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ㄱㄹ꽁과의 첫만남_10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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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ㄱㄹ꽁과의 첫만남_10부

좌지클루니 69 463 3

안녕하세요 호구 오브 호구, 호구왕 호구클루니 인사드립니다.


이번 이야기부터가 바로, 제가 그토록 피하고 싶었던 본격적인 '내상 떡밥'들이 풀리는 구간이겠네요.


 지금 돌이켜보면 이때부터 수많은 적신호가 켜졌는데, 사랑이라는 것에 눈이 멀어 애써 그 진실을 외면했던 것 같습니다. 


뭐, 어쩌겠습니까. 우리네 같은 금사빠에 로맨티스트들은 꼭 똥인지 된장인지 직접 찍어 먹어봐야 정신을 차리잖아요?


아무튼, 아직은 행복했던 '행복클루니' 시절의 마지막 이야기를 이어나가 보겠습니다.


그 폭풍 같던 밤이 지나고 저희는 언제나처럼 뜨거웠습니다. 곧 있으면 저는 귀국해야 했고, 약 열흘 뒤에 다시 돌아와 35일간 함께 할 예정이었죠. 뭐가 그리 좋았는지, 그저 함께 먹고, 자고, 싸고? 읭? ㅋㅋ 뭐, 돌이켜보면 싸는 걸 참 많이 하긴 했네요. ㅎㅎ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꽁친의 지인이라는 '마담 언니'와 함께 술을 한잔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약속 장소가 참 기가 막히더군요. 그 마담 언니가 일한다는 'ㅅㅌㄲ' 바로 앞의 해산물 식당이었습니다. 찜찜한 기분은 어쩔 수 없었지만, 애써 태연한 척 자리에 앉았죠. 아는꽁 만날까봐 두근두근 하면서 말이죠 ㅋㅋ


제가 그때 베트남어 공부에 꽤나 열심이었던 시절이라, 단어들은 한 20~30% 정도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둘이 나누는 대화를 귀동냥하며 눈치로 대충 때려 맞춰보니, 제 꽁친이 저와의 약속을 어기고 계속 'ㄱㄹㅇㅋ(가라오케)'에 나가고 있다는 심증이 들더군요.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습니다.


그날 밤, 그녀가 잠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고요한 새벽, 저는 결코 열어서는 안 될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야 말았습니다. 그녀의 핸드폰을 들어 잘로(Zalo)와 카카오톡에 있는 메시지들을 모조리 번역기를 돌려보기 시작한 겁니다.


하… 그녀의 실체는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과거 이모의 남자친구가 제게 예언했던 그대로의 상황들. 


이혼했다면서 친구처럼 지낸다던 전남편과 나눈 섹슈얼한 농담들. 수많은 손님들에게 일괄적으로 보낸 ‘오빠, 보고 싶다’ 식의 메시지들. 그리고 결정적으로, ‘ㄱㄹㅇㅋ 출근 단체 잘로방’의 수많은 대화들까지.


저는 그 자리에서 극대노했습니다.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습니다. 당장 그녀를 흔들어 깨워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그녀는 당황한 기색으로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하더군요. 'ㄱㄹㅇㅋ'는 맞지만 자기는 절대 손님과 밖으로 나가지 않는 '안나가요'로만 일을 한다, 손님들과의 대화는 오래된 인연이라 예의상 대답하는 것뿐이다, 전남편도 정말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다 보니 그랬다… 하… 지금 생각하면 그때 단호하게 끝내는 것이 정답이었습니다.


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내가 너에게 매달 주는 2,000만 동은, 네가 그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직업을 찾는 동안 쓰라고 주는 생활비 아니었냐고.


그러자 그녀는 울면서 매달리더군요. 가족과 딸을 부양해야 하기 때문에 그 돈만으로는 부족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그러면서 제 귀에 대고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난 오빠만을 사랑해. 그러니까 절대 손님과 나가지 않을 거야. 그냥 일하는 것만 이해해주면 안 될까…?"


흠… 잠시만요. 지금 이 글을 쓰는 중에도 그때의 분노에 손이 부들부들 떨립니다.


이런 호구클루니 새끼야!! 넌 진짜 ㅂㅅ이야…


아… 물론 저 자신에 대한 분노입니다. 여러분은 부디 제 글을 반면교사 삼아서 절대 저 같은 호구가 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울컥한 마음 좀 가라앉히고, 다음 편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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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9
옥수수 08.14 17:01  
실체가 참... 하이구 ㅠㅠ 너무 충격적이네유....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17:06  
지금생각해보니 더 열받네요 ㅋㅋ
꿀벌 08.14 17:05  
열지말아야할 판도라의 상자를 여셨군요...ㅠㅠ

다음에 어떤일이 있었을지...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17:47  
열었기 때문에 이별도 가능했져 ㅜㅜ
하이스코 08.14 17:07  
거즘 그럴것같네요 ..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17:47  
다 그렇쥬..
동바형 08.14 17:08  
슬픈내용이지만 뒤에는 더한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겠죠..? ㄷㄷㄷ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17:48  
1년을 만났는데 이제 스토리상 3개월이 채 안됐네요 ㅋㅋ
피오 08.14 17:11  

나쁜ㄲ..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17:49  
나쁜뇬 ㅜㅜ
여꿈낚시꾼 08.14 17:19  
어휴..나는 안한다 이게되나요? ...못된꽁이네요..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17:51  
ㄱㄹ꽁중 믿을 꽁 하나 없습니다
이소룡 08.14 17:26  
과거일뿐입니다~~이또한 피가되고 살이되는 추억 아닐까요~~^^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17:52  
이제 더이상 호구클루니가 아니닌깐요 ㅎㅎ
폼생폼사 08.14 17:26  
ㄱㄹ 다니면서 한국에서 용돈 받는 ㄲ을 븐적이 있습니다.
그 ㄲ은 3000만동씩 받더라고요.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17:53  
그게 유행인가봐요 ㅎㅎ 제 주변엔 많습니다
폼생폼사 08.14 17:59  
ㄷㅅㄹ 개념으로 픽해 놓는듯 합니다.
간지의제왕 08.14 17:41  
역시 ㄱㄹ에서 만난 꽁은 다 믿으면 안되는 이유죠..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17:53  
정답이십니다. 조달구죠!!
레인 08.14 17:41  
아.. 실체가 드러나고있군요..ㅠ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17:53  
슬프게도 이제 시작입니다;;
마거리특공대 08.14 17:49  
아이고...감정이입...ㅜㅠ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17:54  
저처럼 호구당하지 마세요 ㅜㅜ
카오스 08.14 17:55  
역시 ㄱㄹㅇㅋ ㄲ들은 믿을게 못되네요 이제부터라도 믿지 마셔유~~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21:18  
이젠 안속쥬 헤헤
내딴아롱 08.14 17:58  
킹 정말 받네요. ㅠㅠ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21:18  
킹받는건 이제 시작입니다 ㅋ
민이민이 08.14 17:58  
항상 ㅇㅎ녀하고 결말은 똑같네요.ㅜㅜ
소중한 후기 감사합니다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21:17  
선후배님께 도움되길 바랄뿐입니다
빈홈조아 08.14 18:00  
ㅇㅎ 꽁들은 대부분 저렇지 않을까요? 글을 읽는 저도 갑자기 분노가~~ 그 당시 분노의 감정을 저도 알거 같습니다 ㅠㅠ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21:17  
흠..모든 ㅇㅎ꽁이 그럴거라 생각되진 않지만 한가라 꽁들이 상대적,확률적으로 그러하다 생각합니다
미스터홍 08.14 18:06  
우리네 인생이란ㅎㅎ 다 그런거죠ㅎㅎ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21:16  
글쵸, 이젠 추억으로 남았으니요
곤니찌왕 08.14 18:26  
된장클루니님 잘봤습니다
남얘기같지 않습니다...ㅠㅠ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21:16  
호구만 안되시면 됩니다 ㅎㅎ
페드리 08.14 18:27  
ㅇㅎ꽁들은 결말이 똑같죠 ㅠㅠ 아예 같이 데리고 사는게 아닌이상....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21:14  
특히 한가라애들이 심한거 같아요
건마마스터 08.14 18:29  
분노가 여가까지 느껴집니다 전 이래서 벳남애들을 믿지않게 되더군요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21:13  
그래도 언젠간 좋은꽁 만날거라 믿습니다
김치찜 08.14 18:33  
이래서...믿으면 안되는데....
참...서로의 믿음이 없으면서도 바라는 것이 있으니..
ㅇㅎㄲ은 그래서...버리~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21:13  
그래서 이때부터 미친듯이 싸웠죠 ㅎㅎ
도피오샷 08.14 18:34  
무서운 애들이죠..
눈하나 깜짝안하고 거짓말하지요..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21:12  
조벌구라 봐야죠 조디만 벌리면 구라..
선랑 08.14 18:40  
어쨌든 결과겠지만...전 끊어내기를 정말 잘하신거같아요 ~
매번 신경쓰고 힘들고 참...그렇게 버텨온 장교님이 참 대단하시다는걸 알았쥬..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21:12  
잘아시겠지만, 그거외에도 너무 많은 힘들일들이 있었죠 이젠 다 추억입니다 ㅎㅎ
호짬조아 08.14 18:43  
아이고.. ㅠㅠ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21:11  
지금은 치유되서 괜찮습니다
그레이브디거 08.14 19:25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잘생기셨네요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21:11  
네? 저 그냥 평범한 40대 아재인데요;;
제니퍼 08.14 19:49  
2천만동이면, 당시로서는 일반직장인의 월급  4배 정도네요. 다음 스토리 기다리며, 추천 누르고 갑니다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21:10  
재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ㅎ
사하폴라리스 08.14 20:31  
저도 2천만동 받고싶습니다 ㅎㅎ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21:10  
사바폴님은 충분히 가능하실듯요
사하폴라리스 08.15 07:23  
좌클님에게 매달 받고싶다고요 ㅋㅋ
워킹데드 08.14 21:08  
어떤 기분이실지 감이 옵니다.배신감
거기에 지원까지 하셨으니 ㅜㅜ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4 21:10  
내상은 이제 시작입니다 ㅋㅋ
쿨곰 08.14 21:16  
ㅇㅎ에서 만난 친구들이 대부분 하는 거짓말이죠 ㅎㅎㅎㅎ;;;;
세븐 08.14 23:37  
크으~~~~~
저는 슈퍼핵뎁 좌클님의 사진만
눈에 들어오네요^^
장군1111 08.15 00:01  
안타깝네요 ㅠㅠ
인애초로 08.15 00:04  
어휴.... 판도라 상자!!!

다음 스토리도 너무 기대 됩니다 ㅠ
김프로 08.15 00:28  
아..감정이입이 자연스럽게 되다보니
핸드폰을 던질뻔 했습니다ㅜ
자꼴 08.15 03:21  
이런이런  아픈 추억이시군요
베남 08.15 04:19  
호구인증 만 피하시면
세인트 08.15 08:41  
믿었던만큼 많이 분노하셨을 것 같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저도 화가 납니다. ㅠㅠ
세인트 08.15 08:41  
믿었던만큼 많이 분노하셨을 것 같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저도 화가 납니다. ㅠㅠ
하루 08.15 13:19  
매우 익숙한 장소 이십니다 ^^
후기 감사합니다~
놀자비 08.15 15:21  
한번 봐버린이상 해결이 어렵겠네요ㅠㅠ
백두산 08.16 15:01  
아… 매달 주고 계셨군요

이런 이런….

분노하실만 합니다 !
박개 10.27 14:27  
즐겼으면 오케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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