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병 달래는 나만의 방법
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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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6.26
제가 부서장인데 기관장으로부터
갑자기 골치아픈 문제를 도와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말이 요청이지 떠맡기다시피 한 건데 제가 갑이므로 튕겨도 되기는 합니다.
불쌍하니 갑질해 가면서 도와주자는 생각으로
2주일 예정으로 TFT를 구성하고 나니
구성원들 중에 곧장 진도를 마구 빼는 직원도 있고,
하기 싫어서 억지로 하는 직원도 있는데
내일 아침에 중간점검을 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말과 다르게 워낙 점잖으므로 아직은 갑질하지 않고 있습니다.ㅋㅋㅋ)![]()
아침에 중간회의 후 오후에 조금씩 뭔가가 모이기 시작하길래
점검은 내일 하자고 하면서 일단 퇴근하라고 했습니다.
저는 답답하지 않은데 기관장은 제게 맡겨 놓고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고 있으니
내일 아침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저녁으로 제가 주문한 메뉴는 두부찌개와 오징어 삼겹살이었습니다.
제가 소주를 안 좋아하니 "술은 생략"이라 했고,
요즘 젊은이들은 확실히 술이 빠지는 걸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소수만 따라와서 비용이 덜 들어서 좋았습니다.
낮에 (하기 싫기는 하지만) 오로지 한 명에게만 생색내는 일을 하고
해가 진 후 맥주와 먹태를 즐기고 있으니
황제에 못 가고 있는 아쉬움이 반은 해소되는 듯합니다.
내일 아침에 기관장의 표정을 봐서 약간이라도 반응이 좋아 보이면
오늘 돈 들었다는 이야기를 꺼낼 것이고
반응이 안 좋으면 예산을 짤 때 기관장 사정 안 봐 주고 제 자율성을 발휘할 겁니다.
(현재의 일은 돈을 쓰는 게 아니라 따 오는 것이므로 밑져도 본전입니다)
"나는 갑이야"
결코 호치민에서 ㅉㅇㅂ할 때는 할 수 없는 말이지만
직장에서는 하고 있으니 제 인생도 참 특이하기는 합니다.

후
리브리
페리도트
김치찜
서언
키스
하이체크
도피오샷
옥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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