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오늘은 특별히 '국수클루니'로 인사드립니다.

혹시 아직도 베트남 쌀국수 하면 퍼 밖에 떠오르지 않는 '베린이' 후배님이 계십니까? 괜찮습니다. 오늘 제 강의를 듣고 나면, 여러분은 꽁과의 식사 자리에서 그 누구보다 자신감 있게 메뉴판을 지배하는 '미식가 행세'가 가능한, 어엿한 '테토남'으로 거듭날 테니까요.

베트남 국수 이름의 법칙: 면 종류 + 주재료 (이것만 알면 당신도 전문가)

베트남 국수의 이름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대부분 '①면의 종류' + '②주재료(고명)' 의 조합으로 이루어지죠. 이 두 가지만 알면, 이름만 보고도 어떤 국수일지 80% 이상 예측할 수 있습니다.

① 대표적인 면의 종류 

 * 퍼 (Phở): 우리가 아는 그 납작한 쌀국수입니다. 국물을 잘 머금는 게 특징이죠.

 * 분 (Bún): 소면처럼 둥글고 가는 쌀면. 쫄깃해서 비빔이나 냉국수에 찰떡궁합입니다.

 * 후띠우 (Hủ Tiếu): '분'보다 더 가늘고 쫄깃한 쌀면. 꼬들꼬들한 식감이 살아있습니다.

 * 미 (Mì): 유일한 밀가루+계란 면. 우리의 라면과 비슷해서 친숙한 맛입니다.

 * 반 깐 (Bánh Canh): 우동처럼 오동통하고 쫀득한 타피오카 면. 식감 끝판왕입니다.

② 대표적인 주재료 (대충 고기 이름입니다)

 * 보 (Bò): 소고기

 * 가 (Gà): 닭고기

 * 헤오 (Heo): 돼지고기

 * 꾸어 (Cua): 게

 * 팃 느엉 (Thịt Nướng): 숯불고기

이 조합을 알면 이제 응용이 가능합니다. 분 팃 느엉은? → 둥근 '분' 면에 '숯불 돼지고기'를 올린 비빔 국수. 참 쉽죠? ㅋㅋ

자, 이제 이 공식을 바탕으로, 제 혀가 수년간의 임상실험과 수많은 붐붐 전후의 에너지 보충을 통해 검증한 최고의 국수 리스트를 공개합니다.

국물이 끝내줘요: 국물 국수 TOP 4 (해장용)

1위: 반 깐 꾸어 (Bánh Canh Cua)

단언컨대, 베트남 국물 국수의 '황제'입니다. 타피오카가 들어간 오동통하고 쫄깃한 '반 깐' 면발에, 게('꾸어')를 통째로 갈아 넣은 듯한 걸쭉하고 녹진한 국물. 진한 게살과 새우, 선지가 어우러진 그 맛은, 전날의 숙취는 물론이고 고갈된 당신의 올챙이까지 채워 줄 겁니다.

2위: 후띠우 남방 (Hủ Tiếu Nam Vang)

돼지뼈를 푹 고아 낸 맑고 시원한 국물에 쫄깃한 '후띠우' 면, 그리고 푸짐한 고명.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라, 처음 만난 꽁의 입맛을 몰라 고민될 때 주문하면 100% 성공하는, 그야말로 '첫 만남 필승 메뉴'입니다.

3위: 퍼 롱보 (Phở Lòng Bò)

'퍼' 면에 소고기('보')와 소 내장('롱')을 때려 넣은, 진정한 아재들의 쌀국수입니다. 곱창, 양, 천엽에서 우러나온 묵직하고 기름진 육향 그리고 얼큰한 국물은 당신의 숙취를 한방에 날려버릴 겁니다.

4위: 분 보 후에 (Bún Bò Huế)

둥근 '분' 면에 소고기('보')를 얹은 '후에' 지방의 매운 쌀국수. 레몬그라스와 고추기름의 칼칼한 맛이 한국인의 소울을 자극하지만, 특유의 젓갈 향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니 참고하세요, 돼지족발이 들어간 버전이 많은데 꽁들은 환장하더라구요. ㅎㅎ

국물 없이도 완벽해: 비빔/볶음 국수 TOP 4

1위: 반 호이 롱 헤오 (Bánh Hỏi Lòng Heo)

이건 요리입니다. 얇은 '반 호이' 면 뭉치 위에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내장('롱 헤오')을 얹어 채소와 함께 찍어 먹는 음식. 저녁에 시원한 맥주 한잔과 함께 이걸 주문하면, 당신의 미식 수준에 꽁의 눈빛이 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겁니다.

2위: 분 짜 (Bún Chả)

'분' 면과 함께,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 완자('짜')를 새콤달콤한 국물에 적셔 먹는 하노이 대표 국수. 오바마도 먹고 갔다는 스토리텔링을 곁들이면, 당신은 순식간에 교양 있는 남자가 됩니다.

3위: 분 팃 느엉 (Bún Thịt Nướng)

차가운 '분' 면 위에 숯불 돼지고기('팃 느엉')와 짜조 등을 올리고 소스를 부어 비벼 먹는국수, 꽁들이 이거 시키면 놀랄겁니다.오빠는 분짜와 분 팃 느엉을 구분 할줄아는 남자였어? 라구요

4. 미 싸오 보 (Mì Xào Bò)

노란 '미' 면을 소고기('보')와 함께 볶아('싸오') 낸 볶음 국수. 뜨거운 웍에서 터져 나오는 불맛과 굴소스의 감칠맛은 맥주안주로도 제격이죠

*국물 국수 1등 반깐꾸어

https://maps.app.goo.gl/A1K8kEk3Qf87Nrae7



*국물없는 국수 1위 반 호이 롱헤오, 참고로 호치민에서는 못찾았습니다...판티엣 지역음식? 이랄까요..

https://maps.app.goo.gl/4mpysBDvU15c1s2h9?g_st=ak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