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생각나는밤~
좌지클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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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8.24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고 했던가요. 쉴 새 없이 달려온 관계가 끝나고 4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르니, 이제야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방벳이 약 2주남은 시점..
원래 이맘때쯤이면, '이번엔 또 어떤 새로운 인연을 만날까'하는 설렘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야 정상인데 말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번엔 좀 다르네요. 모든 게 다 부질없게 느껴진달까요.
전 꽁친과의 1년을 복기하고, 처절했던 내상을 곱씹어보며 '다음 사랑은 어떻게 해야 실패하지 않을까'를 수없이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그 고민의 끝에서 마주한 건, 희망이 아니라 지독하게 현실적인 문제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죠. 어쩌면 제 안에서, 여자라는 존재에 대한 흥미 자체가 희미해져 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학창 시절, 제 가슴을 뛰게 했던 영화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비포 선라이즈'죠.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하룻밤 동안 서로에게 미친 듯이 빠져드는 그 순수한 로맨스. 저는 평생 그런 사랑을 꿈꿔왔습니다. 어쩌면 베트남에서, 그런 운명 같은 상대를 만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세상에 그런 사랑은 없다는 것을요. 모든 만남에는 대가가 따르고, 모든 관계에는 유통기한이 있다는 지독한 현실을, 너무 늦게 깨달았나 봅니다.
소주 한잔했더니 잡생각이 많아지는 밤입니다.
다들 존밤 되시고, 저처럼 쓸데없는 생각에 밤잠 설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곤니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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