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일 남았습니다.
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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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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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꿈 카페 회원이 되면서부터 어쩌다 한 번씩 가던 호치민이 안 가면 안 되는 곳처럼 느껴져
회원가입 후 첫 휴가를 지난 1월에 호치민에서 보냈습니다.
일상생활에 별 지장이 없다는 이유로 오라(오라)병 없다고 주장하지만
카페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것만으로도 이미 오라병이라 주장하는 주변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제 호치민 비행기를 타기까지 3일이 남았습니다.
매번 외국에 나갈 때 뭔가를 빠뜨리고 가서
현지에서 일을 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으므로
이번에는 깔끔히 끝내고 개운하게 나가자고 결심하고 있지만
어젯밤에 또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한 가지 생각나서 아침 일찍 출근했습니다.
오전에 사무실의 에어컨 필터 교체가 예정되어 있었고
한 가지 일을 마치는 순간 필터를 교체하러 들어와서
9시가 되어서야 오늘 처음으로 정신을 차려 바깥을 보니
평소에 자주 보던 건물에 꽃이 피어나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저도 어릴 때는 꽃을 좋아했습니다.
어른이 되고, 제 손에 들어오기만 하면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죽는 일이 일어나면서
제게 있어서 꽃이란 "며칠 지나면 시들어서 작별을 해야 하는 처치곤란한 물건"이 되었습니다.
그랬는데 오늘 오래간만에 꽃이 피어 둘러싸려 하는 근대문화유산 건물을 보니
밤에 조명으로만 장식하던 모습과 다르게
약간의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항상 보는 건물이 달라보이는 걸 보면
평소에 너무 메마르게 살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베트남에 갈 때 업무적인 일 외에 누군가와 연락하는 일이 없었는데
여꿈 카페에 들어온 후 여러 회원님들과 동화되어 가는 탓인지
별 인연도 없는 ㄲ에게 메시지도 한 번 더 보내고
반응이 오면 언제 만나자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여행의 패턴이 달라져 가고 있습니다.
인생은 풍요롭고, 항상 새로운 일이 벌어져서 좋은 걸
방벳에서도 실감하는 것입니다.
복도에서 에어콘 필터가는 걸 기다리며 카페에 글 올리고 있으니
일하시는 분들이 어느 새 우리 부서일을 끝내고 다른 부서로 가 버렸습니다.
이제 3일 더 열심히 달리고, 안남카페에서 느긋하게 시원한 음료수나 한 잔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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