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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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7.26
약 두 달 전, 혼자 사시는 어머니께서
응급수술을 받으시면서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오셨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습니다.
수술 자체는 잘 끝나서
전보다 더 건강해지셨지만
다른 병이 있는 건 몰랐습니다.
수술후 한 달이 지나는 동안 어머니는
"그 때 다섯가지중 한 가지만 잘못되었더라도 나는 네 아버지에게 갔다"
며 남은 인생은 우리가 헤어질 마음의
준비를 하는 시간이라 하셨습니다.
수술 집도의는 수술 5주후에 오시라 했는데
그 2-3일 전부터 컨디션이 안 좋다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를 만난 의사는
뭔가 이상이 있음을 직감하고
입원시킨 후 여러 검사를 했으나
여러 전문의가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장거리를 달려 굴지의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오늘이 10일째인데 3일 전부터 의사소통이
어려워졌고 통증으로 고생을 하십니다.
오늘 가까운 친지들이 모여 작별인사를 했지만 아마 기억을 못하실 겁니다.
눈에 눈물이 고이는 이는 있지만
흘리는 이는 없었습니다.
이제 아버지곁으로 보내드리자.
좋은 기억 많이 간직하자.
...
참석자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진 후
보름 동안 병상을 지킨 동생 대신
하룻동안 제가 병상을 지키고 있습니다.
힘들어하셔서 약으로 잠을 재우고 나니
지금까지 들어본 어머니 코골이중
가장 큰 코고는 소리가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이렇게 편히 주무실 수 있는 걸
하루하루 수면제로 버티셨다니...
두 달 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 왔지만
아쉬움이 남지 않은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아버지보다 어머니를 훨씬 좋아하고 따랐지만
해미의 한 펜션에 모시고 가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지만
이번 생에서의 인연은 수일내로 마무리를 해야겠습니다.
오늘이 어머니와 함께 하는 마지막밤인데
이 시간이 주어짐에 감사합니다.
(내일 동생과 교대하면 떠나실 때까지
병실에서 잘 일은 없을 듯합니다)
7월 4일 아침에 어머니로부터 받은 아침상이 마지막이 되었지만
함께 한 좋은 추억 잘 간직한 채
웃으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하이체크
사하폴라리스
도피오샷



띵똥

포커페이스
서언

옥수수
굿밤

민이민이
후끈새우깡
미스터블루
인애초로
준준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