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산지의 어제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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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산지의 어제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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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중학교 때 소풍간 곳이라고

글 올린 적 있는 대구 봉무공원의

단산지입니다.


위는 어제 오후에 어머니가 사시던

집에 도착하자마자 찍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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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찍은 단산지입니다.


중학교 때 소풍을 왔을 때는

단산지가 대구 외곽에 있었지만

지금은 아파트촌 주변에 위치하여

많은 대구시민들이 찾고 있습니다.


새 아파트를 계약하고 입주 직전에

아파트 구경을 오신 선친께서는

단산지가 보이는 현재의 아파트가

미분양임을 아시고

분양받은 33평을 현재의 38평짜리로

바꾸자고 했습니다.


모는 집안 일을 혼자 해결해야 했던

어머니께서는 청소할 넓이가 넓어진다고

반대를 했지만

의견충돌시 한 번도 져 본 적 없는

경상도 사나이였던 선친 마음대로

아파트를 바꾸었습니다.


아침마다 창밖으로 단산지를 보며

좋아하시던 남편을 보시고

청소를 할 때마다 불평을 늘어놓던

어머니는 6년 전 선친이 세상을 뜨시자

아파트를 내놓고 다른 곳에 더 작은

아파트 분양신청을 하셨습니다.


평생 추첨에서 당첨된 적 없는 어머니는

1/200도 안 되는 확률을 뚫고

당첨되어 좋아하셨습니다.


그러나 약 2.5년 후 입주할 때까지

현재의 아파트가 팔리지 않자

세를 놓아야 했는데

새 아파트의 세가 잘 나가므로

계속 현재 아파트에 사시고

새 아파트는 세를 내 주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살아오신 아파트를

제가 구입해여 저는 2주택이 되었습니다.


이사온 날부터 남편과 사별하는 날까지

어머니에게는 애물단지인 아파트였지만

어쩌다 한 번 오는 손자 손녀들까지

아침마다 단산지를 보며 좋아했고

사별 후 떠나려했지만

2-3년이 지나 떠날 때가 되자

아파트 노인들과 친해져

여생을 여기서 보내셨습니다.


앞으로 몇 번이나 여기서 밤을 보낼지는

모르겠지만 창밖으로 단산지를 내다본

경험과 추억은 영원히 간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댓글 18
좌지클루니 08.02 07:26  
고향에 가셨군요,푹 쉬다 오세요
과사랑 작성자 08.02 07:28  
감사합니다. 주말에 유품 정리를 해야겠습니다.
김치찜 08.02 09:44  
어머니의 아파트까지 매수해서
어머니와의 추억들도 금방 잊혀지지는 않을듯 합니다
슬퍼할때는 슬퍼하고
그리워할때는 그리워하시면서
그렇게 보내세요...
과사랑 작성자 08.02 10:25  
유품을 뒤지다 보니 별 게 다 나옵니다.
제가 초 4-5때 신문배달을 4개월
한 적 있는데 월급명세서를
발견하니 추억이 새롭습니다.
네팔 08.02 10:11  
좋은기억 많이 가지고 오셔요
과사랑 작성자 08.02 10:26  
아파트 곳곳에
과거의 추억이
숨어 있습니다.
꿀벌 08.02 10:12  
어머니와의 추억이 담긴 아파트를

간직하게 되셨군요!

어머님과 있었던 일들을

추억하며 주말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과사랑 작성자 08.02 10:27  
간직하는 게 아니고 유품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현재 2주택이어서 빨리 팔아야 합니다.
그레이브디거 08.02 10:51  
어머님께서 돌아가셨군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과사랑 작성자 08.02 11:28  
갑자기 가셔서 섭섭하지만
평소에 원하시던 대로
되셔서 다행입니다.
도피오샷 08.02 11:22  
잘 정리하시고 주말도 잘 보내세요.
과사랑 작성자 08.02 11:29  
지금 유품 정리중입니다.
별의 별 것이 나와서
옛 추억을 떠올리곤 합니다.
세븐 08.02 11:45  
추억의 시간  잘 간직하시길
바랍니다~~
과사랑 작성자 08.02 11:48  
감사합니다.
넷이 함께 하니 생각보다 정리가 빠릅니다.
키스 08.02 11:50  
생각에 잠기게 되는 글이네요..^^
과사랑 작성자 08.02 11:53  
두 아들과 며느리가
즐거운 기분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빨리 일상으로 돌아와야지요.
초롱이네 08.02 12:28  
어머님의 명복을빕니다 과사랑님

좋은곳에서 편히 쉬시길 기도하겠습니다

마무리 잘 하시고 조심히 올라오세요 장교님
과사랑 작성자 08.02 13:05  
두 아들과 며느리들이
한 번에 정리를 하니
예상보다 빨리 일이 진행되어
이번 방문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아쉬움은 있지만
일상복귀 잘 하는 중입니다.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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