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걷혀 가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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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걷혀 가는 아침입니다

과사랑 22 13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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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용하는 방은 아침에 햇빛이 정면보다 약간 왼쪽에서 잘 들어옵니다.

블라인드를 쳐 놓았지만 햇빛이 그걸 뚫고 들어올 정도입니다.


여름이 되면 겨울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므로 눈을 뜨면 밝아도 해가 보이지 않지만

조금만 미적거리면 둥근 해의 윤곽이 블라인드 뒤로 보입니다.


오늘은 햇빛이 강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좀 더 이불 속에 머물다 밖으로 나와 보니

거실도 평소만큼 밝지 않았습니다.


뭔가 이상해서 창을 열어보니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 현재 제가 사는 도시에서 절친이 수개월간 파견근무를 할 때

주말에 심심하다고 놀러오라고 해서 왔다가 

아침 일찍 일어나 장거리 당일 여행을 한 적 있습니다.


그 때는 지금보다 훨씬 젊었고, 저는 차가 없으며 친구만 차가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저를 잘 아시던 부모님은 경제관념이 철저하신 분이었는데 

그 때 둘이 다녀온 여행경로를 들으시고는 아들을 (오래된 고물차의 고장으로) 잃을까봐

대학졸업 후 처음으로 부모님이 아들을 위해 돈을 쓰셔서 차를 사 주셨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그 날 친구와 둘이 간 길은 오전이 한참 지나도록 안개가 걷히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그 때를 돌이켜보면서 여러 가지 기억을 되살릴 수 있을 정도로

1. 위험한 길을 오래 달려갔고,

2. 첫 목적지는 예상보다 지저분하여 아름다운 바다를 담을 수 없었고,

3. 분명 가을이었지만 체감은 겨울이어서 고생했고,

4. 돌아오는 길에 길을 잘못 들어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등

다양한 고생(?)을 했지만 덕분에 

'우리 그 때 그 고생 안 했으면 지금쯤 모든 기억을 잊어버렸을 거야'

라며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곤 합니다.


출근길에 본 하늘은 안개가 반 이상은 걷혀진 듯했습니다.


지금 제 사무실에 블라인드가 있어서 밖이 보이지 않는데

어쩌면 지금쯤 안개가 모두 걷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침에 창문을 열었을 때 안개낀 걸 보니

웬지 상쾌하지가 않아서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곧장 이미 강산이 세 번이나 지난 과거 기억을 떠올리고

친구와 오래간만에 메시지를 주고 받았습니다.


세상에는 양면이 있고, 한쪽이 아주 오래 지속되지는 않습니다.

아침에 안개 보고 잠시 기분이 안 좋았지만

곧장 마음을 바꿔 먹으니 친구와 아침 인사도 나누게 되고

과거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초보운전 시절, 국도를 잘못 들어가서 고생한 기억은

그 후로 길을 잘못 찾을 때마다 제자리로 갈 수 있는 힘이 되곤 했습니다.


한 주의 시작이라고 글 올리는 일이 너무 잦습니다.

이러다 보면 인생이 짧아지는 느낌이 들 테니

하루하루 더 즐겁고 보람있게 보내셔야 

먼 훗날에 돌이켜볼 때 지나간 시간이 덜 아까울 것입니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댓글 22
인애초로 05.12 08:58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과사랑 작성자 05.12 23:31  
정신없이 하루를 보냈지만 좋은 하루가 되었습니다.
인애초로님도 하루 잘 보내셨으리라 믿습니다.
초롱이네 05.12 09:02  
굿모닝입니다 과사랑님
새롭게 시작된 한주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장교님
과사랑 작성자 05.12 23:32  
오늘은 아침에 글 올리고 밤 11시 지나서야 카페에 들어왔습니다.
바쁜 만큼 보람과 즐거움이 있었던 하루라 할 수 있습니다.
초롱이네님도 하루 잘 보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페리도트 05.12 09:07  
과장교님 굿모닝 입니다.
오늘도 좋은하루 되세요 ~^^
과사랑 작성자 05.12 23:32  
저는 좋은 하루 보냈습니다.
페리도트님도 월요일 잘 보내셨을 거라 믿습니다.
서언 05.12 09:20  
항상 안전운전 하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과사랑 작성자 05.12 23:33  
하루 잘 보냈습니다.
서언님도 멋진 월요일 장식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사하폴라리스 05.12 09:31  
아침일쩩 진양호에 끼어있는 물안개를 보면 그렇게나 예쁜데..
뭐든 바라보는 시점에 따라 다르지 않겠습니까?
오늘도 좋은하루 되세요 ㅎㅎ
과사랑 작성자 05.12 23:33  
바쁘지만 아침 안개로 인해 오래간만에 친구와 연락해서 과거 기억을 떠올리는 하루 보냈습니다.
내일도 오늘 같으면 좋겠습니다.
꿀벌 05.12 09:57  
초보 운전 시절 헤메며 방문했던 기억이

더 오래 남는 거 같네요..^^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
과사랑 작성자 05.12 23:34  
오대산까지 영동고속도로로 안 들어오고 국도로 들어가서 헤맨 기억이 새롭습니다.
친구와 그 이야기하면서 한 번 웃었습니다.ㅎㅎㅎ
김치찜 05.12 09:58  
오늘 하루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되세요
안전운전은 필수입니다^^
과사랑 작성자 05.12 23:36  
저는 걸어서 출퇴근합니다.ㅎㅎ
김치찜님도 한 주의 시작을 신나게 하셨기 바랍니다.
도피오샷 05.12 10:04  
안개가 꼈군요..
안개야 해가 뜨면 사라지니, 어찌보면 인생과 비슷한거 같습니다..
오늘도 좋은하루 되세요..
과사랑 작성자 05.12 23:35  
안개는 교통 등 여러모로 문제가 있지만 걷히면 맑은 날이라는 희망이 있습니다.
희망이 있으니 나쁘지 않은 징조로 받아들이곤 합니다.
도피오샷님도 멋진 하루 보내셨기를 기대합니다.
능운비201 05.12 10:27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
과사랑 작성자 05.12 23:36  
능운비201님도 5월 12일이 행복하게 지나가셨기를 기대합니다.
내일은 더 즐겁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쿨곰 05.12 14:35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과사랑 작성자 05.12 23:37  
바쁘게 정신없이 하루를 보냈습니다.
쿨곰님도 오늘 잘 보내시고, 내일은 더 잘 보내시기를 기대합니다.
키스 05.13 02:54  
행복한 하루 되셔요 ~^^
과사랑 작성자 05.13 07:39  
어제는 행복했습니다
오늘 출근길이 화창하니
호치민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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