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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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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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두 달 전, 혼자 사시는 어머니께서 

응급수술을 받으시면서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오셨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습니다.


수술 자체는 잘 끝나서

전보다 더 건강해지셨지만 

다른 병이 있는 건 몰랐습니다.


수술후 한 달이 지나는 동안 어머니는

"그 때 다섯가지중 한 가지만 잘못되었더라도 나는 네 아버지에게 갔다"

며 남은 인생은 우리가 헤어질 마음의 

준비를 하는 시간이라 하셨습니다.


수술 집도의는 수술 5주후에 오시라 했는데

그 2-3일 전부터 컨디션이 안 좋다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를 만난 의사는 

뭔가 이상이 있음을 직감하고

입원시킨 후 여러 검사를 했으나

여러 전문의가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장거리를 달려 굴지의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오늘이 10일째인데 3일 전부터 의사소통이

어려워졌고 통증으로 고생을 하십니다.


오늘 가까운 친지들이 모여 작별인사를 했지만 아마 기억을 못하실 겁니다.


눈에 눈물이 고이는 이는 있지만

흘리는 이는 없었습니다.


이제 아버지곁으로 보내드리자.

좋은 기억 많이 간직하자.

...


참석자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진 후 

보름 동안 병상을 지킨 동생 대신

하룻동안 제가 병상을 지키고 있습니다.


힘들어하셔서 약으로 잠을 재우고 나니

지금까지 들어본 어머니 코골이중

가장 큰 코고는 소리가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이렇게 편히 주무실 수 있는 걸

하루하루 수면제로 버티셨다니...


두 달 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 왔지만

아쉬움이 남지 않은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아버지보다 어머니를 훨씬 좋아하고 따랐지만

해미의 한 펜션에 모시고 가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지만


이번 생에서의 인연은 수일내로 마무리를 해야겠습니다.


오늘이 어머니와 함께 하는 마지막밤인데 

이 시간이 주어짐에 감사합니다.

(내일 동생과 교대하면 떠나실 때까지

병실에서 잘 일은 없을 듯합니다)


7월 4일 아침에 어머니로부터 받은 아침상이 마지막이 되었지만

함께 한 좋은 추억 잘 간직한 채

웃으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댓글 46
하이체크 07.26 19:20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어머님과 가족분들에게 위로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과사랑 작성자 07.26 19:39  
본인과 가까운 가족들 모두 잘 받아들이고 꿋꿋이 이겨내는 듯해서 좋습니다.
인생의 일부분이니 잘 이겨내고 너머가겠습니다.
사하폴라리스 07.26 19:26  
저도 올해 초 어머니를 보내드렸기에..
과사랑 장교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듯 합니다..
가슴이 먹먹해지네요..
힘내시고..
어머님께는 마지막까지 웃는 모습만 보여드리세요..
제가 그러지 못해서.. 아직까지 마음 한편이 아립니다..
과사랑 작성자 07.26 19:42  
올해 초라면 저와 만날 때즈음이었네요.
어머니곁을 지킨 동새이 이틀 전부터 어머니를 위해서라면 빨리 가는 게 좋다고 했고 오늘 아치메 제 눈으로 확인했으므로 지금 옆에서 약의 힘으로 곤하게 주무시는 게 아주 행복합니다.
이제 고통은 없으시니까요.
도피오샷 07.26 19:33  
차마 말씀 드리기 어려운 내용이군요.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만 담으시길 기원합니다.
과사랑 작성자 07.26 19:43  
함께 한 좋은 기억을
행복하게 간직하겠습니다.
신경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거리특공대 07.26 19:38  
저는 대학교 1학년 철 없던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글을 읽고 나니 그때 병상에 계시던 모습이 아버지의 모습이 생각납니다....
과사랑 작성자 07.26 19:44  
저보다 훨씬 빨리 큰 일을 당하셨으니 제가 위로를 해 드려야겠습니다.
지나고 나면 항상 아쉬움이 있으니 평소에 미루지 말고 잘 해야겠습니다.
귀품 07.26 19:53  
큰 위로를 전하겠습니다. 어렸을때는 죽음이라는것이 무섭고 두렵기만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영면'이라는 단어가 무척이나 편안하고 따뜻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삶의 이치이니 따라야겠지만 또 다른 기적이라는것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좋은 소식을 기다리겠습니다~
과사랑 작성자 07.26 20:25  
오전까지 고통받으시다가
지금 약의 힘이지만
편히 주무시는 모습을 보니
영면이 편하시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김치찜 07.26 20:00  
나이가 많으시든...적으시든...
부모님이 아프신 모습을 본다는 것 자체가 힘들거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영영 못 본다면...더더욱....슬플 거 같네요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 보여주시고
편안하고 행복하게 보내주시길...
과사랑 작성자 07.26 20:30  
건강하게 좀 더 계시면 위에 적은 못다한 일을 할 수 있겠지만 반나절 전여 고통받으시는 모습을 보니 이제 보내드려야겟다는 생각을 2세. 3세들이 모두 했습니다.
띵똥 07.26 20:07  
저도 이번 어버이날 아버님 보내드려서 그 속상하고 슬픈마음 조금은 알거같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두번은 겪어야하는 일이라고는하지만
아직도 살아계실때 잘못한것만 계속
생각나네요 . 큰 위로의 말씀드립니다.아무쪼록 힘내십시요!!
과사랑 작성자 07.26 20:32  
마음비우고 다음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약의 힘이지만 오래간만에
편히 주무시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습니다.
띵똥 07.26 21:36  
평생 잊지못할밤이네요 아무쪼록 편안한밤 되십시요
과사랑 작성자 07.26 22:00  
어머니 주무시는 걸 보는 게
행복함을 느끼는, 잊지못할 밤입니다.
페드리 07.26 20:13  
아… 너무 먹먹하네요 어떠한 위로의 말도 위로가 될순 없겠지만 힘내시길 바랍니다 저 또한 그리 많이 남지 않았으니 부모님께 잘해야겠습니다
과사랑 작성자 07.26 20:33  
응원과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준비기간이 있어서 다행이라 여기며
다음을 준비중입니다.
포커페이스 07.26 20:15  
힘내시라고뿌니 말을 못하겠습니다.
힘내십시요~
과사랑 작성자 07.26 20:34  
어머니께서 편히 주무시는 모습을 보니
이게 바른 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운이 납니다. 감사합니다.
서언 07.26 20:21  
힘들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군요
힘내시기 바랍니다~~
과사랑 작성자 07.26 20:35  
아쉬움은 있지만 정신적으로 거의 완전히 회복해서 다행입니다.
덕담 감사합니다.
세븐 07.26 20:26  
부모님을 하늘나라로 보내드리기전
그 마음은 정말 말로 형용할수 없는
감정이....
저도 7년전...
아버님병상을 지키고 그다음날...
이밤 어머님과의 소중한 하루
잘 간직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과사랑 작성자 07.26 20:36  
인생의 한 부분이니 잘 받아들이고
웃으면서 헤어지려고 쥰비중입니다.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옥수수 07.26 20:39  
차마 뭐라 드릴수 있는 단어를 찾기 힘드네요..ㅠㅠ
부디 마음 잘 추스리시고 소중한 시간 잘 보내고 오시길...
힘내세요..
과사랑 작성자 07.26 20:48  
오전에 고통긲으시다
지금 북 주무시는 모습을 보며
마음은 다 정리뎌었습니다.
어머니께서 마지막 선물로
9월 방벳을 도와주시는 듯합니다.
굿밤 07.26 20:54  
코를 고시며 주무시는 어머님의 모습이 과사랑님에게
행복한 소리라는 글귀를 보고
저도 부모님들꼐 살아생전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소중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
과사랑 작성자 07.26 21:55  
수면제 없이 못 주무신지 오래뎌었는데
수면제 드시고돛깊이 못 주무셨습니다.
통증 없애려고 보통은 안 드리는
강한 진통제와 진정제를 함께 드리니
제가 본 것 중 가장 잘 주무십니다.
이제 영면을 기다려야겠습니다.
호치민탕롱 07.26 21:14  
어릴때 아버지를 일찍 보내드리고  고생만 하신 아버지 생각에 20년이 지난 아직도 마음 한켠이 아립니다.

남은 시간이라도 행복하게 보내고 가시길 기원드립니다.
과사랑 작성자 07.26 21:57  
제 부모님은 아쉬운 점은 있지만
오래 사셨으니 저도 복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방장님은 과거에 잘 이겨내셨습니다.
민이민이 07.26 21:29  
글을 읽고나니,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어머니하고 남은 소중한 시간.
좋은 기억들만, 가득할 수 있도록...
행복한 시간 되세요.
과사랑 작성자 07.26 21:58  
예상을 못했는데
주무시는 거 보는 게
제일 행복합니다.
지난 3일간 아주
고통스러우셨거든요.
응원 감사합니다.
후끈새우깡 07.26 21:40  
힘내세요~~ㅜㅜ
과사랑 작성자 07.26 21:59  
여러 회원님들의 응원받으며
마음 잘 추스리고 있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미스터블루 07.26 22:47  
글재주가 미천하여.. 그저 힘내시라는 말씀밖엔 못드리네요 ㅠㅠ
몸과 마음 잘 추스리시고  기운내십시오..
과사랑 작성자 07.26 23:23  
이미 가족들과 함께
떠나보낼 준비를 했고
고통에서 벗어나 푹
주무시는 모습을 보니
이제 동행을 끝내는 게
편하시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편해집니다.
인애초로 07.27 01:51  
말주변이 없어 머라 말씀을 드릴수가 없네요 ㅠ

과사랑님 마음... 분명 어머님께서도 아실겁니다.
과사랑 작성자 07.27 05:04  
밤새 이렇게 잘 주무시는 걸 본 적 없을 정도로 잘 주무셯습니다.
약 기운 떨어지니 또 고통의 시간이 찾아오려 합니다. 그래서 이제 더 편햐 곳으로 보내드려야겠습니다.
준준준 07.27 08:41  
어머님과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래요
과사랑 작성자 07.27 09:23  
점점 제 마음이 편해져 의식없는 분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일잔 07.27 10:41  
가슴이 먹먹해지는 군요
제가 다 슬퍼지네요
힘내세요
과사랑 작성자 07.27 12:59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두 달간의 유예기간 동안
정리가 많이 되어서
슬픔은 견딜 수 있는 정도입니다.
감사합니다.
꿀벌 07.27 10:56  
남겨진 추억이 오랫동안 따뜻하게 마음을 다독여주지 않을까요..

 기운내세요 과사랑님..
과사랑 작성자 07.27 13:01  
떠나시고 나면 금세 새출발 가능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 정리되었는데 연락오시는 분들 이야기를 듣자니 장례식 끝날 때까지는 감정이 수시로 오륹내릴 듯합니다.
꽃등심 07.27 19:10  
사랑하는 가족이 곁을 떠나는건 언제나 힘든 일입니다. 마음 잘 추스리시고 남은 가족분들과 좋은 추억 많이 만드시면서 지내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과사랑님.
과사랑 작성자 07.27 20:43  
응원 감사합니다.
마음 정리는 다 했는데
주변에서 어머니의
과거 이야기를 해 주시면
감정 추스리기가 아직
어렵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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