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여직원 땜에 거짓말을 했습니다
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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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6.13
제가 어깨를 다쳐서 오른팔을 6주간 사용하지 말라는
의사의 처방을 받았다는 글을 어제 올렸습니다.
https://xn--cw0bw33b.com/bbs/board.php?bo_table=free&wr_id=466771
그 글 올리는 동안 타이핑이 너무 힘들어서
앞으로 일은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직 왼손으로 식사를 해야 하는 등
오른손을 쓰지 못하는 게 일상이 어렵기는 합니다.
어제 오후에 해야 할 일은 못하고 헤매고 있으니
막내 여직원이 해결책을 찾으려고 전전긍긍하기 시작했습니다.
30대인 이 여직원은 무슨 일이든 지가 해결하려고 덤벼드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어제 올린, 지브라 스타일 그림의 원본 사진도 이 여직원이 찍었는데
찍자마자 우리 기관 곳곳에 그 사진을 뿌리면서
제게 무엇이든 협조요청 하지 말라고 떠들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제게도 잔소리를 잘 하는 편인데
"너같은 아래 직원 처음 봤다"라고 하자
"제가 많은 분들 모셔봤지만 부서장님같이 손 많이 가는 부서장은 처음이다"
라고 대꾸를 합니다.
아들 둘 키우느라 성질 더러워졌다고 스스로 이야기를 하지만
그녀를 아는 모든 이들이 "너는 원래 그랬다"고 합니다.
10년 정도 일을 했지만 비정규직을 전전하고 있는데
워낙 유명해서 계약 끝나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금세 가까운 곳의 누군가가 데려가고
때로는 자의에 의해 쉬기도 합니다.
어제 오후에 제 사무실에 들어왔다가
간단히 용건 마친 후 나가지 않고
제가 일하는 자세를 살펴보더니
나가고 했지만 제 말은 들은 척도 안 하고
이런 저런 도구들을 가져와 이렇게 해 보라
저렇게 해 보라며 몇 가지를 요구하더니
결국 10분이 채 되지 않아서
제가 타이핑을 하기에 별 문제가 없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너 땜에 내가 쉬지도 못하겠다"
고 했지만 사실은 귀여워 죽을 뻔했습니다.
덕분에 앞으로 일을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을 60%는 덜게 되었습니다.
여꿈 카페의 계급을 강등당할 위기에 처한 건 맞지만
강등당하지 않고 버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굳어지고 있으니
어제 본의 아니게 카페에 거짓말을 올린 셈이 되었습니다.
잔소리만 안 하면 제가 정말 잘 해 줄 수 있는데
그랬다가는 다른 사람이 될 테니 예상하기 힘든 소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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