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마지막 대사
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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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5.26
용돈이 없어서 극장에는 거의 가지 못하던 시절에
대학생이던 사촌누나에게 물었습니다.
"누가,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가 뭐야?"
누나의 대답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였습니다.
그리고 그 해에 이 영화를 볼 기회가 왔습니다.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대충 4류까지 구분하던 극장 중 2류 극장에 가니
사람들이 빽빽해서 서서 영화를 봤습니다.
3시간 반 정도 되는 길이도 문제지만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는 것도 처음 보는 특이한 경험이었습니다.
남북전쟁이라고는 링컨 전기에서 본 글자가 전부였던 중학교 1학년이
그 영화내용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아기가 죽었을 때 주인공 부부가 슬퍼하는 장면과
영화 마지막 순간에 (각종 시련에 처한) 여주인공이
"내일은 다른 해가 뜰 거야"라고 번역된 문장을 내뱉습니다.
Tomorrow is another day.
중학교 1학년이 자막 대신 영어를 알아듣는 게 불가능했겠지만
옳고 그름에 상관없이 마지막 순간에 주인공이 내뱉은 말과
번역이 달라 보여서 지금보다는 IQ가 높았던 그 시기에
이 영어와 한국어가 뇌리에 꽉 남았습니다.
지난 주 목요일부터 제가 가는 곳마다 흐리거나 비가 내렸습니다.
그 와중에 정신적 소모가 크지만 인생에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을 거쳐가면서
'아직은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으니 시간이 조금만 더 주어지면 좋겠다'
고 생각했는데 어제는 비가 개었고, 오늘은 둥근 해가 하늘에 높이 솟아올랐습니다.
인생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은 즐거움을 더 크게 해 주기 위함이라고
누군가가 오래 전에 쓴 글을 본 적 있습니다.
달콤하기 위해 설탕을 뿌리기보다 설탕과 소금을 함께 넣는 게 더 좋다는 문장도
함께 씌어 있었습니다.
또 새로운 한주가 시작됩니다.
이번 주도 인생에서 추억과 보람이 간직될 수 있는 한 주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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