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싱했지 후기
과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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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2.07
몸에 있어야 할 털은 모두 있어야 하는 걸로 생각했습니다.
사춘기가 지나면서 수염이 나기 시작하자 수염깎는 게 아주 귀찮았지만 없다는 건 생각할 수가 없었습니다.
남들보다 늦게 군대에 가서 집단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내부반에서 잠을 자려는데 한 명이 중요(?) 부위 주변을 긁기 시작했습니다.
곰팡이 감염이나 습진을 의심했는데 군의관이 내린 진단은 옴이었습니다.![]()
그 날 그 병사는 털을 밀고 강제 목욕을 해야했습니다.
'털을 밀라는 건 뭔가 수치스러운 일이다!'![]()
그 때까지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 날, 항문쪽에 털이 나 있는 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한 의사의 강연에서 그 털은 지저분한 게 묻어 있을 뿐 아니라 감염의 원인이 되니 가끔씩 밀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기야 이(곤충)를 비롯하여 털을 통해 옮기는 병도 있으니 털이 보호 등 고유기능이 있기는 하지만 한 번씩 미는 것도 의미있는 일임을 의사들로부터 듣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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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꿈카페에 가입 후 진급을 위해 댓글을 올리기 시작한 후 정을 듬뿍 느끼게 하는 회원 한 분을 만났습니다.
"얼릉 오셔요"
라는 댓글이 올라왔길래 ![]()
호치민에서 저를 기다려 주는 분이 있다는 게 너무 좋아서 목숨을 걸고 숨이 넘어가는 걸 막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선라이즈에 가자마자 연락을 했는데 그 후에 그런 투의 표현을 모든 회원님들께 쓰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제게만 관심가져 주신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ㅎㅎㅎ![]()
그래도 그 분을 보면 기분이 편해졌습니다.
작년에 여러 번 가다 보니 여러 번 뵈었고, 제가 모르는 정보는 잘 알려 주셨습니다.
작년 마지막으로 11월 중순에 방문했을 때 곧 왁싱샵을 여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1월에 오면 손님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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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이 되었습니다.
추운 한국을 떠나 베트남으로 가는 길의 기분은 완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호치민에 도착한 다음 날 아침, 꿀벌님을 통해 예약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랩을 불렀는데 선라이즈에서 생각보다 가까워서 좋았습니다.
(다음부터는 평소에 다른 곳에 갈 때처럼 걸어서 갈 것입니다)
한국어로 대화가 되는 것도 장점이었습니다.![]()
사장님과 실장님이 안 보였지만 (저는 제 할 일을 스스로 잘 하므로) 불편없이 상담을 하고, 수십년간 깎지 않은 털을 깎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제 몸에도 청결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레이저로 브라질리언 왁싱과 양쪽 겨드랑이 서비스를 받았는데 1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남성이 해야 할 중요한 일을 어느 순간부터 제대로 못하고 있어서 아주 즐거운 일을 수년 전에 중단했는데 카페를 통해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작년에 처음으로 약의 도움을 받아 기능이 가능함을 깨달은 바 있습니다.
그런데 왁싱을 처음 하다 보니 관리사가 약없이 안 되는 줄 알았던 제 신체기능을 마구 되살려 주었습니다.![]()
(관리사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그런 일이 벌어진 건지, 평생 처음 당하는 일이라 그런 건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거의 ㅂㄱㅁ 수준이 아니라 ㅂㄱㅁ에서도 느끼지 못한 또 다른 느낌을 받다 보니 '조금 더 시간 끌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한 시간 넘게 걸려서 기분이 좋았습니다.ㅋㅋㅋ![]()
끝났다고 한 직후 제 몸을 보니 그동안 소중히 간직해 온 것들이 많이 사라졌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체중은 줄지 않는 걸까요?ㅠㅠ)
수십년째 한 번 깔끔하게 만들고 싶었던 곳을 깔끔히 하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렇게 즐거운 기분으로 내려오니 연고와 함께 안내서를 주었습니다.
![]()
이것으로 즐겁기만 한 저의 첫번째 왁싱 경험 후기를 마칩니다.
이렇게 끝났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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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서를 읽어 보니 샤워, 비누칠, 마찰 등에 대한 주의사항이 기술되어 있었습니다.
하지 말라는 건 결코 하지 않는 모범생 DNA를 가지고 있으므로 주의사항을 꼼꼼히 읽었습니다.
그리고...
그 날 저녁에 만나자고 사정을 했던 ㄲ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방금 왁싱을 받았는데 금기사항이 많아서 함께 ㄱㅁ에서 마사지 받고(다음에 만나면 137마사지에 함께 가자고 이 ㄲ이 먼저 이야기를 꺼낸 적 있습니다) 저녁식사를 한 후에는 헤어져야 한다"
"Do you really want to be with me?"
영어를 잘 못하는 ㄲ이니 베트남어로 쓴 후 번역을 했을 겁니다.
왁싱 후 제 상황을 조심스럽게 잘 설명했다고 생각했는데 위와 같은 글을 보내오자 '이게 뭐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시 생각을 해 보니 "너는 나를 만나고 싶지 않으면서 만나서 시간 보내자고 이야기하는 거니?"라는 뜻으로 해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번 만난 건 아니지만 (베트남에서 업무 외로 만난 ㄲ중에서는 유일하게) 항상 분위기 좋게 잘 지내서 감사하게 생각해 왔는데 저런 반응 보이는 게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그래서 "네가 내 마음을 몰라주니 나도 기분이 좋지 않다. 다음에 오면 연락할게. 준비한 선물은 다음에 주겠다"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라는 답이 왔습니다.
그 날 이후 ㄲ은 제 메시지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카페에 올라온 후기만 잘 읽어 봤어도 왁싱 날을 잡을 때 좀 더 신경을 썼을 텐데 이것으로 호치민에서 만나기를 가장 기대한 ㄲ과의 인연은 오리무중이 되었습니다.
왁싱 날짜 잘 잡으시기 바랍니다.![]()


아이미
꿀벌
문디가시나


제니퍼

무온지

김치한포기
하이체크
빨강망토차차