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박 동안 4번 헤어진 전설의 여행
좌지클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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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9.03
"오빠가 예약 잘못했잖아!"
호안끼엠 호수 근처 호텔에도착하자, 그녀의 날카로운 비난이 제 고막을 찢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하노이 여행은, 시작부터 그렇게 개판이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로맨틱한 여행을 꿈꿨지만, 결국 남은 건 이별과 화해의 붐붐뿐이었던 남자 이별클루니 입니다.
모든 불행의 씨앗은, 베트남항공인 줄 알고 예약한 '비엣트래블'이라는 짝퉁 항공사가 출발 4시간 전에 24시간 딜레이를 통보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부랴부랴 비엣젯을 다시 예매해 간신히 하노이에 도착했지만, 모든 건 제 탓이 되어있더군요. 결국 호텔에서 대판 싸우고, 저는 혈혈단신으로 쫓겨나 호안끼엠의 야경을 안주 삼아 씁쓸하게 길맥을 했습니다.
물론, 그 와중에도 '헌팅클루니'의 본능은 살아있었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제 눈에는 이미 '로진'의 콩깍지가 단단히 씌어, 눈앞에 지나가는 수많은 꽁들이 그저 못난 오징어로만 보이더군요. 결국 저는 꼬리를 내리고,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하오하오 컵라면을 사 들고 숙소로 복귀했습니다.
방에 들어가 보니, 제가 나갈 때와 똑같은 자세로 침대에 누워 틱톡을 보던 그녀. 그 꼴을 보니 또 화가 치밀었지만, 어쩌겠습니까. 먼저 사과하고, 분노를 담아 격렬한 '화해의 붐붐'을 나누는 수밖에요. ㅋㅋ
호텔에서 이틀을 보내고, 미리 예약해 둔 아파트로 이동했는데… 와… 이건 뭐, 사진이랑 달라도 너무 다른 수준이었습니다. 거의 사기죠.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또다시 폭발했고, 우리는 두 번째 대전쟁을 치렀습니다. "나 혼자 호치민 갈 거야!"라며 짐을 싸는 그녀를 겨우 달래, 부랴부랴 미딩 근처의 컨디션 좋은 아파트를 새로 잡고 나서야, 또 한 번의 격렬한 '화해의 붐붐'으로 휴전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니, 하노이 6박 일정 동안에만 총 4번을 헤어졌더군요.
그렇게 미딩에 새로운 베이스캠프를 차린 날, 저는 드디어 '하노이 대통령'이라 불리는 그분을 영접했습니다.
그의 닉네임은 '사바폴'. 얼마나 많은 여자를 후리고 다녔으면 닉네임에 '바람둥이'가 들어갈까 싶더군요. 그리고 그가 동반한 꽁의 미모는… 제가 베트남에서 본 꽁 중에 단연 TOP 3 안에 드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렇게 제 지인 커플, 사바폴님 커플, 그리고 저희 커플, 총 여섯은 하노이의 밤이 깊어가는 줄 모르고 술잔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저희는 하이즈엉으로 향하게 되는데…
그렇게 마무리 되는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술자리가 파한 새벽1시30분경..아파트에 들어가는데 경비가 그녀를 세웠는데 직업에 자격지심 때문이였는지 그녀는 경비랑 대판 싸우더라구요. 대충 이야기 들어보니 ID카드를 달라 하는거 같아서 저는 조용히 숙소로 올라가서 그녀의 신분증 뒤에 큰형한장 껴서 경비에게 줬고 겨우 수습해서 올라왔는데..
경비에게 왜 돈 줬냐고 또 성질내는 그녀..
저도 결국 못참고 처음으로 쌍욕박고 꺼지라고 했네요. 당장 호치민으로 꺼지라고..근데 그시간에 비행기가 있을리가요 ㅋㅋ
결국은 또 붐붐으로 화해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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