ㄹㅌㅌ에서 ㄲ에게 찜을 당하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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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ㅌㅌ에서 ㄲ에게 찜을 당하다(1)

과사랑 56 407 0

ㅇㅎ에 능하지 못한 제가 ㄹㅌㅌ과 ㅍㅅㅌㄹ 거리에 대해 들었을 때

바가지가 무서워서 감히 가 볼 생각을 못했지만

호기심은 생겨서 지난 1월에 두 번 방문을 했습니다.

 

첫 번째는 오전 10시경이었는데

예상대로 휴일 아침처럼 거리가 조용했습니다.

그래서 가슴 활짝 펴고 주인공인 것처럼 ㄹㅌㅌ을 돌아다니면서

공기 냄새만 맡고 돌아왔습니다.

 

작전대로 구경을 잘(?) 하고 나니

사람들이 붐빌 때에는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이틀 후 저녁시간에 방문을 했습니다.

밤에 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6시경, 저처럼 눈팅하러 온 손님은 몇 명 보였지만

실제 즐기러 온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거리는 한산했습니다.

 

그래도 호객 행위를 하려는 것인지

내부에 머물면 에어컨 안 켜 놓은 실내가 덥기 때문인지

(안 들어가봤으므로 실제 에어컨 사용여부는 모릅니다)

가게 문 앞에는 ㄲ들 몇몇이 나와서

휴대폰을 보기도 하고, 서로 잡담을 하기도 하고

제게 눈을 맞추기도 했습니다.

 

오랜 기간 여성들에게 퇴짜만 맞은 제게는

충분히 가슴을 뛰게 할 만한 외모였고, 눈까지 맞춰 주니

고맙다기보다 끌려들어가 바가지를 쓸까봐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모른척하며 지나가는데 알아듣지 못할 말을 걸기도 하고

살짝 신체가 접촉하는 경우도 있어서

점점 더 불안해지는 가운데

그래도 그 구역을 한 바퀴는 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어느 가게에 들어갈까 둘러보는 척하며

꿋꿋이 느린 걸음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오빠라는 소리가 두세 번 들렸고,

저도 모르게 작지 않은 미소가 지어지는 순간

눈을 맞추는 게 부담스러워서 둘러보기를 중지하고

앞만 보면 느린 걸음으로 걷고 있었습니다.

 

그 때 한 명의 ㄲ이 제 앞으로 반 이상 가로막더니

오빠, 들어가자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경험하는 상황에

제 얼굴에 웃음이 커졌지만

아무도 없는 매장에 혼자 들어갔다가

우루루 몰려와 바가지를 씌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폭되어

티를 내지 않고 다른 곳도 봐야지라는 생각으로

여유로운 웃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손을 뿌리치고

두 걸음째를 내딛는 순간

누가 할아버지 아니랄까봐

라며 뒷통수를 강타하는 유창한 한국말이 크게 들려왔습니다.

 

들어가자고 한 ㄲ과 목소리가 똑같았습니다.

 

끌려들어갈 까봐 불안하기는 했지만

이대로 그냥 가면 한국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멈추고 1초간 생각을 한 후

(사실은 생각을 하는 척 한 후)

뒤를 돌아 길을 가로막았던 ㄲ과 눈을 맞추고

내가 할아버지야? 다시 말해 봐.”

라고 하자

ㄲ이 아주 간지러우면서도 느끼하고, 귀여우면서도 약간은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오빠, 음료수 한 잔 사 주라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주변의 눈길이 느껴지는 가운데

이대로 물러서면 안 되고 주도권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한 바퀴 둘러보고 너보다 나은 ㄲ이 없으면 여기 올게

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이 ㄲ은 더 귀여운 표정으로

내가 최고야, 여기 봐봐, 나보다 이쁜 ㄲ 보여?

나중에 오면 나 바쁠지도 몰라

라는 것이었습니다.

 

한국말을 잘 하는 데다 몇 마디 나누다 보니 마음이 풀어졌지만

그래도 처음이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불안이 있어서

네가 최고인지 확인해 보고 올 테니 잘로나 줘.”라고 했고,

그 ㄲ은 선뜻 잘로를 전해 주었습니다.

 

이게 ㅇㅎㄲ에게 받은 두 번째 잘로입니다.

나 오늘 여기 처음인데 한 바퀴 돌아본 후에 다시 올게라고 하자

그녀는 네가 무슨 처음이냐 하는 표정과 함께

주변 ㄲ들에게 다 들어라는 듯이

꼭 와야 해라고 큰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습니다.


한국말이니 주변 ㄲ들이 알아듣지 못했겠지만

지가 나를 찜하는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해서 찜을 당했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반응 봐서 천천히 올리겠습니다만 기대는 금물입니다.

늙은 쏘우짜이의 미래는 (밝기는 고사하고) 항상 캄캄합니다.

댓글 56
로운 07.05 12:02  
참 그 꽁 싹바가지가 없네요... "누가 할아버지 아니랄까봐" 어디서 이딴 소리를 합니까... 과장교님도 "못배워처먹은거 아니랄까봐"라고 응수해주셨어야죠!!
과사랑 작성자 07.05 13:04  
순간적으로 엄청 열이 뻗쳐서 잠시 섰다가
말로 쳐 죽이려 했는데
꼬박꼬박 장난스럽게 말대꾸 하는 게
대화 도중이 조금씩 이뻐보이기 시작해서 참았습니다.
꿀벌 07.05 12:03  
레탄톤 바 거리에서

누가 할아버지 아니랄까봐는 좀 듣기 그렇지만...

도발하는 ㄲ을 만나셨군요^^;


다음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과사랑 작성자 07.05 13:05  
스스로 늙은 쏘우짜이라 하지만
남이 할아버지라 하니
(15년 전쯤 한국에서 처음 듣고
지난 1월에 ㄹㅌㅌ에서 두 번째 들었음)
듣기에 엄청 거북했습니다.ㅋㅋ
지금은 웃을 수 있지만 말입니다.
문덕아재 07.05 12:06  
다음편 기대하겠습니다
과사랑 작성자 07.05 13:06  
별 게 없으니 기다리는 건 좋지만
기대는 금물입니다.
제가 항상 ㅇㅎ경험 없다는 게
과장이 아닌 사실입니다.
후기를 기다립니다 ㅎ
과사랑 작성자 07.05 13:06  
기다리시는 건 좋습니다.
바로 위 댓글 참고로 해 주십시오.
세븐 07.05 12:20  
어서 후속편을 올려주셔요^^
과사랑 작성자 07.05 13:07  
별 게 없으니 기대는 하지마시고 기다리기만 해 주십시오.
구멍에쏙쏙쏙 07.05 12:31  
영업 당하실꺼 같은.... ㅠ
과사랑 작성자 07.05 13:12  
다음 글에서 결과를 밝히겠습니다.
키스 07.05 12:34  
다음후기가 궁금하네요 ㅎㅎㅎ
과사랑 작성자 07.05 13:13  
별 거 없으니 너무 궁금해하지 말아 주십시오.
호치민오빠 07.05 13:10  
그런 말을 하는 정도의 ㄲ이라면 안가는게 맞는것 같습니다. 무례하네요.

ㄹㅌㅌ은 6시면 빠릅니다 8시 정도 가셔야됩니다 ㅎㅎ..
과사랑 작성자 07.05 13:13  
8시에 갔다가 잡힐까봐 6시에 갔습니다.ㅎㅎ
사하폴라리스 07.05 13:16  
저는 그냥 레탄톤거리를 가지 말아야겠습니다 ㅠㅠ
과사랑 작성자 07.05 13:19  
저도 안 가고 있지만 가끔 생각은 납니다.ㅎㅎ
희망지기 07.05 13:17  
진짜 깜찍하지만 괘씸한 ㄲ이네요
과사랑 작성자 07.05 13:19  
제가 딴 잘로가 5개가 될까말까인데
그래도 쉽게 줘서 다음 이야기가 남게 되었습니다.ㅎㅎ
김치찜 07.05 13:22  
ㄹㅌㅌ 꽁이 도발적이네요
할아버지.... 일부러 자극적으로 영업을 하는것인지
근데 당돌한 것이 은근 매력이 느껴지는 것은 머지..ㅋㅋㅋ

다음 편 기대하겠습니다
과사랑 작성자 07.05 13:42  
처음에는 괘씸했지만
얼굴 보고 이야기 나눌수록
호감이 가기는 했습니다.ㅋㅋ
몰빵 07.05 13:40  
다음 스토리가 궁금하네요...
꽁에게 당하지 않고 자존심을 지키실 수 있엇을지~^^
과사랑 작성자 07.05 13:42  
늦어도 내일, 가능하면 오늘 마무리를 짓겠습니다.
싱글라이더 07.05 13:51  
너무 릉미진진 합니다.
속편 부탁ㄷ립니다.~~
과사랑 작성자 07.05 14:03  
제 이야기는 항상 별 게 없습니다.
병장게시판에 올린
장문의 이야기도
결국 별 거 없이 끝난 것과 같습니다.
쿨곰 07.05 14:30  
ㄹㅌㅌ 애들의 영업기술이네요;;;; 그냥 무시하고 다른데로 가셨어야 하는데......
과사랑 작성자 07.05 14:35  
순간적으로 기분나빴다가
영업인줄 알면서도
약간 호감 생긴 순간입니다.ㅋㅋ
유후유후휴 07.05 14:36  
멘트가 아주...좀 그렇네요 다음 후기가 어떨지 봐야겠군요
과사랑 작성자 07.05 17:57  
순간적으로 화가 났지만
몇 마디 대화를 하다보니
능구렁이같은 느낌도 받았습니다.
호치호치 07.05 14:59  
다음후기 기대하겠습니다
과사랑 작성자 07.05 17:58  
기다리시는 건 좋지만
기대는 실망만 가져올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하루 07.05 15:17  
기분 나쁜 말 이였느데 화 안내시고 대처 잘 하셨네요 ^^
다음편!! 매우 궁금 합니다 ^^
과사랑 작성자 07.05 17:59  
화내봐야 별 수 없고
분위기가 이 ㄲ과
이야기를 하면
끌려들어가지는
않을 것 같아서
대화를 하면서
계속 주변 분위기를
살폈습니다.
리오 07.05 15:22  
과사랑님이 할아버지라니~~ ㅡ.ㅡ
일부러 한국인들은 열받게 하면 자기에게 덤빈다는 것을 잘 아는 ㄲ같은데요.
다음편 기대하겠습니다.
과사랑 작성자 07.05 18:42  
이 ㄲ과는 이 때까지
길에서 한 번 만난 게 전부지만
제갗 할아버지소리 듣고
뒤돌아섰을 때
기다렀디는 듯이
반응한 걸로 보아
베테랑이 확실합니다.
도피오샷 07.05 16:25  
이런 못된.. .
저 같으면 패싱입니다.
과사랑 작성자 07.05 18:42  
저도 그러려했는데
대화중에 약간
기분이 풀렸습니다.
옥수수 07.05 16:26  
역시 ㄹㅌㅌ은 무시무시한 곳 입니다...
과사랑 작성자 07.05 18:43  
이 때 방문 후
무시무시해서 안(못) 가고 있습니다.
4월에도 못 갔습니다.
서언 07.05 17:28  
ㄹㅌㅌ 무서워서 혼자 못갑니다 ㅎ
과사랑 작성자 07.05 18:43  
저는 두 번 간 이야기가
위에 소개한 전부입니다.ㅎㅎ
아까그넘 07.05 17:43  
너무 친절하심... 저는 못생긴게 했을겁니다 ㅎㅎㅎㅎ
과사랑 작성자 07.05 18:44  
그럴려다가 한 번 더
봐야겠다는 생각이
꿈틀거려서 위와 같이
진행되었습니다.
로이 07.05 18:03  
아직안가봤는데 담에 중국애들 보이면 뒤따라 갈려구요 ㅋㅋㅋ
과사랑 작성자 07.05 18:45  
제가 생각 못한 방법인데
저도 고려해 보겠습니다.
그레이브디거 07.05 21:09  
저도 할아버지 소리를 들으려면, 얼마안남았네요
과사랑 작성자 07.05 21:58  
다른 분들이 할아버지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묘하다던데
저는 처음 들은 게
ㄹㅌㅌ에서이므로
잋을 수가 없습니다.
민이민이 07.05 21:13  
과장교님이 ㅇㅎ 글 올리시다니...^^
다음화가 더 기대됩니다.
과사랑 작성자 07.05 21:59  
썰렁함을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꽃등심 07.05 21:22  
과장교님 혼나주셨죠?ㅎㅎㅎ
과사랑 작성자 07.05 21:59  
아직은 승부가 가려지지 않았습니다.
까망코 07.05 23:30  
어허~ 혼줄을 내줘야 하는 ㄲ이 맞군요
다만 존심을 긁어 오게하는 영업성 멘트면 피하시는게 맞지만요 알수도 없고...ㅜㅜ
과사랑님의 판단과 후기가 기대됩니다~^^
과사랑 작성자 07.05 23:45  
기다리시는 건 좋지만 기대는 실망으로 끝나기 쉽습니다.
나이스가이 07.06 11:16  
다음이야기 기다리고 있을꼐요~ ㅎㅎㅎ
과사랑 작성자 07.06 12:03  
최대한 오늘중에 올리는 걸 목표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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