ㄹㅌㅌ에서 ㄲ에게 찜을 당하다(1)
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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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7.05
ㅇㅎ에 능하지 못한 제가 ㄹㅌㅌ과 ㅍㅅㅌㄹ 거리에 대해 들었을 때
바가지가 무서워서 감히 가 볼 생각을 못했지만
호기심은 생겨서 지난 1월에 두 번 방문을 했습니다.
첫 번째는 오전 10시경이었는데
예상대로 휴일 아침처럼 거리가 조용했습니다.
그래서 가슴 활짝 펴고 주인공인 것처럼 ㄹㅌㅌ을 돌아다니면서
공기 냄새만 맡고 돌아왔습니다.
작전대로 구경을 잘(?) 하고 나니
사람들이 붐빌 때에는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이틀 후 저녁시간에 방문을 했습니다.
밤에 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6시경, 저처럼 눈팅하러 온 손님은 몇 명 보였지만
실제 즐기러 온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거리는 한산했습니다.
그래도 호객 행위를 하려는 것인지
내부에 머물면 에어컨 안 켜 놓은 실내가 덥기 때문인지
(안 들어가봤으므로 실제 에어컨 사용여부는 모릅니다)
가게 문 앞에는 ㄲ들 몇몇이 나와서
휴대폰을 보기도 하고, 서로 잡담을 하기도 하고
제게 눈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오랜 기간 여성들에게 퇴짜만 맞은 제게는
충분히 가슴을 뛰게 할 만한 외모였고, 눈까지 맞춰 주니
고맙다기보다 끌려들어가 바가지를 쓸까봐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모른척하며 지나가는데 알아듣지 못할 말을 걸기도 하고
살짝 신체가 접촉하는 경우도 있어서
점점 더 불안해지는 가운데
그래도 그 구역을 한 바퀴는 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어느 가게에 들어갈까 둘러보는 척하며
꿋꿋이 느린 걸음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오빠”라는 소리가 두세 번 들렸고,
저도 모르게 작지 않은 미소가 지어지는 순간
눈을 맞추는 게 부담스러워서 둘러보기를 중지하고
앞만 보면 느린 걸음으로 걷고 있었습니다.
그 때 한 명의 ㄲ이 제 앞으로 반 이상 가로막더니
“오빠, 들어가자”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경험하는 상황에
제 얼굴에 웃음이 커졌지만
아무도 없는 매장에 혼자 들어갔다가
우루루 몰려와 바가지를 씌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폭되어
티를 내지 않고 ‘다른 곳도 봐야지’라는 생각으로
여유로운 웃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손을 뿌리치고
두 걸음째를 내딛는 순간
“누가 할아버지 아니랄까봐”
라며 뒷통수를 강타하는 유창한 한국말이 크게 들려왔습니다.
들어가자고 한 ㄲ과 목소리가 똑같았습니다.
끌려들어갈 까봐 불안하기는 했지만
이대로 그냥 가면 한국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멈추고 1초간 생각을 한 후
(사실은 생각을 하는 척 한 후)
뒤를 돌아 길을 가로막았던 ㄲ과 눈을 맞추고
“내가 할아버지야? 다시 말해 봐.”
라고 하자
ㄲ이 아주 간지러우면서도 느끼하고, 귀여우면서도 약간은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오빠, 음료수 한 잔 사 주라”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주변의 눈길이 느껴지는 가운데
이대로 물러서면 안 되고 주도권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한 바퀴 둘러보고 너보다 나은 ㄲ이 없으면 여기 올게”
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이 ㄲ은 더 귀여운 표정으로
“내가 최고야, 여기 봐봐, 나보다 이쁜 ㄲ 보여?
나중에 오면 나 바쁠지도 몰라”
라는 것이었습니다.
한국말을 잘 하는 데다 몇 마디 나누다 보니 마음이 풀어졌지만
그래도 처음이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불안이 있어서
“네가 최고인지 확인해 보고 올 테니 잘로나 줘.”라고 했고,
그 ㄲ은 선뜻 잘로를 전해 주었습니다.
이게 ㅇㅎㄲ에게 받은 두 번째 잘로입니다.
“나 오늘 여기 처음인데 한 바퀴 돌아본 후에 다시 올게”라고 하자
그녀는 네가 무슨 처음이냐 하는 표정과 함께
주변 ㄲ들에게 다 들어라는 듯이
“꼭 와야 해”라고 큰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습니다.
한국말이니 주변 ㄲ들이 알아듣지 못했겠지만
지가 나를 찜하는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해서 찜을 당했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반응 봐서 천천히 올리겠습니다만 기대는 금물입니다.
늙은 쏘우짜이의 미래는 (밝기는 고사하고) 항상 캄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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