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님의 전번은 전여친으로 저장되어 있습니다
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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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휴대 전화에 제 장관님은 '전여친'으로 입력되어 있습니다.
전 여친을 발견한 제 어머니가 생전에
"너는 왜 쓸데없는 것을 저장해 놓고 있냐"
라고 하자 제 제수씨가
"아주버님은 형님을 전 여친으로 여긴답니다"
라고 해서 무사히 넘어갔습니다.
어느 날 장관님께 물었습니다.
"당신 다시 한번 생을 살 수 있으면 나와 결혼할 거야?"
그러자 장관님이
"나는 혼자 살고 싶어.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자식들 키우는 게 너무 힘들어"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다른 여자랑 살 거야. 새로 주어진 인생인데 당신과 또 한 번 살기보다는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인생을 해 봐야지.
이렇게 말하니 되게 미안하다. 당신 괜찮아?"
그랬더니 장관님은 아주 쿨하게
" 나는 애 키우는 결혼 생활은 다시 하고 싶지 않아. 나는 혼자 살 테니까 당신은 맘대로 살아"
라고 했습니다.
결혼 전 사랑에 빠졌을 때 장관님과 함께 살면 모든 게 행복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결혼을 해보니 달라졌습니다.
한 예로 결혼 전에는 장관님이 음식을 오래 먹는 것이 보기 좋아서 빨리 먹고 지켜보곤 하는 것이 즐거움이었는데 결혼 후에는 답답해서 참 꼴보기 싫어졌습니다.
"지금 바쁘잖아. 빨리 먹어."
그러자 장관님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끝까지 먹었습니다.
연애할 때는 대충 먹다가 다 먹었다고 끝내던 사람이 그렇게 바뀐 것입니다.
결혼 전에는 빨리 먹고 나서 장관님이 오래 먹는 걸 지켜보는 게 즐거웠는데 결혼 후에는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다른 건 대충 지킬 수 있는데 5번은 죽어도 못합니다.
제 장관님은 본인이 결론도 모르고 말을 무지하게 길게 합니다.
연애할 때는 제가 말하지 않고도 지켜보기만 하면 되니까 장관님의 얼굴을 지켜보는게 행복이었는데 지금은
"그래서 결론이 뭐야? 결론부터 이야기해"
라고 하면서 혀를 차곤 합니다.
나머지 센서를 대충 갖추고 있으니 제가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데 젊은 ㄲ들 꼬시는 건 전혀 도움이 안됩니다.
이상 늙은 쏘우짜이의 넋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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