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클루니의 마지막 제안: 2억 동과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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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클루니의 마지막 제안: 2억 동과 제주도

좌지클루니 33 369 0



안녕하십니까. 로맨스에 진심이었으나, 결국 현실의 냉혹함에 중도 포기 할까?도 생각했던 '로진클루니'입니다.


선후배님들, 연재가 타임라인대로만 흘러가니 너무 길어지고 루즈해지는 감이 있네요. 


제 막장 시트콤이 그렇게 정직한 장르는 아니지 않습니까? ㅋㅋ 


이제부터는 시간 순서와 상관없이, 제목과 함께 그날그날 꽂히는 에피소드를 풀어내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가보겠습니다.


자, 그럼 오늘은 그녀와의 관계가 막바지로 치닫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그녀는 제게 판티엣에 계신 어머니를 위해 집을 지어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죠. 그녀의 엄마는 이모집에서 꼽사리껴서 살고 있어서 눈칫밥 먹으면서 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매달 2천만 동이 넘는 돈을 쏴주고 있었으니, 1년쯤 지났을 땐 당연히 어느 정도 목돈이 모였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웬걸, 그녀의 금고에 잔고는 절 처음 만났을때와 차이가 없더라구요;;


꽁바꽁이겠지만, 그녀는 정말이지 상상 초월의 게으름뱅이였습니다. 선배님들은 아시잖아요? 20대 꽁들이 얼마나 하루살이처럼 세상을 사는지. 답답한 마음에 제가 직접 돈을 모아주기로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게 바로 '셀프 가스라이팅'의 최종 단계였던 것 같습니다.


좌클: "니, 내가 지금부터 9개월 동안 돈 모아서 2억 동, 한방에 쏴줄게. 네가 모은 돈이랑 합쳐서 집 짓자."


(앞으로 그녀의 이름은 '니'라고 하겠습니다. 베트남에 '니' 많잖아요? ㅎㅎ)


니: "그럼 오빠가 매달 주던 생활비는? 난 뭘로 살아?"


좌클: "안나가요로 일하면 한 달에 얼마나 버는데?"


니: "열심히 하면... 1,500만 동쯤?"


좌클: "그럼 그걸로 아껴서 잘 살아보자."


이건 뭐 옆에서 지켜본 제가 장담하는데, 애초에 불가능한 미션이었습니다. TC 50만 동에 가끔 터지는 팁으로 생활하려면 매일 출근해도 모자랄 판에, 일주일에 두세 번 나가는 게으름뱅이가 무슨 수로 버티겠습니까.


역시나, 며칠 뒤 그녀에게서 상상을 초월하는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니: "오빠, 그냥 나 제주도 가서 일하면 안 돼?"


...순간 정적이 흘렀습니다. 제가 잘못 들었나 싶었죠. 당시 그녀는 이미 저 몰래 손님과 2차를 나갔다가 5번이나 걸린 전적이 있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제주도 원정'은 차원이 다른, 그야말로 선을 씨게 넘는 발언이었죠.


좌클: "너 지금 제정신이야? 또라이니?"


니: "친구가 제주도에서 한 달 일하고 1억 5천만 동을 벌어왔대. 딱 한 번만 눈감아주면 안 될까?"


그 말을 듣는 순간, 남아있던 정마저 다 떨어져나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이미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그냥 마음대로 하라고 했습니다. 결국 그녀는 돈을 벌겠다며 다낭으로 떠났고, 그때부터 대놓고 손님들과 2차를 나가기 시작했죠.


물론 그 덕분에, 저는 그녀에게 주기로 했던 2억 동을 고스란히 아낄 수 있었습니다. ㅋㅋ 개꿀.


지금 그녀는 다낭에서 새로운 호구 하나를 잘 물어서 잘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그녀가 밉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엽죠. 부디 다음 호구는 저보다 돈이 훨씬 많은 사람이길, 그래서 다시는 제주도 같은 험한 곳에 갈 생각 안 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뭐, 세상살이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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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가끔은 그녀와의 붐붐이 그립네요 ㅜㅜ
 


댓글 33
카노 08.16 16:53  
이제 마음이 편안해 졌곘습니다ㅎㅎㅎ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6 16:54  
지금은 홀가분합니다 ㅎㅎ
몽롱 08.16 16:53  
한번 편하게 몸으로 돈벌어버린 맛을 알게되면
거기 유혹에서 못벗어나지요.

집안에서 더 그걸 유도하는 환경까지 ㅜ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6 16:54  
맞습니다 ㅜㅜ 그래서 앞으로 ㅎㄱㄹ 애들한테는 마음 안주려구요..
꿀벌 08.16 16:54  
잘 정리하신거 같습니다..

다른 쉬운 길이 있다는 걸 알아버려

마음을 돌리기 쉽지 않았을 거 같네요...!!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6 16:55  
제수씨 근처에 참한꽁 있으면 소개좀..
도피오샷 08.16 16:56  
알아서 잘 걸러졌습니다. 그런 위안으로 살아야죠..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6 16:58  
그래도 가끔 생각나는게..전 영락없이 로진클루니 인가봅니다
옥수수 08.16 17:03  
무서운 X이네요 ㄷㄷㄷ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6 17:11  
대부분이 이런 결말일겁니다 ㅎ
페드리 08.16 17:06  
선을 씨게 넘었네요 잘 헤어지셨습니다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6 17:12  
덕분에 정리 한거죠 ㅎ
쿨곰 08.16 17:08  
이 스토리에 마무리를 몰랐는데..... 이렇게 알게 되는군요 ㅎㅎㅎ;;;
좌지클루니 작성자 08.16 17:12  
그래서 이제 다시만날일이 없습니다 ㅎ
워킹데드 08.16 17:17  
호구는 호구로 치료입니까 그래도 다행입니다.
종착역 까지 가서 2억만동 날렸으면 어디까지나
한스푼의 로맨스 없는 이성적인 저의 판단이였습니다.클루니님의 마음은 1도 안담았습니다
여꿈낚시꾼 08.16 17:40  
정리 잘하신거 같습니다 ...그나마 지금이라도...
소드 08.16 18:01  
눈감아 달라니.. 참...
세븐 08.16 18:15  
꽁들에게 머니는 역시ㅠㅠ
베트남메트 08.16 18:22  
와 2억동...제주도가 다낭인거죠??
빅트럭 08.16 18:47  
가만있어보자. 내 계좌번호가 어딨드라....
김치찜 08.16 19:03  
돈이 더 중요하군요...
제주도가는 것을 눈 감아 달라니...ㅋㅋㅋ

눈을 감으면 괜찮은 거구나..ㅋㅋㅋ
인애초로 08.16 19:40  
어휴... 너무 어렵네요 저한텐
백두산 08.16 19:46  
요새 제주도 중국 사람 넘 믾던데….
하루 08.16 20:02  
대부분 어린 나이라..
돈 모으는 습관 가지고 있는 꽁들 보기 쉽지 않더라구요 ^^;;
편하게 버는 돈일수록 더욱 심할거라 생각 하네요
레인 08.16 20:19  
와 마지막에 진짜를 보여줬네요~ 로진클루니는 이제 없으시겠죠? ㅋㅋ
제니퍼 08.16 20:28  
벳남인이 한달에 1억~ 2억동을 벌다니, 왜 부러운 걸까요?
우리가 결혼할게 아니라면, 그 ㄲ의 젊은 인생과 큰 돈벌이를 막지 않는게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하다못해 더조선 ㄲ은 공장에서 힘들게 월 800만동 벌다가, 더조선에서 몸도 안파는데, 가뿐하게  월 3,000만동 이상 번다고 하더군요.
행복여행 08.16 20:40  
돈으로 맺어진 관계는 돈외의 다른것으로 관계를 지속하긴 어렵지요. 잘찾아서 돈외의 관계를
만들어 보시져
응도 08.17 01:35  
사람의 감정이라는게 머리로 조절할수 없다는것이 가끔은 슬픙결말을 초래하는거 같읍니다,,
놀자비 08.17 18:46  
ㅠㅠ 상처가 크시겠지만... 더 좋은 친구 만나려고 액땜했다생각하시길.. 근데 다음시리즈 또 있나요?ㅋㅋ 갑자기 엔딩이라뇨ㅠㅠ
왈프 08.18 11:54  
역시 로진은 아무나 할수 있는게 아니군요
리오 08.21 00:27  
저도 지금 클루니님같이 ㄹㅈ으로 힘들어하고 고민하는 중입니다.
헤어지고 다시 만나기를 2번째인듯합니다.
근데 여전히 ㄲㅊ은 안 바뀌네요. 자기는 연락을 절대 나에게 잘 안 하면서 내가 연락 안하면 난리이고, 최근에는 우리가 너무 밋밋한 사이 같다는 얘기를 하네요.
연락을 자주 안해서 저도 짜증나서 연락을 안 했더니 그런 한심한 소리가...
그만 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곧 보러 가는 일정이라 우선은 참고 있습니다. ㅜ.ㅜ
근데 끝이 보이는 것같아서 그냥 마음이 답답하고 복잡하네요.
좌지클루니 작성자 08.21 06:55  
전 38번 찌따이 했었습니다. 지금당장은 정리하기 힘들거에요 시간을 가지고 조금씩 정떼세요 그게 가장 좋은방법입니다. 그 사람의 단점을 부각시키고 계속 셀프가스라이팅 하는게 탈출 방법이니 화이팅하시죠
박개 10.27 14:58  
영상이 궁금해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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