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랩 어플'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알려드렸는데, 다들 잘 숙지하셨습니까? 오늘은 그보다 더한 최종병기인 마지막 수사 기법을 전수해드리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그녀의 모든 알리바이를 분자 단위로 분쇄했던 남자, '탐정클루니'입니다.

(수사 A/S: 몇몇 후배님들 제보에 따르면, 요즘 꽁들은 그랩 말고 'Xanh SM'이라는 어플도 많이 쓴다고 합니다. 제 전 꽁친은 'ShopeeFood'로 빈홈에 음식을 시켰다가 걸린 적도 있으니, 배달 어플도 참고하십시오. ㅋㅋ)

자, 그럼 마지막 3단계 수사 기법, '구글맵 타임라인'입니다.

아마 여러분의 꽁친 99.9%는 아이폰을 쓸 겁니다. 하지만 손놈들과 소통하려면 구글맵은 필수적으로 깔려있죠. 여기서 핵심은, 꽁들은 구글맵을 거의 쓰지 않기 때문에, 그 안에 '타임라인'이라는 무시무시한 감시 기능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른다는 겁니다.

이미 두 번의 검거로 관계의 주도권을 잡으셨다면, 당당하게 핸드폰을 요구하십시오. 그게 아니라면, "자기야, 나 가고 싶은 식당 있는데, 구글맵으로 좀 찾아줘"라며 자연스럽게 그녀의 폰을 넘겨받으세요. 그리고 본인 폰으로 미리 연습해 둔 순서대로, 구글맵 설정에 들어가 '타임라인' 기능을 활성화시키십시오. 

베트남어로 되어있어 헷갈릴 수 있으니, 아이콘 모양과 위치를 정확히 외워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위치 서비스를 '항상 사용'으로 바꾸는 것, 잊지 마시고요.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덫은 설치되었고, 사냥감은 아무것도 모른 채 제 발로 덫을 향해 걸어 들어올 겁니다.

그리고 다음 방벳 때, 그녀의 구글맵 타임라인을 확인해보십시오. 지난 몇 달간 그녀가 어떤 호텔을, 어떤 아파트를, 얼마나 자주 방문했는지 분 단위까지 기록된 완벽한 범죄 기록을 보게 되실 겁니다. 이건 뭐, 검거를 넘어선 '사찰'의 수준이죠.

저는 이 방법을 통해 마지막으로 그녀의 외도를 확인했고, 그날 이후 더 이상 그녀의 2차를 막지 않았습니다. 그때가 아마, 우리가 완전히 헤어지기 한 달 전쯤이었을 겁니다. 그 타임라인을 본 순간, 제 마음속에서 그녀를 조금씩 지워나가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방법들을, 지독한 '로진병'에 걸린 선후배님들께 강력히 추천합니다. 누군가를 마음에서 한 번에 지우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결국, 조금씩 정을 떼어내는 수밖에 없죠. 그녀에 대한 실망을 의도적으로 키워나가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스스로 파괴해나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어쩌면, 호구가 내상을 최소화하며 살아남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화이팅입니다 선후배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