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일 살기]로진클루니의 아침 루틴
좌지클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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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9.06
안녕하십니까. 그녀의 잠든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지만, 결국 아침은 늘 혼자 맞이해야 했던 남자, '로진클루니'입니다.
제가 전 꽁친과 함께했던 '35일 살기' 시절, 저의 하루는 언제나 새벽 5시에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같은 한국 아재들은 어쩔 수 없이 한국 시간에 생체 시계가 맞춰져 있어, 베트남의 이른 새벽이면 칼같이 눈이 떠지니까요. ㅋㅋ 하지만 그녀는 달랐습니다. 새벽 늦게까지 틱톡의 무아지경에 빠져있다가, 해가 중천에 뜬 점심때가 되어서야 겨우 일어나는 '올빼미 꽁'이었죠.
덕분에 저는 매일 아침, 의도치 않은 '나 혼자 산다'를 찍어야 했습니다. 6시쯤 어슬렁어슬렁 동네 마실을 나가, 문 연 식당을 찾아 아침을 해결하는 것이 저의 첫 번째 일과였습니다. 주로 뜨끈한 국물의 '후띠우'나, 철판에 지글지글 볶아 나오는 '보네'를 즐겨 먹었죠. 가끔 속이 더부룩한 날에는 비건 식당에 들러 '콩고기 껌땀'을 먹기도 했는데, 의외로 속이 아주 편안하고 맛도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는, 약국에 들렀습니다. 전날 밤, 저의 격렬했던 '1일 4붐붐'의 여파로 고통스러워할 그녀를 위한 저만의 처방전, 바로 '후시딘'을 사기 위해서였죠.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는 그녀의 '소중이'에 조심스럽게 연고를 발라주는 것. 그것이 제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애정 표현이자, 그날 밤의 원활한 붐붐을 위한 저만의 '투자'이기도 했습니다. ㅋㅋ
자, 이제 겨우 아침 7시. 마사지 샵은 10시는 되어야 문을 열고, 그녀는 여전히 꿈나라입니다. 이 막막한 세 시간의 공백을 어떻게 채워야 할까요?
그래서 저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아침 8시면 문을 여는 '황제 이발소'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느긋하게 케어를 받으며 시간을 보냈죠.
나머지 세 번 정도는 '썬라이즈'로 출근 도장을 찍었습니다. 그곳에 가면 언제나 저를 반겨주는 스탭들이나, 저처럼 아침잠 없는 다른 여꿈 회원님들과 노가리를 까다가, 10시 땡 치면 바로 옆 '킴스파'에서 마사지를 받고 돌아오는 것이 저의 완벽한 오전 루틴이었습니다.
오후가 되어 그녀가 일어나면, 비로소 '우리'의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함께 늦은 점심을 먹고, 햇볕을 극도로 싫어하는 그녀를 위해 주로 쇼핑몰 같은 실내에서 데이트를 즐겼죠. 그리고 밤이 되면 그녀의 친구들과 어울려 술 한잔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네, 아시다시피 뜨거운 '붐붐'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패턴의 연속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지겹지 않았냐고 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녀와의 붐붐이 너무나 즐거웠기에 그 35일이 단 하루도 지겹지 않았습니다. ㅎㅎ 물론 중간중간 다녀온 2박짜리 근교 여행들이 기분 전환도 되고, 지금은 가장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긴 하네요. 돈은 좀 깨졌지만, 그만한 가치는 충분했습니다.


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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