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이 아닌) 불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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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6.11
젊은 시절에 외국 여행을 함께 가던 선배가 있었습니다.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1년간 세계 각지를 잘 돌아다녔는데
매년 본업을 잘 하기 위해 1-2회 함께 외국여행을 했습니다.
그 후에 함께 외국여행을 간 적은 있지만 본업이 아니라 부업으로 갔으며,
최근에 제가 "이제 함께 안 다닌지 9년째니 내년에 10년을 채운다"고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2017년부터 함께 안 다닌 이유는
1. 본업이 처음에는 같았지만 지금은 달라졌고,
2. 처음에 함께 다닌 이유는 방을 함께 써서 숙박비 아끼는 게 목적이었는데 2017년 이후 각자 방을 쓰게 되면서 숙박비 아낄 이유가 없어졌고,
3. 제가 후배라고 쓸데없는 심부름(예를 들면 물이나 술을 사오라)을 제게 시키기 때문입니다
워낙 친하므로 3번이 불만은 아니지만
가끔씩 다른 사람들 보기에 체면이 안 서거나
다른 사람들 신경을 곤두서게 만드는 일이 있어서
'앞으로 이런 심부를 못하겠다'고 점잖게 이야기를 했지만
머리로는 이해를 해 놓고, 수시로 예외를 이야기하는 바람에
피하기 시작한 것이 여행을 함께 가지 않는 이유입니다.
2016년에 호치민, 2018년과 2019년에 하노이를 간 것도
이 선배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이제는 각자 돌아다니는 것이 편해져서
과거에 함께 다닌 기억은 추억으로만 남았습니다.
오늘 저녁을 사라고 했더니 흔쾌히 사 주었습니다.
이 선배가 수년 전 난치병에 걸렸을 때는 제가 위로주를 사 준 바 있습니다.
오래간만에 함께 한 잔을 하고 있으니
함께 외국에서 한 잔을 한 수많은 시간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지금은 선배가 화장실에 가고 없는데
곧 2차를 가게 될 것 같습니다.
내일 오전에는 스케쥴이 바쁘므로
적당히 불수를 마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꿀벌

옥수수
운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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