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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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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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들어 첫 출근하는 날입니다.


지난 4년간 한 부서에서 일하던 직원이 2월 28일예 퇴직을 했습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집이 직장에 아주 가까워서 주말에 가끔씩 사무실에 나와 보면 

얼굴이 마주치던 직원입니다.


제가 2월말까지 큰 프로젝트로 인해 바쁘다는 글을 올린 적 있는데

지난 금요일에 최종보고를 할 때도 (책임자는 저이지만)

마지막까지 주도적 역할을 하여 프로젝트를 깔끔하게 마무리한 직원입니다.


우리 기관과 우리 부서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직원이었는데

본인 의사가 아니라 기관의 정책 변화에 의해

2월말로 예정되어 있던 계약기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능력도 충분하고, 자신이 맡은 일을 날밤 새워가며 확실히 해결하는 직원인 데다

이미 외부에 익히 알려져 있는 인재였으므로

4개월 전에 2월말 퇴직이 예고되었을 때

기관의 결정을 알려주면서 "원한다면 갈 수 있는 곳을 알아봐 주겠다"

고 했지만 개인사정이 있어서 재취업에 대한 욕구가 아주 크지는 않았으므로

"말씀은 감사하지만 일단은 안 알아봐 주셔도 됩니다.

당장은 휴식도 필요하므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우리 업계에서 경력단절은 좋은 일이 아니므로

부서의 다른 분들도 빨리 자리부터 잡고, 더 좋은 자리가 나오기를 기다리라 했는데

2월 초에 다른 곳에서 스카웃을 해 갔습니다.


그 곳의 부서장은 저와 잘 아는 사이이지만 일종의 경쟁자이기도 해서

그 직원을 위해서는 축하해 줄 일이고, 

우리 부서의 미래를 위해서는 그리 즐거운 일은 아닌 상황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경쟁을 하면 이번에 옮겨 간 직원이 앞장서서 나올 것이 확실하므로

경쟁을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후에 알게 된 것은 이미 1년 이상 전부터 그 곳에서 데려가려고 스카웃 제의를 했지만

이 직원은 우리기관과 부서가 좋아서 거절했고, 

퇴직이 결정된 후에도 그 곳으로 가지 않으려 했는데 

채용한 부서장이 일주일에 3일만 출근해도 좋다고 하는 등 직원을 엄청 배려해 주어서

결국 데려가는 데 성공했습니다.


방금 일찍 출근해서 새로 출근하는 부서의 장에게

그 직원이 우리 부서에서 일하면서 있었던 일화를 소개하는 내용과 함께 

앞으로 그 직원이 한국을 대표할 만한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잘 지도해 달라는 메일을 보냈습니다.


누군가와 헤어질 때 

"오늘은 재회를 위한 1일이다. 열심히 살다가 즐겁고 자랑스런 얼굴로 다시 만나자"

고 하곤 하지만 지금까지 경험한 이별중 

장례식을 제외하면 가장 섭섭한 이별이 되었습니다.


위 사진은 아침에 출근해 보니 주말에 사무실을 정리하러 나온 직원이

부서원들에게 남긴 선물중 제게 남긴 것입니다.

왜 셔츠를 세 개나 남겨 놓았는지!


평소에 제가 엄청 꾀죄죄하게 보였나 봅니다.


히딩크 감독이 2002년 월드컵 끝나고 귀국할 때 "Good bye!(안녕)"가 아닌 

"So long(잘 지내고 다시 만나자)"이라 한 이후

저도 작별인사를 할 때는 항상 "Au revoir(불어에서 유래한 So long과 같은 뜻의 영어)"라 하곤 합니다.


"직원님! Au revoir"


아래 내용은 감사패에 제가 직접 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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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2
태백산맥 2025.03.04 08:48  
장교님 굴귀에  그분에대한  모든것이  함축되어
있네요   
장교님과  그분의  미래를  응원합니다..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1:44  
아침에 빈 사무실을 보니 가슴이 허전합니다.
누군가가 빨리 채워줘야 할 텐데
안 되면 직접 채워야겠습니다.
2025.03.04 09:02  
두분 다 마음이 멋지시네요 ㅠㅠ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1:46  
저는 모르겠고(막내 여직원이
"처음 뵈었을 때는 정말 좋은 분인줄 알았는데
함께 있어 보니 손이 너무 많이 간다"고 항상 잔소리를 합니다)
함께 일해 본 분중 적어도 95%는
다음에 또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멋진 분이십니다.
서언 2025.03.04 09:02  
떠나시는 분도 보내시는 분도 아름다워 보입니다~~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1:46  
잘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호기호기요 2025.03.04 09:19  
멋지십니다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1:47  
이런 좋은 표현을 젊은 여성들에게서도
들으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를 못합니다.
도피오샷 2025.03.04 09:23  
좋은 선배에,
좋은 부서장님 이시네요.
이별은 항상 어렵지만,
인연이 있으면 언젠가 또 만나겠죠..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1:48  
마음만 먹으면 다시 만나기 쉬운 곳에 있고,
우리 기관과 부서를 아주 좋아하므로
더 좋은 자리를 제공하면 다시 올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오늘부터 출근하는 곳 부서장님께
최고로 만들어달라고 부탁했으니
앞으로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문덕아재 2025.03.04 09:25  
부하 직원을 인정하시는 모습 멋지십니다

기분 좋게 이직한거 같아 보입니다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1:49  
이직을 원한 게 아니었는데
우리 기관이 지켜줄 형편이 못 되어
어쩔 수 없이 좋은 곳으로 갔습니다.
저는 우리가 더 좋다고 생각하지만
사회에서는 우리보다 새로운 곳이
더 좋다고 할 것이므로 다행입니다.
진진진진 2025.03.04 09:31  
말그대로 아름다운 이별이네요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1:50  
주말에 부서원 전부에게 각각 다른 선물을 놓고 갔네요!
일방적으로 아름다운 이별을 당했습니다.
아까징끼 2025.03.04 09:32  
사회에서 그리고 타인에게서 능력을 인정받는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타인에게 됨됨이와 능력을 질투와 빗댐없이 평가해주는 것 역시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두분 모두 멋지십니다. ^^

전.... 이제 저런 열정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ㅠㅠ
이건 모두 베트남 (호치민) 때문입니다. 틈만 나면, 호치민으로 도망갈 명분만 찾고 있는 이 현실.. 후...

나도 한때 열정있고, 부서장에게 능력을 인정 받..... 고 싶었던 ㅋㅋㅋㅋㅋㅋ

눈이 많이 오네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1:56  
나가주면 속이 시원할 것 같은 사람을 본 적도 있지만
이번 경우는 본인이 더 있고 싶어하는데
우리 사정상 내보내기로 했고,
덕분에 (사회에서 보기에는) 더 좋은 곳으로
가게 되었으니 축하를 해 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가체프 2025.03.04 09:34  
두분 다 멋진 분들이시네요
응원합니다!!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1:56  
응원 감사합니다.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상형 2025.03.04 09:51  
두분다 멋지시네요^^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1:57  
덕담으로 듣겠습니다.
ㄲ들도 제게 이런 표현 써 주면 좋겠습니다만...
꿀벌 2025.03.04 09:54  
좋은 부하직원이셨군요..^^

다른 곳에서도 잘 되실거에요^^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1:59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95% 이상이
또 함께 일하고 싶어하니
잘 되는 건 전혀 의심하지 않습니다.
옮겨 간 곳의 부서장도 사회에서
잠시 함께 일해 본 후 그쪽으로
데려가고 싶다는 뜻을 1년 이상
전부터 이야기해왔습니다.
워낙 훌륭한 재원이어서 한국
최고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백곰9 2025.03.04 10:22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오고, 세상 이치가 그렇죠. 모든분들 화이팅!!!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2:00  
그래서 "섭섭한 이별"이 아니라 "아름다운 이별"입니다.
형편상 올 사람은 없지만 언젠가는 새로운 사람이
우리 부서에 와서 빛을 내 줄 걸로 믿습니다.
이제간다 2025.03.04 10:23  
멋진분들이십니다.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2:00  
잘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맛있는 점심식사하시기 바랍니다.
검은하늘 2025.03.04 10:25  
계약직...아쉽고 서운한 부분이죠~ㅠ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2:01  
책임감이 강해서 뭐든 맡으면 끝까지 마무리하는 분인데
계약해지를 통보하는 분들도 열심히, 일 잘 한 건
인정하시고, 갈 곳이 정해지자 아주 기뻐하셨습니다.
더 좋은 자리가 생기면 다시 모셔오는 것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븐 2025.03.04 10:30  
맨마지막의  감사패문구에
그 부하직원분을 생각하신 마음이
함축되어있는거 같습니다~~
부하직원분의 앞날이 더 잘되시길
기원합니다^^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2:05  
눈물 잘 흘리는 분인데
깜짝 환송회에서 예상대로
눈물을 보이셨습니다.
눈물은 열심히 최선을 다한
분만 흘릴 수 있는 거니까
잘 지내가 가시는 거라 믿습니다.
그레이브디거 2025.03.04 10:41  
과사랑님 감수성이 많은 분이시군요.
ㄲ들이 좋아하겠어요. ㅎ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2:06  
몰골이 엉망이어서 그런지 인기가 정말 없습니다.
장교게시판에 올린 "호구와 연인"의 주인공 ㄲ
(유일하게 베트남에서 저를 기다리는 이)
만 저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레프티 2025.03.04 10:44  
역시 과사랑님의 감성에 듬뿍 취해
오늘 하루가 즐거워 질 듯 합니다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2:07  
과찬처럼 생각되는 글을 읽고 나니 점심을 안 먹어도 배가 부릅니다.
감사합니다.
야무진남자 2025.03.04 10:54  
인정받는 직원!
인정하는 선배!
두분다 멋지십니다!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2:08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은퇴 전까지 더 멋진 직원을
한 명만 더 만나도 제 인생은
복받은 인생이 될 것입니다.
스타벅스 2025.03.04 11:18  
와..눈물찡 콧물찡..감동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2:08  
이 정도가 감동이시라니
다음에는 더 큰 감동을
드릴 건수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와인속으로 2025.03.04 11:19  
남는 분도 떠나가는 분도 멋진 다음을 기약하는게 부럽습니다!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2:09  
이제는 같은 기관이 아니지만 사회에서는 계속 얼굴을 보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 때마다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 주셔서 저를 감탄하게 할 거라 믿습니다.
판사 2025.03.04 11:30  
저도 과장교님 같은 선배님이 계셨으면 하네요! ^^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2:10  
저는 별 거 아니라고 맨 아래 여직원이 수시로 잔소리를 합니다.
제가 나갈 때까지 그 여직원이 남아 있으면 어떤 환송회를 해 줄지 기대가 됩니다.
덕담 잘 들었습니다.
리브리 2025.03.04 12:16  
직장에서 이렇게 아름답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멋지십니다.  부럽네요^^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2:18  
이제 핵심이 한 명 빠져서
분위기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지난 4년간 부서장으로 일하는 게 아주 즐거웠습니다.
싱글라이더 2025.03.04 13:12  
두 분 다 멋지십니다~~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5:04  
덕담 감사합니다.
저는 이미 맛이 갔고,
젊은 직원은 비타민처럼
곁에 있기만 해도 활기가 돌게 합니다.
보안백곰 2025.03.04 13:57  
참 따뜻한 분이시군요. 글을읽으며
항상 느끼고 있습니다.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5:05  
인생을 돌이켜 보면
복받은 행복한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 이유가 적재적소에서
저를 도와주신 분들이 많았으므로
저도 따뜻하다기보다
따뜻하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선랑 2025.03.04 14:20  
아름다운 이별이라는게 이런걸까요?ㅎ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5:06  
점심식사하고 돌아오니
아침에 메일보낸 옮겨간 곳의 부서장과
아래 직원으로부터
답장과 첫 출근 소감이 와 있었습니다.
덕분에 오후도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하루 2025.03.04 14:30  
직원분이 인성도 그렇치만 일을 엄청 잘하셨나 보네요~ ^^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5:07  
일을 할 때 새로운 관점을 잘 제시하고,
스스로 맡아서 밤잠 안 자고 일하면서
깔끔히 마무리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그랬으니 한 번 일을 함께 해 본 사람들이
다시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을 가지곤 했습니다.
진우지누 2025.03.04 15:35  
멋있습니다. ㅎ
저는 오늘 출근해서 직원 혼을 냈습니다.
기분따라 혼을 내는게 아닐까 제 자신이 부끄럽다는 생각도 1시간 후에는 드네요
요즘 직원들은 왜 본인 업무에 대해 고민을 안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그들도 나름 고민하겠죠???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5:51  
알아서 잘 하는 직원과 시키는 거 아니면 못하는 직원을 함께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성격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옆에서 보면서 배우는 게 생기는 듯합니다.
쿨곰 2025.03.04 16:05  
이글을 보면서 이런 멋진 상사가 회사에 있었으면 나도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9:18  
앗! 저는 멋진 상사가 아니라
막내 여직원에게
"처음 뵈었을 때는 정말 좋은
분인줄 알았는데 함께 있어 보니
손이 너무 많이 간다"
는 말을 듣는, 과거에는 똘똘했지만
지금은 수시로 사고를 치는
노인입니다.ㅋㅋㅋ
키스 2025.03.04 17:39  
항상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과사랑 작성자 2025.03.04 19:19  
별 거 아닌 글에 좋은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바시 2025.03.05 00:29  
언제나 직원들과도 상호 존중과 인정.... 그리고 인간적인 정이 어울러진

향기나는 인간관계가 항상 가득 해 보이십니다. ^^

솔직히 직장이란 곳이....... 그런게 형성 되기가 쉽지 않거든요.

(오히려 하고 있는 일보다..... 그노므 인간관계가 힘들어 관두는 케이스가 훨씬......흔하디 흔한..........)
과사랑 작성자 2025.03.05 00:33  
그런 점에서 저는 지금까지 (항상은 아니지만) 부서를 바꿀 때마다 부원들을 잘 만난 느낌입니다.
호치민오타니 2025.03.05 02:06  
저도 지금 재취업 중인데 과사랑님 같은 부서장님을 만났으면 좋겠네요 ㅎㅎ
과사랑 작성자 2025.03.05 06:56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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