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ㄱㄹ꽁과의 첫만남_3부
좌지클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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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8.12
안녕하십니까. 운명은 노력하는 자의 편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운명클루니'입니다.
지난 편에서, 이틀간의 폭풍 같은 붐붐 끝에 전 꽁친이 제게 무언가 말을 꺼냈다고 했었죠. 그 운명적인 한마디는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오빠, 나랑 같이 고향에 가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제 머릿속에서는 '오오~드디어 올게 왔구나' 라고 생각했죠.
당시 '베린이(베트남 어린이)'였던 저는 생각했죠. '아! 이것이 바로 선배님들이 여꿈에서만 말씀하시던, 전설의 '찐 남친루트'인가?' 드디어 내가 관광객의 신분을 벗고, 그녀의 가족에게 인정받는 단계로 진입하는구나!
...라고 착각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딴 건 없더군요. ㅋㅋ 그녀가 '남자친구'라고 가족에게 소개시킨 남자는, 제가 아는 것만 저 포함 세 명이었습니다. 그 '찐 남친루트'는 사실 호구행 급행열차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었죠.
어쨌든, 당시의 저는 찐 남친이 된다는 생각에 한껏 들떠 있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그녀는 완벽한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한 살 차이 나는 막내 이모가 마침 오늘 고향으로 간다는데, 같이 가요."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는 이모가 동행한다? 이건 뭐 의심할 여지 없이 완벽한 그림 아닙니까. 저는 쾌재를 부르며 외쳤죠. "오히려 좋아!"
그렇게 도착한 버스 정류장. 저 멀리서 이모라는 분이 걸어오는데... 음? 왠지 낯이 익습니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오는 또 다른 꽁 한 명과, 한국 남자 두 명?!!?!
...엥? 형님이 여기서 왜 나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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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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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그분들은 다름 아닌, 과거 여꿈빌라 정모 때 같은 테이블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친해졌던 바로 그 병장님과, 심지어 저와 동갑이라 친구먹기로 했던 그분의 동생이었던 겁니다.
세상 참 좁더군요. ㅋㅋ 아니, 여꿈 바닥이 좁은 거겠죠.
저의 설레는 '찐 남친루트'는 시작도 전에, 갑작스러운 '여꿈 번개 정모' 현장이 되어버렸습니다. 잠시 동안의 정적 후, 우리는 반가운 마음에 서로 인사를 나누고, 그렇게 우리 여섯은, 슬리핑 버스에 나란히 몸을 싣고 그녀의 고향인 무이네로 떠나게 됐죠.
한 여자의 가족을 만나러 가는 설레는 여정이, 순식간에 형님들과 함께하는 유쾌한 단체 여행으로 바뀌어버린 겁니다. 도대체 이 여행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그럼 다음편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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