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엣젯 비상구 좌석에서 쫒겨난 썰
공백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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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방벳은 자주 가는 형님과 베린이 2명을 데리고 체험을 시켜주러 갔습니다.
한달 넘게 쉬고 오랫만에 가는거라 모처럼 설레더군요. ㅎㅎ
물론 숙소는 선라이즈로 잡았구요.
2+2로 각각 항공편이 달라서 우리는 비엣젯을 타고 갔고 나머지 일행은 아샤나로 오기로 했더랬죠.
사전에 비상구 좌석을 구매해서 인천공항 체크인 카운터로 가서 수하물믈 붙이려고 하는데 직원이 물어봅니다.
" 박**님 외 일행 1분~ 12D,12F 비상구 좌석 구매한거 맞으시죠?"
"네 맞아요"
"비상구 좌석은 비상시에 승객들에게 도움을 어쩌고 저쩌고~~~~ 영어나 베트남어로 의사 소통이 가능하신가요?"
비엣젯 X같아서 잘 타지도 않지만 타게 되면 반드시 비상구 아니면 앉질 않습니다.
덩치가 조금 있는 편 이라 다른 좌석은 엄두도 못내죠.
그래서 의례 해오던것 처럼 아무 생각없이 대충 대답했습니다.
"네에~ 간단하게 할 수 있어요"
"그럼 저희가 제공해드리는 안내문 한 번 번역 해보시겠어요?"
라며 무슨 손바닥 만한 쪽지를 내밉니다.
대략 10문장 정도 되어 보이는 비상 응급 조치 안내 같은 내용의 문장 이였습니다.
"네? 번역이요? 이걸 지금 여기서 하라구요?
"네 읽고 번역해서 저한테 알려주시면 됩니다."
"이걸 소리 내서 읽으라구요?"
"네....아니면 읽고 나서 저한테 번역만 해주세요"
별 뜻 아니겠거니 해서 대충 아는 단어들만 몇 개 해석해서 말을 만들다시피 얘기했습니다.
"얼레벌레 가나다라~~~ 아몰랑~ㅣ#$%^&*!@ㅓ닝기리0ㅁ-9)(*& 이런 뜻 아닌가요?"
"아닌데요!!!"
존나 쪽팔립디다.ㅋㅋㅋㅋ
속으로 '진짜 비행기를 이렇게 까지 해서 타야하나' 싶으면서도 짜증이 막 솟구치더라구요.
"뒤에 분~ 양**님! 아래 5문장 해석 해주세요"
이 형님은 명문대 출신에 가방끈도 길고 평소에 박식하기로 소문난 양반이라 저는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죠!
마치 9회말 투아웃에 안타 하나로 역전이 될 수 있는 기회 같은 순간 이였습니다.
중요한 타순 입니다.
'형만 믿어요! 제발' 이라며 마음 속으로 기도 아닌 기도를 하고 한뜻이 되어 속으로 같이 해석을 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형님 한동안 말이 없네요.....
다섯 문장 인데 한참을 읽습니다.
'형 이거 수능이 아니에요. 대충 읽고 얼른 아무 소리나 내요! 제발'
한동안의 정적이 흐른 뒤..... 더듬더듬 뭔가 소리를 냅니다 ㅋㅋㅋ
하지만 목소리가 자꾸 기어들어갑니다.
이형도 땡! 입니다. ㅋㅋㅋㅋ
믿었던 타자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납니다. ㅜㅜ
아 진짜 지금 생각하면 웃기기는 하는데 이게 무슨 개쪽인지 모르겠네요.
"두 분은 언어 소통의 문제로 비상구석에 타실 수가 없습니다!"
"추가 요금은 일정 기간 뒤에 자동으로 환불 예정이며 오늘 다른 좌석으로 지정....."
제가 빡이 치다치다 못해서 한마디 했습니다.
"저기요!! 제가 호치민을 한달에 한번 이상 가는데 이런 경우가 처음 이거든요."
"갑자기 왜 이런걸 시키는거죠? "
원래 규정이 그랬고 최근에 강화되어 일일이 확인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니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일반석에 앉을거면 굳이 비상구석을 뭐하러 예약 하겠어요"
"자리도 좁고 불편하기로 소문난 항공사라서 그나마 넓은 좌석 아니면 앉을 수가 없는데 어떡하냐!"
일부러 들으라고 좀 긁었습니다. ㅋㅋㅋㅋ
규정상 계속 안된다고만 합니다. 팽팽합니다.
계속 주거니 받거니 니가 잘났니~ 못났~니 하면서 언쟁을 했습니다.
항공사 직원이랑 언성 높이고 싸워봤자 좋을게 없죠. 게다가 장소는 공항 입니다.
그래서 작전을 바꿔서 다정하게 얘기 했습니다.
"저... 다음에 올 때는 영어 공부 열심히 해서 올께여~ 이번 한번만 봐주시면 안될까영~~~~? :)"
이랬더니 장승같이 뻣뻣하던 그 직원이 태세를 바꿔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러시면 제일 앞열 3자리가 비었는데 그쪽으로 바꿔드릴까요?"
스카이보스 인가 뭔가 하는 그 자리 말하는거 같습니다.
"추가요금 없도록 조치해드릴 수 있습니다."
잘 모르지만 비상구석 보다는 비싼 좌석인가 봅니다.
아니 진작에 그렇게 해주면 될 것을 고자세로 뻣뻣하게 사람 영어실력 테스트 하고
개망신 당하게 하고 (물론 제가 못난 죄 입니다 ㅋ) 이제와서 호의 아닌 호의(?)를.... 니기미 ㅋㅋㅋ
암튼 그럴게 긴 언쟁 끝에 제일 앞좌석으로 바꿔타게 되는 행운을 잡으며 체크인을 마치고 비행기에 탔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였습니다.
비행기 좌석이 텅텅비어서 가게 됨과 동시에 3자리 중 한자리에 아무도 앉지 않고
뒷자리에도 아무도 앉질 않고 개꿀로 편하게 타고 갔습니다.
거기에다 비엣젯이 20분 먼저 이륙하는 기적이 일어나서 생각보다 호치민에서 더 많은 시간을 즐기고 왔습니다.
개꿀!!!
그래도 다시는 안탈꺼임! ㅋ
4박 무떡의 후기도 곧 올라옵니다. (feat. 템플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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