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베프 1명과 단촐하게 송년회를 끝내나 싶었는데.... 

이번에는 부모님에게 송년회 제의가 들어오네요.  (헉..)

그동안 웬만한 송년회 제의는 연속해서 다 회피해 왔지만..........

이건........

ㅎㅎ

회피 할 자리가 아니네요. (어머니께서 노여워 하실...지도....)

하지만....

팔순을 바라보시면서도 여전히 소주를 물 마시듯 하시다 ........ 

어느덧 만취에 주사끼가 폭발해 

가끔 주폭이 되어버리시는 어머니의 모습은 별로 보고 싶지가 않아...........

고심해 봅니다.(흐음... 어쩐다..)

그래서 이번에는 머리를 좀 굴려.....

소주가 없는..... 좀 .... 고상한 곳을 송년회 장소로 선택 해 봅니다.

남양주 진접 스테이크 크레이브라고.......

너무 비싸지도 않고 분위기도 적당히 고상한..... 스테이크집.......

어머니께서.... 단박에....

'야!! 뭐 이딴델 골랐어.... 소주 먹을 분위기가 아니잖아!!?'

라고 하셨지만.....

'애들도 있는 가족 송년회인데 이번엔 좀 양보 하시죠....'

라고 시큰둥하게 얘기 합니다.

뭐...손주 손녀 사랑은 각별하시기에.........

'아...... 음...'

더 이상 말씀은 없으시네요.....
  

ㅋㅋ 대부분이 다.... 요런 음식들이라.......

술이 생각 나시면....

가볍게 와인이나 시켜 드시라고 할 요량이었는데.......
 

어머니께서 대뜸......

'여기.... 소주... !!! 소주 갖다 줘요...' 

하시네요.........

 ㅎㅎㅎㅎ

'후후... 이런데서 뭔 소주를 찾아요. 와인이나 한잔 드시죠......' 라고 하는데.....

담당 서버가....

'넹~ ' 하더니......

소주를 갖고 오네요. (뭐야... 왜 소주가 있어!!?)

........

(왜.......왜.........

이런데서 소주를 파는거야...... 왜에에....)

어머니께선.....

히죽 웃으시며.......

와인잔에 소주를 한번에 반병을 들이 부으시더니...............

소주가 가득 담긴......찰랑이는 와인잔을 높이들고......

'뭐...이러면.... 와인 분위기도 나고...... 딱 좋쿠만.......' 

하시며

꿀꺽 꿀꺽....... 

한번에 원샷........  하시고선........

다시 남은 반병을 들이 부어 잔을 채우곤.......

'야....!!  한병 더 시켜라.........' 

......... (계획 실패구만...)

시간내내 갑자기 분위기 험악해 질까.....

얼마나 조마조마 했는지...........

다행히........ 

그런식으로 딱 2병만 드셔서........

(음식들이 이래서 소주맛이 별로라고........ㅎㅎㅎ) (휴 다행....)

만취 상태까진 않으셔서.......분위기 나빠지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네요. 

식사가 끝난 후.......

광릉 수목원길을 따라 포천쪽으로 가다보면.......

베이커리 디저트 카페가 즐비한데.....

그중......

명장시대란 곳을 가봅니다.

(명장시대...? 제과제빵 명장 타이틀 있는 사람이 만드는 빵인가...)

자식들 말은 안들으셔도

손주 손녀들이 이런델 좋아하니....... 군말없이 이런곳도 마다 않고..... 

가보자 하시는 어머님. 

ㅎㅎㅎ 

입구에 떠억 하니 트리가 있어...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잘 연출해 놓았네요  

손주 손녀들 먹고 싶은거 마음껏 고르라고 하시며 

주위를 두리번 거리시는 어머님.  (음??)

다들 커피 한잔씩 주문하는데.......

어머니께서...... 또 다시......

'야...... 여기 소주 없냐....' 

헐...

다행히....

여긴 ..... 정말로 소주가 없었습니다.

(이런데가.... 소주를 팔면 .... 진짜 안되죠........ㅎㅎ) 

쳇... 하시더니.....

커피는 잠 안온다고 안드시고 손주 손녀들 먹는것만 흐믓하게....지켜보시네요....

그렇게 이번에는...... 별 잡음없이...... 가족 송년회도 무사히 마쳐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