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ㄱㄹ꽁과의 첫만남_10부
좌지클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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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8.14
안녕하세요 호구 오브 호구, 호구왕 호구클루니 인사드립니다.
이번 이야기부터가 바로, 제가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본격적인 '내상 떡밥'들이 풀리는 구간이겠네요.
지금 돌이켜보면 이때부터 수많은 적신호가 켜졌는데, 사랑이라는 것에 눈이 멀어 애써 그 진실을 외면했던 것 같습니다.
뭐, 어쩌겠습니까. 우리네 같은 금사빠에 로맨티스트들은 꼭 똥인지 된장인지 직접 찍어 먹어봐야 정신을 차리잖아요?
아무튼, 아직은 행복했던 '행복클루니' 시절의 마지막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겠습니다.
그 폭풍 같던 밤이 지나고 저희는 언제나처럼 뜨거웠습니다. 곧 있으면 저는 귀국해야 했고, 약 열흘 뒤에 다시 돌아와 35일간 함께 할 예정이었죠. 뭐가 그리 좋았는지, 그저 함께 먹고, 자고, 싸고? 읭? ㅋㅋ 뭐, 돌이켜보면 싸는 걸 참 많이 하긴 했네요. ㅎㅎ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꽁친의 지인이라는 '마담 언니'와 함께 술을 한잔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약속 장소가 참 기가 막히더군요. 그 마담 언니가 일한다는 'ㅅㅌㄲ' 바로 앞의 해산물 식당이었습니다. 찜찜한 기분은 어쩔 수 없었지만, 애써 태연한 척 자리에 앉았죠. 아는꽁 만날까봐 두근두근 하면서 말이죠 ㅋㅋ
제가 그때 베트남어 공부에 꽤나 열심이었던 시절이라, 단어들은 한 20~30% 정도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둘이 나누는 대화를 귀동냥하며 눈치로 대충 때려 맞춰보니, 제 꽁친이 저와의 약속을 어기고 계속 'ㄱㄹㅇㅋ(가라오케)'에 나가고 있다는 심증이 들더군요.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습니다.
그날 밤, 그녀가 잠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고요한 새벽, 저는 결코 열어서는 안 될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야 말았습니다. 그녀의 핸드폰을 들어 잘로(Zalo)와 카카오톡에 있는 메시지들을 모조리 번역기를 돌려보기 시작한 겁니다.
하… 그녀의 실체는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과거 이모의 남자친구가 제게 예언했던 그대로의 상황들.
이혼했다면서 친구처럼 지낸다던 전남편과 나눈 섹슈얼한 농담들. 수많은 손님들에게 일괄적으로 보낸 ‘오빠, 보고 싶다’ 식의 메시지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ㄱㄹㅇㅋ 출근 단체 잘로방’의 수많은 대화들까지.
저는 그 자리에서 극대노했습니다.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습니다. 당장 그녀를 흔들어 깨워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그녀는 당황한 기색으로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하더군요. 'ㄱㄹㅇㅋ'는 맞지만 자기는 절대 손님과 밖으로 나가지 않는 '안나가요'로만 일을 한다, 손님들과의 대화는 오래된 인연이라 예의상 대답하는 것뿐이다, 전남편도 정말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다 보니 그랬다… 하… 지금 생각하면 그때 단호하게 끝내는 것이 정답이었습니다.
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내가 너에게 매달 주는 2,000만 동은, 네가 그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직업을 찾는 동안 쓰라고 주는 생활비 아니었냐고.
그러자 그녀는 울면서 매달리더군요. 가족과 딸을 부양해야 하기 때문에 그 돈만으로는 부족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그러면서 제 귀에 대고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난 오빠만을 사랑해. 그러니까 절대 손님과 나가지 않을 거야. 그냥 일하는 것만 이해해주면 안 될까…?"
흠… 잠시만요. 지금 이 글을 쓰는 중에도 그때의 분노에 손이 부들부들 떨립니다.
이런 호구클루니 새끼야!! 넌 진짜 ㅂㅅ이야…
아… 물론 저 자신에 대한 분노입니다. 여러분은 부디 제 글을 반면교사 삼아서 절대 저 같은 호구가 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울컥한 마음 좀 가라앉히고, 다음 편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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