 망하는 법입니다. 왕에게는 '미쩌우'라는 어여쁜 공주가 있었는데, 이 공주가 그만 적국인 남월국 왕자 놈과 눈이 맞은 겁니다.
그 왕자 놈이 뭐라고 속삭였을지는 뻔하죠. "자기야, 진짜 나 사랑하면, 저 활 한 번만 보여주면 안 돼?" 결국 사랑에 눈이 먼 우리의 '로진' 미쩌우 공주님은, 나라의 핵심 방어 자산을 제 손으로 박살 내버립니다.
결과는? 당연히 꼬로아 성은 함락되고, 나라는 망했습니다. 격노한 아비 안즈엉왕은, 제 손으로 딸의 목을 쳐버립니다. 사랑 때문에 나라를 팔아먹은 딸을 둔 아버지의 심정이 오죽했을까요.
예나 지금이나 역사는 반복됩니다. 결국, 사랑 때문에 나라까지 말아먹은 이 전설은, '사랑에 눈이 멀면 어떻게 되는가'를 보여주는 아주 훌륭한 역사 교보재 아니겠습니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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