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좋아하는 이유(3)-대부분의 음식이 입에 잘 맞다
베트남 음식이 타이, 말레이시아와 비슷하지만 약간 다르기도 합니다.
싱가포르야 주변국보다 워낙 물가가 비싸니 비교하기가 어렵다 치고
개인적으로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의 음식보다는
베트남, 타이, 말레이시아 음식을 더 좋아합니다.
2022년 1인당 GNI를 비교하면 우리가 35,990, 말레이시아가 11,780, 타이가 7,230,
베트남이 4,010 USD인 것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체감으로도 말레이시아와 타이보다는 베트남 물가가 조금 싸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그런지 음식 가격도 베트남이 좀 더 싼 편입니다.
특히 고급식당보다 중저가로 내려가면 베트남 음식 가격이 아주 싼 대신
로컬식당으로 갈수록 위생은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익숙한 곳 위주로 다녔지만
지금은 혼여를 하면서도 가끔씩은 로컬을 찾아가기도 하는데
말이 안 통해도 큰 문제는 없지만 가끔씩
(특히 외국인들의 모습이 조금이라도 보이는 곳에서) 바가지를 쓰기도 합니다.
그래도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따지지는 않는 편인데
‘내가 약간 손해 보면 저 사람들은 큰 도움이 될 테니 내가 참자’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물론 실제 가격보다 50% 이상 턱없는 가격을 부르면 참지 않습니다.
저는 어디를 가든 최고급부터 최하까지 모두 경험해 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시장에서 약간 지저분해 보이는 음식이나
길거리에 목욕탕에서 볼 수 있는 작은 의자가 놓여진 작은 식당의 음식을 먹기도 하고
호텔의 식당을 찾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베트남이 좋은 점은 대부분의 음식이 입에 잘 맞는데
혐오동물의 경우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식당이나 거리의 음식(street food)이 제 입에 잘 맞습니다.
가정에 초대받아 가는 경우에 먹기 힘든 음식을 경험한 적은 훨씬 많습니다.
특히 한 상 가득 차려놓는 경우에는
비싼 재료에 정성이 가득 들어간 경우에도 가끔 못 먹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제가 음식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는 것은
먹는 일에 집중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디에서든 음식이 나오면 맛있어서 잘 먹고
다 먹고 나면 배가 불러서 꼼짝 않고 쉬고 있으니
음식 이름을 외우지를 못합니다.
한국의 베트남식당에서 볼 수 있는 음식중에는 못 먹는 게 없고
고수나 두리안처럼 호불호가 강한 음식도 제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
음식의 맛을 민감하게 느끼지 못하므로 맛이 모두 비슷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맛집을 찾아갔다가 줄이 서 있으면
곧장 그 옆 식당으로 들어가 손님 없는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되지
왜 줄을 서느냐는 것이 제 기본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미식가로 태어나지 않은 것이 참 다행입니다.
돈도 적게 들고, 맛있는 음식이 지천에 널려 있기 때문입니다.
(제 아내는 음식 솜씨가 늘지 않는 것이 제가 아무 음식이나 잘 먹기 때문이랍니다)
(던컨의 먼치킨 크기로 동그랗게 만든 도너스 맛의 음식을 길거리에서 파는 걸 보고)
10만동 짜리를 내밀고 그 만큼 달라고 하니 약 1년 전에 20개를 준 적 있습니다.
개당 250원이니 생각보다 비싼데 바가지를 쓴지는 모르겠지만
그거나 먼치킨이나 제게는 맛에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식당이나 길거리의 거의 모든 음식이 맛있지만 가격은 아주 싸니 제가 베트남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