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추억팔이(1)-재미없어도 책임 안 집니다
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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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20
앞에 호치호칭님이 쓰신 추억팔이 글 잘 읽었습니다.
어젯밤에 오래간만에 2차까지, 아마도 지난 1년간 가장 많은 술을 마시고 나니
오늘 아침에 머리아파서 출근 제대로 못할 게 걱정되어
선후배로부터 미친 놈 소리 들어가면서 밤 10시가 넘어서 다시 출근하여 일을 한 가지 했습니다.
그랬는데 아침에 일찍 일어났고, 컨디션도 괜찮아서 운동을 하고 출근했습니다.
어젯밤에 일을 하나 한 까닭에, 또 팀으로 하는 일을 팀원들이 잘 하다 보니
오늘 오전에 여유가 생겨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다 카페에 들어왔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재미없어도 책임 안 지니 모든 기대는 접으시고, 시간여유 넘치는 분들만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베트남을 처음 간 곳은 호치민이었습니다.
그 후로 강산이 세 번 정도 변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과거의 호치민을 거의 기억하지 못합니다.
후배의 손에 이끌려 갔고, 그 후배와 친하면서 저도 아는 (한국에서 수년간 있다가 귀국한) 베트남인이
우리를 거의 끌고 다녔기 떄문입니다.
덕분에 메콩강에 가서 땀 뻘뻘흘리며 고생인지 구경인지 모를 시간도 보내고
3일을 먹어도 남을 것 같은 상차림에 놀라서 소화기를 학대한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시내(지금 기억에 롯데가 있는 다이아몬드플라자와 사이공강 중간쯤)에 있는 괜찮은 호텔에
함께 간 선배와 머물면서 호텔에 돌아오기만 하면
기는 것처럼 걸어나가서 맥주를 찾아 헤메곤 했습니다.
호치민광장도 우연히 걷다가 알게 되었을 뿐 광장의 의미는 전혀 몰랐고
오로지 베트남 친구가 끌고다니는 대로 돌아다녔습니다.
처음 호치민에 다녀온 후 인생에 아주 흥미로운, 그러나 해피엔딩이 아닌 일이 벌어져
하노이를 몇 번 드나든 다음 15년이 넘도록 베트남에 갈 일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랬으니 베트남에 대한 매력을 느껴보지도 못한 채 몇 번 방문한 베트남에
다시 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2016년 8월, 두 번째로 호치민을 갔습니다.
이번에는 다른 선배와 함께 갔고, 새로 알게 된 베트남인 부부가 우리를 데리고 다녔습니다.
부부 모두 직장이 있었지만 제 선배에게 워낙 잘 했으므로
자유시간 좀 달라고 사정사정해서 시내를 돌아다니는 걸 빙자하여 둘이 맥주를 마시곤 했습니다.
선배보다 제가 밤에 2시간 정도 먼저 공항에 도착했고, 다음 날 공항근처 호텔에서 시내 호텔까지
땀 뻘뻘흐리며 걸어간 이야기는 전에 올린 바 있습니다.
2016년 8월의 호치민은 정말 더웠다는 기억밖에 안 남아 있습니다.
온도는 기억이 없지만 걸어다니다 보면 온몸에 땀이 차 올랐고,
그래서 태어나서 두 번째로 (2011년에 이 때 함께 간 선배와 방콕에서 마사지 한 번 받았음)
마사지를 받으러 갔습니다.
그 마사지샵은 오페라하우스 주변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방콕에서 처음 간 마사지샵은 둘이 함께 누웠던 2인실이었는데
호치민에서 간 마사지샵은 2인실이면서 그 안에 따뜻한 물이 채워져 있는 욕조와
샤워시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샤워도 잘 하고, 건마도 잘 받았는데
한 시간 반의 타이마사지였고, 가격은 3만원 정도였습니다.
그 때는 몰랐지만 2016년에 이 정도 가격이면 아마 꽤 비싼 곳이었을 것이고
지금까지도 건마중에 이렇게 시설이 좋은 곳을 경험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혼자 출장가기 싫다고 (베트남 부부 중 한 명이 일처리를 도와 줄 사람이었고,
방벳 스케줄도 거의 짜 주었습니다) 나를 꼬셔서 간 출장이었는데
일이 스트레스는 주지만 빡빡하지는 않아서 전체 시간의 반 정도 자유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날짜까지 정해 주면서 발권하라 했던 선배는
제 발권이 끝난지 몇 시간 후에 자기는 한국에 일이 생겨서 하루 먼저 귀국해야 한다고
미안해하는 척 하면서 웃기만 했습니다.(이런 진상!~~~)
우리를 챙겨 준 부부는 선배가 떠나는 날, 저녁을 산 후 공항까지 태워주었고,
다음 날 내가 알아서 귀국하겠다고 아무리 주장을 해도
그러면 안 된다면서 퇴근 즉시 데리러오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약 24시간 후에 저녁을 얻어먹고 저도 공항으로 오게 됩니다.
밤부터 다음 날 저녁까지 나홀로 자유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기동력 떨어지는 선배와 맥주집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으므로
드디어 호치민 시내를 관광할 시간이 생긴 것입니다.
지금의 저와 다른 그 때의 저는 아침 먹자마다 밖으로 나가서
또 땀 뻘뻘흘리며 지도 하나 손에 들고 호치민 다운타운 곳곳을 돌아다녔습니다.
카페아파트에 올라가 한 시간 이상 (에어콘 없이) 선풍기 바람을 쐬며 호치민 광장을 내려다본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저는 더위를 잘 견디지만 땀을 많이 흘리기는 합니다.
점심을 먹고 나니 '이대로 비행기를 타면 손님들이 내 몸에서 땀냄새를 느끼게 될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할까 하는데 그 전날, 태어나서 두 번째(베트남에서는 첫번째)로 갔던 마사지샵이 생각났습니다.
거리에 마사지샵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심리학에서 사람들이 가장 흔히 저지르는 오류라 하는) 일반화의 오류로 인해
저는 베트남의 마사지샵이 모두 개인실(또는 2인실)이 있고, 샤워와 욕조가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샤워를 하기 위해 마사지샵에 갔습니다.
운이 좋았는지 이 때 간 마사지샵도 그 전날 간 곳과 시설이 비슷했습니다.
위치도 기껏해야 수백미터 떨어져 있었겠지만 어딘지는 둘 다 기억 못합니다.
타이마사지 90분을 선택했을 것이고, 비용도 그 전날과 같거나 비슷했습니다.
개운하게 샤워를 한 후에 전달받은 마사지용 옷(상하의)을 거의 다 입은 순간
마사지관리사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그 전날 만난 마사지관리사는 30대로 보였고, 그래서 (일반화의 오류로 인해 베트남에서
마사지는 30대들 이상만 하는 걸로 믿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누워있었는데
눈이 마주치는 순간 병장게시판에 글 올린 과거의 ㄲ이나
현재의 제 아내를 다섯 번쯤 만나 사랑에 빠질 때 느낀 심장박동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하는 외모의 소유자가 제 옆에 서 있었습니다.
갑자기 속이 뒤틀려 화장실에 가야겠습니다.
(다른 어떤 회원님 흉내내는 거 아니구요. 지금 생리현상이 너무 급해서 죄송합니다.)
위 글 올리고 20분 정도 지났습니다.
ㅎㅈㅅ에 앉아 다른 회원님들 글에 댓글 몇 개 올리고 이제 나가려 합니다만 다음 글은 한참 지나야 올릴 수 있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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