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전아파트 후기-썰렁함 주의
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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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1.14
"여보, 내게 좀 잘 해라. 이러다 남편 바람나겠다"
그러면 장관님 화를 내야 정상 아닙니까?
큰 소리를 웃느라 콜록콜록하던 장관님은
"괜찮아, 바람나도 돼."
순간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진짜야?"
"응. 어차피 세상 모든 여자는 당신을 만나면 24시간 내에 도망가게 되어 있으니 내 소중함만 알게 될 거야. 엄청 돈을 많이 주면 붙어 있게 할 수 있겠지만 돈 보고 붙어 있는 사람은 곧 싫증날 테니 가정 경제에 문제가 없을 정도의 돈만 쓴다면 마음대로 해 봐."
제 장관님을 두고 쿨하다고 해야 하나요?
수개월 전 궁전아파트 입주가 가능한다는 소식을 들은 후 부랴부랴 10-11월의 장기간 출장계획 수립에 들어갔습니다.
이것이 10월보다 11월에 궁전아파트 예약을 먼저 했던 이유입니다.
늙은 쏘우짜이인 저는 몰빵님으로부터 전수받은 미칭존배를 실전에서 활용하기 시작했지만 베트남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11월에 궁전아파트를 예약한 후 9월 방문 때부터 작업을 했습니다.
다행히 9월에 3명에게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응답을 받았습니다.
(이것도 전보다는 성과가 좋은 것입니다. 저는 진도를 못 나가지만 더 챙겨 주는 일은 없습니다)
그 때 실패했다면 10월 방문 때 누군가를 꼬시려고 노력했을 텐데 3명의 반응이 좋았으니 새로운 일을 벌이지 않고 지나갔습니다.
그랬는데 궁전아파트에 올 일이 가까워지자
1명은 이미 글 올렸듯이 두 번째 만났을 때 취해서 제 할 일 못하길래 x
1명은 10월에 다시 만나니 11월에 만자주기로 해 놓고, 출장간다고 함.
1명은 안타까지는 칠 수 있겠지만 홈런을 치려면 엄청 무리가 따를 듯함.
인데다 하노이에서 부상까지 당해서 온몸 곳곳에 상처가 생겨 엉망이 되어 버렸습니다.
선라이즈 노스타워에서 궁전아파트로 옮기는 날,
오랜 여행으로 빨래를 맡기려고 했는데 하루님으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여기 숙소가 세탁기가 없어요
그래서 여기만 무료 세탁 서비스 해드리는데
빨래 바구니에 넣어 두시면
청소 직원 방문할때 회수 하고
다음날 청소할 때 가져다 드릴거에요"라는 문자가 왔습니다.
오잉? 빨래를 해 준다구?
그렇지 않아도 노스타워에 빨래 맡기고 시티뷰에서 찾으러 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행운이람?
그렇게 빨래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고 이사를 했습니다.
궁전아파트에 들어와 방을 둘러보니 일단은 이 내부를 보고 좋아하면서 사진을 찍느라 제게 대한 관심을 줄일 ㄲ을 제외하고는 준비가 잘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고에는 먼저 사용하신 분이 남겨두신 선물이 있었고 (저도 다음 분에게 넘겨드릴 예정입니다), 둘이서 얼굴 마주보며 와인을 한 잔 하기에 딱 알맞은 테이블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싱크대가 없어서 '제가 음식을 거의 안 해 먹으므로 별 문제는 없지만 다른 분들은 파티를 하면 어떻게 처리를 할 것'인지 궁금했는데 오후에 우연히 만난 키스님에게 여쭤 보니 청소하시는 분이 설거지도 해 주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첫 날과 둘째 날, 약간의 개인적 일도 있고 해서 다른 분들과 어울리지 않았더니 방이 깨끗하게 유지되었습니다.
그나마 첫날에는 음식이라도 해 먹었지만 둘째 날에는 보조침대에서 잤으므로 사람이 하루를 보낸 방인지 아닌지 구별도 되지 않았습니다.
첫 날 사다놓은 와인은 둘째날 황제에서 구입한 오징어 안주와 함께 지금도 테이블에 놓여 있습니다.
세째날 아침, 나가기 싫어서 밍기적거리다가 10시가 되길래 혹시라도 청소도우미께서 오실까봐 속옷차림에 겉옷이라고 입으려고 옷장 쪽으로 가기 위해 일어나는 순간 벨 소리가 들렸습니다.
"Wait, 기다리세요"
허겁지겁 옷을 입는데 발을 잘못 끼우는 등 시간을 좀 소모한 후 문을 열었습니다.
베트남인이라기보다 외국인처럼 느껴지는 청소도우미는 미소를 띤 인상좋은 얼굴로 청소를 하러 왔다고 하면서 어제 가져간 빨래를 세탁해 온 것을 내밀길래(영어를 잘 하지는 못해도 약간의 영어와 바디랭기지로 번역기 없이 대화가 가능해서 좋았습니다)
"보시다시피 방이 깨끗해서 오늘은 청소를 안 해도 된다. 사용한 수건 하나 챙겨가시고 쓰레기통만 비워 달라"
고 했습니다.
쓰레기통을 비운 후 방을 한 바퀴 돌아본 청소도우미는 "지금까지 이렇게 빨리 청소를 끝낸 건 처음"이라며 웃었습니다.
읽어주신 분들을 실망시켜드리는 글 올려서 죄송합니다.
오늘밤이 마지막인데 어제 ㅈㄱ 함께 한 분들은 너무 재미있고, 오늘도 함께 하자고 하셨지만 오늘은 종일 황제 예약한 걸 제외하면 놀지 못하는 스케쥴이 너무 바쁩니다. ㅠㅠㅠ
부록으로 궁전아파트 사진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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