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일 살기]로진클루니의 아침 루틴

자유게시판

 

[35일 살기]로진클루니의 아침 루틴

좌지클루니 48 230 0

안녕하십니까. 그녀의 잠든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지만, 결국 아침은 늘 혼자 맞이해야 했던 남자, '로진클루니'입니다.


제가 전 꽁친과 함께했던 '35일 살기' 시절, 저의 하루는 언제나 새벽 5시에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같은 한국 아재들은 어쩔 수 없이 한국 시간에 생체 시계가 맞춰져 있어, 베트남의 이른 새벽이면 칼같이 눈이 떠지니까요. ㅋㅋ 하지만 그녀는 달랐습니다. 새벽 늦게까지 틱톡의 무아지경에 빠져있다가, 해가 중천에 뜬 점심때가 되어서야 겨우 일어나는 '올빼미 꽁'이었죠.


덕분에 저는 매일 아침, 의도치 않은 '나 혼자 산다'를 찍어야 했습니다. 6시쯤 어슬렁어슬렁 동네 마실을 나가, 문 연 식당을 찾아 아침을 해결하는 것이 저의 첫 번째 일과였습니다. 주로 뜨끈한 국물의 '후띠우'나, 철판에 지글지글 볶아 나오는 '보네'를 즐겨 먹었죠. 가끔 속이 더부룩한 날에는 비건 식당에 들러 '콩고기 껌땀'을 먹기도 했는데, 의외로 속이 아주 편안하고 맛도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는,  약국에 들렀습니다. 전날 밤, 저의 격렬했던 '1일 4붐붐'의 여파로 고통스러워할 그녀를 위한 저만의 처방전, 바로 '후시딘'을 사기 위해서였죠.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는 그녀의 '소중이'에 조심스럽게 연고를 발라주는 것. 그것이 제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애정 표현이자, 그날 밤의 원활한 붐붐을 위한 저만의 '투자'이기도 했습니다. ㅋㅋ


자, 이제 겨우 아침 7시. 마사지 샵은 10시는 되어야 문을 열고, 그녀는 여전히 꿈나라입니다. 이 막막한 세 시간의 공백을 어떻게 채워야 할까요?


그래서 저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아침 8시면 문을 여는 '황제 이발소'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느긋하게 케어를 받으며 시간을 보냈죠.


 나머지 세 번 정도는 '썬라이즈'로 출근 도장을 찍었습니다. 그곳에 가면 언제나 저를 반겨주는 스탭들이나, 저처럼 아침잠 없는 다른 여꿈 회원님들과 노가리를 까다가, 10시 땡 치면 바로 옆 '킴스파'에서 마사지를 받고 돌아오는 것이 저의 완벽한 오전 루틴이었습니다.


오후가 되어 그녀가 일어나면, 비로소 '우리'의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함께 늦은 점심을 먹고, 햇볕을 극도로 싫어하는 그녀를 위해 주로 쇼핑몰 같은 실내에서 데이트를 즐겼죠. 그리고 밤이 되면 그녀의 친구들과 어울려 술 한잔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네, 아시다시피 뜨거운 '붐붐'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패턴의 연속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지겹지 않았냐고 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녀와의 붐붐이 너무나 즐거웠기에 그 35일이 단 하루도 지겹지 않았습니다. ㅎㅎ 물론 중간중간 다녀온 2박짜리 근교 여행들이 기분 전환도 되고, 지금은 가장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긴 하네요. 돈은 좀 깨졌지만, 그만한 가치는 충분했습니다.

e38c69f353301a0fc6f2b5f12a79a157_1757112127_4418.jpg



 


댓글 48
꽃등심 09.06 07:56  
와...부러운거 투성이네요...

복권이라도 꾸준히 사봐야 겠습니다ㅎㅎ
혹시라도 제가 20박 이상으로 간다면 당첨인겁니닼ㅋㅋㅋ
좌지클루니 작성자 09.06 08:09  
사실 제가 해보니 21일이 딱 좋겠더라구요 그 시점 지나니 한국이 그리워지던 ㅎㅎ
주2 09.06 08:11  
와... 장기간 한번다녀와보는게 목표에요
좌지클루니 작성자 09.06 08:33  
딱 21일까지가 좋더라구요
그레이브디거 09.06 08:16  
1일4붐붐클루니님의 글 잘보았습니다. ㄲ친도
부럽지만 밤체력이 더 부럽네요.
좌지클루니 작성자 09.06 08:33  
그 꽁친 지금은 딴 손놈에게 ㅠㅠ
모두스 09.06 08:16  
돈으로도 못사는35일간의 여행 중요하죠~~~
부럽습니다
물론 ㄲ친이 있다는게 젤 부럽지만ㅋㅋㅋ
장기여행도 부럽습니다ㅋㅋㅋ
좌지클루니 작성자 09.06 08:24  
작년일입니다.. 그 꽁친 지금은 다른 손놈에게 가있죠 ㅎㅎ
초롱이네 09.06 08:27  
굿모닝입니다 구글 장교님

사진속음식이 보네 라는 음식인가요?

처음봤는데 진짜 맛나보입니다

저는 그동안 베트남 헛다닌거같습니다 ㅠㅠ

다음방벳때는 꼭 한번 먹어봐야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장교님 ^^♡
좌지클루니 작성자 09.06 08:37  
안녕하세요 초롱장교님~ 저는 장교님이 처가집에서 대접받는 음식이 더 먹어보고 싶더라구요 ㅎㅎ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워킹데드 09.06 09:00  
15일이라도 가보고 싶어요 ㅋ 그땐 ㅂㅂ 할 힘이 있을런지 모르겠지만여 ㅋ
좌지클루니 작성자 09.06 12:13  
15일이면 괜찮을거 같네요 ㅎㅎ 약빨로 이겨내시죵
우기아빠 09.06 09:09  
이거 1편으로 끝나는거 아니죠?
후속작 기대하겠습니다
흥미진진해지는데...
딱 끊기네요 ㅎㅎㅎ
좌지클루니 작성자 09.06 12:14  
제 전 꽁친과의 후기는..제 과거글 보시면 많습니다 ㅎㅎ
아이미 09.06 09:13  
이정도면 현지처 아닙니까?
항상 부럽네요...
좌지클루니 작성자 09.06 12:14  
현지처 였었죠..지금은 다른 손놈에게 가버린..
민이민이 09.06 09:21  
진짜 좌클님은 내공이 엄청 나신거 같습니다. ^^
35일 함께한 꽁은 동굴 확장 되었겠네요. ㅜㅜ

좌지클루니 작성자 09.06 12:15  
동굴확장 ㅎㅎ 제 소중이가 작아서 그렇지는 않았을겁니다 ㅋㅋ
투투 09.06 09:25  
1일 4떡이 일상이라니.....일상이라니...
좌지클루니 작성자 09.06 12:15  
안줘서 못먹죠 힘들어서 못먹을 일은 없쥬
콩치즈 09.06 09:29  
저도 장박 해보고 싶네요^^ 후기 감사합니다~~
좌지클루니 작성자 09.06 12:16  
한번쯤은 해볼만 합니다 ㅎ
이치 09.06 09:50  
체력이 정말 대단하세요 ㅎㄷㄷ
좌지클루니 작성자 09.06 12:16  
방금도 두시간반 하체조지고 왔네요
꿀벌 09.06 10:03  
긴 일정 하루 네번은 상상도 쉽지 않네요...ㅋㅋ

체력이 대단하십니다...^^

좌지클루니 작성자 09.06 12:16  
도전해보시죠 ㅎ
코코 09.06 10:08  
35일 매일 하는 건 꿈같은 일인데 그걸 실현하셨군요 ㅎㅎ
좌지클루니 작성자 09.06 12:17  
아..중간에 전 꽁친이 아파서 연속기록은 21일인가 그래요 ㅎ
호치민가나 09.06 10:41  
크 한달살기는 제꿈인데 벌써 이루셧군요
좌지클루니 작성자 09.06 12:17  
3주쯤 지나면 집생각 나십니다 ㅋ
삼성헬퍼 09.06 10:47  
한달살기에 로망이긴하죠 ㅋ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 ㅋㅋ 저도 아침에 보네먹는걸 좋아해요 ㅋㅋ
좌지클루니 작성자 09.06 12:18  
아침보네 메뉴중 가끔 꽁치가 있는집 있는데 드셔보세요 ㅎㅎ 맛있더라구요
베스트드라이버 09.06 11:44  
보네나 국수클루니님이 추천해주신 반깐꾸어 꼭 먹어보겠습니다^^
좌지클루니 작성자 09.06 12:18  
드셔야할 음식들이 많습니다 ㅎㅎ
무온지 09.06 12:05  
3주 여행이 가장 적당한가보네요ㅎㅎㅎ
좌지클루니 작성자 09.06 12:18  
저는 그렇더라구요
페드리 09.06 12:06  
콩고기 껌땀 맛 궁금하네요 ㅋㅋ 자고있는 사람 소중이에 후시딘 바를 상상하니 재밌습니다 ㅋㅋ
좌지클루니 작성자 09.06 12:19  
바르시고 바로 삽입은 안됩니다 ㅋㅋ 저녁까지 기다리셔야하는..
곤니찌왕 09.06 13:14  
저를위한(?)글 잘보았습니다 ~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ㅎㅎ
기회가 되면 한국에서 식사한번 대접해드리고 싶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ㅎㅎ
좌지클루니 작성자 09.06 13:45  
곤니찌왕님을 위한 글이 맞습니다 ㅎㅎ인연이 된다면 어디선가 뵙겠죠 ㅎㅎ
세븐 09.06 13:21  
역시 슈퍼핵뎁장교님의 호치민
라이프는 멋지십니다^^
좌지클루니 작성자 09.06 13:45  
원조뎁짜이 세븐님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죠^^;
키스 09.06 13:53  
일찍 일어나시네요 ㅋㅋ

시작으로 황제이발소 딱이죠 ㅎㅎㅎ
하루 09.06 14:05  
35일간.. 대단 하십니다.
저는 1주일 넘어가면 질리고.. 노동 이라는 느낌을 받더라구요 ^^;;;
사하폴라리스 09.06 19:20  
뎁짜이장교님은 뭐가 달라도 다르시군요..
전 항상 집에만 있는데 ㅠㅠ
놀자비 09.06 21:17  
오래 살아보고 싶긴한데 현실은 휴가..로만ㅠㅜ 부럽습니다
과사랑 09.06 23:54  
고수님의 경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김치찜 09.07 19:15  
1일 4ㅂㅂ 체력이 대단하십니다
저는 집 밖을 잘 나가지 않아서..ㅋㅋ
제목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