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에서 나를 기다리는 ㄲ(8)-우리는 친구?
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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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9.16
호치민에서 나를 기다리는 ㄲ(7)-호치민에서 전화를 걸다
( https://xn--cw0bw33b.com/bbs/board.php?bo_table=free&wr_id=678675 )
에서 계속됩니다.
ㄲ의 실체를 알기 위해 영상통화를 시도한 만큼
앞으로의 반응이 중요했습니다.
"호치민에 오면서 연락 안 해서 미안해요.
이제 호치민을 떠나려 합니다."
"한국으로 돌아가세요?"
"아니, 달랏으로 갑니다."
"달랏? 진작 알았으면 달랏에서 기다릴 수도 있었는데
지금은 나트랑에 있어요.
왜 연락 안 했어요?"
"내게 달랏 간다는 말은 안 했잖아요!"
"내가 1주일쯤 전에 사업 회의가 있어서
호치민 떠난다고 그랬잖아요!"
나름대로 치밀하게 그녀를 분석한다고
생각했지만 놓친 게 있었습니다.
미술품 투자는 약간의 노력과 자금,
그리고 긴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녀가 제게 가르쳐 주려 한 방법은
일종의 주식투자 비슷한 방법이었습니다.
ㄲ이 돈을 버는 세 가지 방법중 마지막은
일종의 컨설팅이었습니다.
"달랏에는 왜 갔나요?"
"사업(하시는 분들) 컨설팅을 하러 왔는데
어제 일이 다 끝나서 나트랑에 왔어요."
갑자기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습니다.
"어느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고 하셨죠?"
"내 전공은 경영학이 아니라 국제금융이라구요.
나트랑에 내가 대학을 다닌 곳이어서
달랏에 온 김에 오래간만에 나트랑에
휴식차 왔어요"
나트랑에 있는 대학에서 국제금융학을
공부했다는 것은 ㄲ의 페이스북에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그걸 기억하고 있었으므로
사기꾼일 경우에 여러 계정 이용하느라
(실제로 제가 발견한 사기꾼이 비슷한
소개글로 약간 다르게 여러 SNS에
글 올려 놓은 걸 본 적 있습니다)
헷갈려서 잘못 대답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고 물어본 건데 걸려들지 않았습니다.
다시 무게추가 사기꾼 아닌 쪽으로 기울며
잠시 머뭇거리는 순간
"당신은 내 친구가 맞나요?"
그 때까지 수개월간 들을 수 있던
한결같던 목소리 톤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나는 당신을 친구로 생각하고 있는데 왜 묻죠?"
"어떻게 호치민에 오면서 내게 연락을 안 할 수가 있죠?
내가 한국에 가서 당신에게 연락을 안 하면
당신은 나를 여전히 친구로 여길 건가요?"
갑작스런 영상통화를 이용하여
ㄲ의 사기꾼 여부를 확인하려던 계획은
사기꾼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줄여 주어서
기분이 좋은 일이었지만
ㄲ의 목소리는 그 때까지 들어보지 못한
감정이 쌓인 듯한 목소리였습니다.
할 말 못할 말 다해 가며 사과를 하고
늦어도 5월 이전에 다시 오겠다고 하며
겨우 달랬(다고 생각했)습니다.
달랏행 버스를 타기까지는 여유가 있었으므로
ㄲ의 페이스북을 다시 확인해 보니
어제 달랏에서 사진을 올려놓은 걸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실내에서 포즈를 취한 장면,
운동을 하는 장면,
야외활동을 하는 장면 등이 주로 올라왔지만
어제 사진은 회의 또는 워크숍을 하는 듯이
강사 또는 진행자의 모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장문의 사과 문자를 보냈지만
버스가 떠날 때까지 그녀로부터
어떤 반응도 오지 않았습니다.
화가 단단히 난 걸까요?
11시경 출발하는 버스를 탔지만
잠이 안 오니 휴대전화로
여꿈 카페 글만 들여다 보며
새벽 두 시를 넘겼습니다.
피곤함이 엄습하여 잠을 잤는데
눈을 뜨니 달랏 외곽에 온 듯
버스 내에 불이 켜지고
승객들이 웅성거리고 있었습니다.
휴대전화에 ㄲ으로부터 메시지가 와 있었습니다.
"당신이 내 친구라면 다시는 이러면 안 돼요.
용서는 이번이 마지막이며
한 번 더 나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으면
더 이상 연락하지 않을 겁니다."
여꿈카페에서 흔히 이야기하듯이
ㄲ의 자존심을 건드려 놓은 모양이었습니다.
내일(17일)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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