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싸꽁 홈런 후기 3부 - 현재 진행 상황
공백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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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에서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작정하고 작업하러 갔던 마싸꽁 과의 현재 상황 입니다.
세 번 방문에 제 숙소로 와서 같이 보낸 뒤에 그 이후에도 호치민에 가면 거의 같이 보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마싸꽁이 저를 너무 좋아 한다는 겁니다. (자랑이 아니라 진지하고 심각합니다..)
사실 이 아이는 싱글맘 입니다. (형님들 이제 한숨 놓으셔도 됩니다. ㅎㅎ)
나이도 어린데(20살) 벌써 3살 짜리 딸아이가 있다고 하네요.
제게 사진과 영상도 보여줬구요. (딸은 부모님이 돌봐주시고 계신다고 하네요.)
엄마를 닮아서 그런가 너무 이쁘고 귀엽더라구요.
첨부터 저에게 얘기 했을 때 저는 '상관없다' 라는 식으로 가볍게 대답을 했죠.
그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런건 안중에도 없었기 때문 입니다.
하지만 무엇 때문인지 이 아이는 제게 진심을 다해 대해주면서 저를 남편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자기 아빠와 제가 동갑이라 그런지 농담을 섞어 '늙은 남편' 이라고 부르더라구요. ㅎㅎㅎ
거기까지는 좋은데 얘가 진짜 저를 너무 집착하고 좋아해서 그게 문제 입니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자기 자녀의 양육이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접근 하는게 아니라 걸 알기에 더 마음이 복잡합니다.
'우리 늙은 남편은 베트남에 출장 와서 힘들게 일하고 왔으니 내가 마사지 해주고 맛있는 밥도 사주겠다'
하지만 저는 출장이 1도 없고 그저 생각없이 질러 놓은 발권력으로 인해 반강제로 호치민을 들락거리고 있을 뿐 입니다. ㅎㅎ
제가 지난 주에 하노이에 가있을 때 에도 '남편이 베트남에 와있는데 볼 수가 없으니 더 그립다.'
'너무 보고싶다. 눈물난다.' 그러면서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영상 전화를 하더군요.
이번에도 호치민에서 3일을 서로의 숙소를 오가며 같이 지내고 (동나이에서 외박을 못한 이유)
마지막 날 아침 선라이즈에서 헤어지기 전에 침대에서도 눈시울이 시뻘게지며 입술을 삐죽 내밀고 언제 다시 올거냐 묻더군요.
"3월이나 되야 올 것 같아" 라고 했더니 너무 길다며 그리워서 참을 수가 없다고 이내 또 눈물을 뚝뚝 흘립니다. ㅜㅜ
사실 저는 아직도 12월에 한번의 방벳과 2월의 방벳도 발권이 되어 있습니다.
동나이 꽁 라는 카드를 쥐기 위해서 얘기를 안했는데 이 아이의 그런 반응을 보니 '내가 죽일놈 인가' 싶기도 하면서
미안하고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어렵게 달래서 출근 한다고 보낸 아이가 잠시 후에 불 꺼진 집에서 혼자 이불 뒤집어 쓰고 울면서 전화 하는데 마음이 좀 그렇더라구요.
결국 이전 글에 썼던 대로 다시 가서 달래주고 현재는 한국에 와있습니다.
애가 참 수수하고 순진해서 맑다고 해야하나...? 그런 느낌 입니다.
그에 반해 밤에는 완전 달라지는 반전이 있기는 합니다만....(너무 왕성해서 사실은 그것도 부담 됩니다.)
제가 자기 행동이나 말투를 조금만 따라 하기만 해도 그렇게 좋다면서 해맑게 깔깔 거리고 한참을 웃는 아이 입니다.
그렇게 맑은 애한테 제가 지금 하는 행동이 맞나 싶네요.
저랑 결혼해서 아들을 낳고 싶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죠.
"나는 너무 늙었어. 너의 아빠와 동갑이야. 애를 낳으면 그 애가 다 성장하기 전에 내가 먼저 죽을 수도 있어"
"그럼 그 애가 힘든 삶을 살아야해. 그래서 난 아이를 낳고 싶지 않아"
라며 핑계 아닌 핑계로 대충 둘러댔더니 (사실 팩트이기도 하구요.)
"괜찮아요. 나는 당신의 아이가 세상에 있다는 사실이 중요해요."
"그리고 나의 딸에게도 사랑스러운 동생이 생기는 건 좋은 일 이에요."
라면서 무조건 낳게 해달라고 조르고 있습니다.
안된다고 하니 등 돌리고 누워서 이불 뒤집어 쓴채로 누가 죽은것 마냥 펑펑 울어 대고....
맑아서 그런건가... 감수성이 너무 풍부해서 기분이 행동이나 표정으로 다 나오는 그런 아이 입니다.
저랑 지낸 모든 시간들을 어느샌가 저도 모르게 사진을 찍어서 동영상 클립을 만들어 저에게 보내줬더라구요.
그러면서 베시시~ 웃고 있습니다. 다른 꽁들 같으면 성질을 버러냈을텐데....그냥 이쁘게 잘 만들었다고 해줬네요. ㅎ
딸 아이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제가 책임지고 감당하기엔 너무 착하고 여린 아이 입니다.
저랑 처음 밤을 보내던 날 '남자 손을 탄지 오래됐다...' 라고 하는게 이유는 여기서 말씀 못드리지만
어떤 상황으로 인해(결혼 생활 중) 남자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는데 저를 보고 그게 다 풀렸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한테 그렇게 집착하고 좋아한다는 표현을 하는거 같네요.
결론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정리해야죠... 그저 가볍게 호치민 갔을 때만 보는 그런 관계가 아니라면 그게 맞겠죠.
이 아이는 저한테 자기 인생을 걸려고 하고 있으니까요...
'야 임마! 그거 다 작업이지 너한테만 그럴꺼 같냐?' 라고 생각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글쎄요...
진심은 통한다고 했나요? 그 진심을 제가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근데 지금의 상황에서 관계를 정리한다고 하면 이 아이가 받을 상처와 그 슬픔을 견대낼 수 있을지가 걱정 입니다.
물론 살면서 누구나 겪고 이겨내야 하는 인생사 중에 하나 이지만
정말 별것도 아닌 모습에도 그렇게 힘들어 하는걸 몇번 보고 나니까 신경이 안쓰일 수가 없죠.
저 또한 마음이 좋지 않을것 같습니다.
오늘 새벽에 한국에 도착하고 이 글을 쓰는 현재 까지고 4~6번의 영상통화를 했네요.
첨엔 그렇게 싫고 부담스럽던 영상통화 였지만 '얼굴만 봐도 그렇게 좋아 하는데 이거 하나 못받아 주겠냐'
싶은 마음으로 웃으면서 받아주고 저도 걸기도 하고 그러네요.
이 행동도 잘못된거 맞죠?
매정하게 끊어야 하는데 바로 끊어내지는 못하겠고 조금이라도 상처를 덜 받게 해주고 싶은데 저도 모르겠네요.
참... 이거 놀자고 오는 게시판에 진지한 글을 써서 죄송합니다만 어디 풀데도 없고.. 이해 좀 해주세요.
그리고 이게 다 형님들 때문 입니다.
너무 잘 나가시는 형님들이 많아서 제가 흉내 좀 내보려다가....ㅎㅎㅎ ㅜㅜ
이미 이런 경험 수백번, 수천번 하신 뎁짜이 형님들 계시죠?
저는 쏘우짜이라 이런 경험이 별로 없어 쉽지 않네요.
고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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