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수씨가 손윗 동서를 좋아하는 이유
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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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형제뿐입니다.
오래 전, 지금 혼자 살고 있는 지방에 온 가족이 함께 살고 있을 때 휴가철이 되면 동생 가족이 놀러 오곤 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장관님이 제수씨에서 유방암 검진을 받으러 가자고 했습니다.
유방에 뭔가가 만져져서 지금까지 10년이 넘게 제 장관님은 6개월마다 정기 검진을 받고 있는데 아직 아무 일이 없습니다.
제수씨와 함께 간 병원에서 간호사가 "동서가 함께 오는 건 처음 본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 장관님이 현금을 좋아하다 못해 너무 밝힌다는 이야기는 제가 이미 올렸습니다.
외국 여행을 가는 대신 여행경비의 1/10만 주면 만족합니다.
제가 혼자 사는 집에 와서 청소와 각종 잡일을 하고 갈 때 10만원만 책상 위에 얹어 두면 아주 좋아합니다.
그런데 가끔씩은 제 돈을 갈취할 때가 있습니다.
최근에 딸이 학원에 등록하면서 큰 돈을 쓰느라 장관님 지갑이 텅빈 걸 알고 학원비를 보내 줬는데 학원이 적성에 안 맞아서 상당액을 돌려받고 학원을 그만두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낸 돈은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장모님 장례를 치른 후 처남과 반반 정도 장례비를 부담했는데 꼼꼼한 처남은 정산이 끝난 후 제가 반보다 약간 더 냈다고 차액을 누나에게 돌려 주었습니다.
그 돈도 물론 제게 주지 않았습니다.
"상속이 끝나면 내가 지불한 장례비 모두 돌려줄 거지?"라고 해도 돌려줄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내가 돈이 생겨서 행복하면 당신도 행복하잖아. 부부는 일심동체니까!"
제 돈을 보기만 하면 집어가는 장관님이지만 작년에 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신 후 명절이나 제삿날에 제수씨를 만날 때마다 봉투를 하나씩 주곤 합니다.
"어머니가 안 계시니 이제 내가 용돈을 줄게"
(제 어머니는 생전에 가족들이 모일 때마다 적은 돈이라도 봉투를 두 개 준비해서 며느리들에게 하나씩 주시곤 하셨습니다)
제수씨는 평생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데 장관님은 30대 중반에 직장 그만둔 후 가정주부로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현재 경제사정이 좋다 보니 제게는 하던대로 금품을 갈취해 가지만 제수씨에게는 잘 베풀고 있습니다.
둘째가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제 장관님은 가진 돈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제가 주는 생활비로 겨우 버티느라 저축의 여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둘째가 공부를 아무 것도 안 했으므로 과외비가 들지 않았고, 그걸로 주식투자를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끊었던 (경제)공부를 했는데 오래간만에 다시 시작한 공부가 재밌고, 투자수익도 초기에 6개월 정도 마이너스를 기록한 후로는 좋아져서 "자식들은 도대체 마음에 안 들지만 셋째(주식)가 제 몫을 한다"고 하곤 합니다.
"나도 왜 그런지 모르겠어. 당신이 돈 가진 거 보면 내가 가지고 싶고, 일단 내 손에 들어오면 안 돌려주고 싶은데 동서만 보면 막 주고 싶어."
동생집과 아주 가까워서 제수씨는 우리집 사정을 익히 잘 알고 있으므로 형님이 주는 돈이 제게서 나갔거나 주식투자로 이익 본 거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동서가 아니었으면 내가 어머니의 한숨소리를 평생 들었을 텐데 동서가 우리집에 들어와 주어서 어머니의 웃음을 20년이나 볼 수 있었으니 고마울 뿐이야."
제수씨는 몸이 정상이라 할 수는 없이 곳곳에 작은 문제가 있습니다.
불편을 참아가며 직장생활을 계속 하는 것도 힘들 텐데 시댁에 일이 있으면 언제든 달려오곤 합니다.
제 돈을 희생하면 장관님 기분이 좋아지고, 그래서 하나뿐인 동생집과 (청소년기에 워낙 자주 싸우느라 부모님 속썩인 것과 다르게) 친하게 지낼 수 있어서 좋습니다.
결론은 제 주머니가 가벼워지니 만사가 형통한다입니다.
여꿈카페에서 수시로 올라오는 가봉에 대한 이야기를 볼 때마다 저도 돈을 조금 더 뜯길까 하는 생각을 가지기도 합니다.
여꿈카페 덕분에 저도 변하고 있어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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